급전 구하는 '마지막 보루' 카드 현금서비스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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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저신용자 30여 명이 모인 카카오톡 '카푸어(경제력 대비 고가 차량을 구입해 신용점수가 낮은 사람)' 단체 대화방.
급전을 구할 방법을 물어보니, 벤츠 차주라는 방장 A씨가 카드사 현금서비스(단기대출서비스)를 추천했다.
은행 대출이 어려운 중·저신용자들이 카드사 현금서비스로 몰리면서 금융당국이 건전성 강화를 주문하고, 카드사들이 이용 한도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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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건전성 선제적 관리하라" 주문
카드사들 개인회원에 이용한도 축소 통보
5일 저신용자 30여 명이 모인 카카오톡 '카푸어(경제력 대비 고가 차량을 구입해 신용점수가 낮은 사람)' 단체 대화방. 급전을 구할 방법을 물어보니, 벤츠 차주라는 방장 A씨가 카드사 현금서비스(단기대출서비스)를 추천했다. 그는 "300만 원 이하 소액이 필요할 때 이용한다"며 "한 달 안에 갚아야 하지만, 돈 없어도 다른 카드사 현금서비스로 돌려막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이런 카드 돌려막기는 힘들어질 전망이다. 은행 대출이 어려운 중·저신용자들이 카드사 현금서비스로 몰리면서 금융당국이 건전성 강화를 주문하고, 카드사들이 이용 한도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금서비스 이자 연 19%에도 이용액 증가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작년 1~11월 전업 카드사 7곳(신한·롯데·KB국민·삼성·우리·현대·하나)의 현금서비스 이용금액은 47조7,797억 원이다. 통상 연말에 이용액이 늘어나고 작년 11월 한 달간 이용된 현금서비스 규모만 4조 원 이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전체 현금서비스 사용액은 52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9년(52조3,244억 원) 이후 최대다.
현금서비스 수요가 늘어난 이유는 '풍선효과' 탓이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1월 총 대출액 2억 원 초과 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했는데, 여기에 카드론도 포함시켰다. 그렇다 보니 대출 수요가 DSR 규제를 받지 않는 현금서비스로 쏠렸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현금서비스의 높은 이자율이다. 전업 카드사 7곳의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7.00~19.22%에 달했다. 카드론 평균 금리(13.92~16.99%·작년 11월 말 기준) 대비 최고 3%포인트 이상 높고, 연 20%인 법정최고금리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당국 "건전성 관리" 주문...카드 이용한도 줄줄이 낮춰
금리가 높은데 이용액이 크게 늘었다는 점은 그만큼 비싼 이자를 감수해야 할 정도로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많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금서비스 이용객 10명 중 6명(59.3%)이 다중채무자다. 언제든 부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금융당국은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당장 카드사 건전성 지수가 우려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불확실성을 감안해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도록 카드사에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카드사들은 지난달 말부터 일부 회원들에게 한도 하향 조정을 통보했다. 카드사들은 연간 1회 이상 회원에게 부여된 이용 한도 적정성을 점검할 수 있는데, 이를 근거로 이용한도를 절반 이상 줄인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현금서비스는 신용카드 한도의 40% 수준에서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금서비스 이용 가능 액수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카드사 조달비용이 높아졌는데, 올해 경기 침체까지 예고된 상황에서 건전성 관리가 화두가 됐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대부업체들도 신용대출을 줄이는 상황에서 중·저신용자에겐 자금 조달 통로가 더욱 좁아지고 있는 셈이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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