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기자]경찰, 이기영에 농락당했나?…“좌지우지하는 상황 즐기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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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기자, 아자 사회부 강은아 기자 나왔습니다.
[질문1]경찰이 이기영에게 농락당하고 있는 겁니까?
연쇄 살인범 이기영은 동거녀 시신을 묻은 곳을 본인이 직접 찾아가 지목했습니다.
하천에 버렸다고 했다가 사흘 전 진술을 바꾼 건데요.
이기영은 "경찰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라고도 했습니다.
경찰이 수색견, 굴착기, 수중카메라까지 총동원해 탈탈 털고 있지만 시신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쯤 되니 경찰들도 이기영이 번복한 진술을 '거짓말'일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이기영이 "자신의 말 한마디에 경찰들이 좌지우지되는 이 상황을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질문2]그래도 경찰이 보기에 이기영 진술이 어느 정도 그럴듯한가 보죠? 이렇게 움직이는 걸 보면요?
일단 구체적입니다.
처음 진술도 "차량용 루프백에 시신을 담아 하천변에 유기했다"며 그림까지 그려가며 확신에 찬 자세로 진술을 했습니다.
경찰이 뭘 물어보든 "넵, 맞습니다"라고, 마치 군인처럼 대답했다고 합니다.
허탕치고 의심이 가도 경찰 역시 현재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이기영 진술 외에는 시신 유기 장소를 특정할 그 어떤 근거도 없기 때문입니다.
[질문3]잔인하게 연쇄살인을 해놓고 얼굴 공개를 안 하는 이유로 '가족과 지인이 걱정돼서'라고 했다는데 이중인격 아닌가요?
어제 경찰서 문을 나서기 전 얼굴을 가린 마스크 벗자고 했더니 이기영은 강하게 거부했습니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피해를 끼치기 싫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이것조차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족과 지인을 걱정한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걱정했을 거라는 겁니다.
[이웅혁 /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본인의 얼굴이 알려지게 되면 지금까지 쌓아왔던 일정한 체면에 대한 손상, 또는 혹시 있을 수도 있는 여죄 수사의 결정적인 증거에 대한 제보의 두려움. 치명적인 제보의 가능성을 두려워할 가능성이 더 크지 않나 생각합니다."
[질문4]그런데 이렇게 거짓말을 하는 이유가 뭘까요? 경찰 골탕 먹이려는 걸까요? 본인에게 유리한 게 별로 없어 보이는데요.
리플리증후군이거나 허세형 허언증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기영이 리플리증후군이라면 자기가 말한 거짓말과 그 상황이 진짜 현실이라고 체면처럼 믿을 수 있다는 겁니다.
반면 허언증이라면 자기가 거짓말하는 것 알고 있지만 허세와 함께 그냥 상습적으로 거짓말하는 겁니다.
유기 장소 실토가 심경 변화에 의한 진실인지 그냥 거짓말인지는 이기영 본인만이 알고 있겠죠.
[질문5]그럼 동거녀 시신 못 찾으면 처벌 못 하나요?
아닙니다.
현재 이기영이 머물던 동거녀의 집에서 6명의 DNA가 검출됐습니다.
그중 2개가 여성의 것이었는데요.
숨진 동거녀의 경우 친오빠의 DNA를 채취해 국과수에 대조를 의뢰한 상황입니다.
친부모와 형제자매의 DNA로는 신원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DNA가 일치한다면 시신을 못찾아도 처벌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강은아 기자였습니다.
강은아 기자 euna@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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