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경제학자’에 묻다…부산 골목 상권 미래는?

황현규 2023. 1. 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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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앵커]

KBS는 지역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찾는 연중 기획의 첫 주제로, 부산 골목길의 경쟁력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봤는데요,

골목 상권에서 부산 경제의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전문가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황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골목의 경제적 가치를 주장하는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부산의 대표적인 골목 상권인 전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습니다.

[황현규/기자 : "교수님 별명이 '골목길 경제학자'고, '골목길 자본론'이란 책도 내셨죠. 왜 골목 상권에 주목하시나요?"]

[모종린/연세대 교수 : "전반적으로 그동안 지역이 침체됐다고 얘기하고 하락세인데, 그래도 뭔가 새로운 걸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어디에 모여 있냐…. 그 지역을 바꾼다, 여행자가 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곳 하면 그래도 골목 상권이 제일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골목상권을 새로운 지역 산업의 플랫폼으로 이해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황현규/기자 : "전국의 골목길을 탐방하시잖아요. 뜨고 있는 골목 상권에 가면 뭔가 차별화된 게 있을 것 같은데요?"]

[모종린/연세대 교수 : "콘텐츠는 기업이 만든 것보다는 소상공인들이 예술가들이 장인들이 직접 만드는 콘텐츠를 우리가 경험하는데, 그 콘텐츠를 쉽게 설명하면 어떻게 보면 아름답고 의미 있고 재미있는, 그래서 보통 '꿀잼', '노잼' 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재밌는 상권은 이렇게 우리가 보통 부르는 골목 상권 안에 있습니다. 콘텐츠가 많은 상권이 지금 활력을 유지하고 있고, 그래서 처음에는 골목 상권에서 시작했는데 지금 백화점 중심 상권 다 영향을 받는 거예요."]

[황현규/기자 : "부산 얘기를 해 볼게요. 교수님은 상품이 아니라 동네 골목만의 문화, 콘텐츠를 강조하시잖아요. 부산 골목길의 경쟁력, 어떻게 보세요?"]

[모종린/연세대 교수 : "문화자원을 보통 우리가 보면 미술관, 박물관, 공연장 이러는 데 아닙니다. 자연 환경이 문화자원이잖아요. 부산의 가장 큰 장점이자 어떻게 보면 무기는 바다가 보이는 골목 상권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가 있고요. 그런데 전반적으로 보면 부산이 골목 상권을 잘 보호하고 있다, 이런 건 아닌 것 같아요. 난개발 문제인데 좋은 경관이 많이 훼손되고 있고 왜냐하면 바닷가에 고층, 주상복합을 짓고, 그리고 해안 경관을 옛날만큼 이렇게 아름답게 계속 유지해야 하는데 우리가 이제 골목 상권을 잘 활용하려면 말씀드렸듯이 자연이라든가, 골목 상권 자체, 골목길 자체를 잘 우리가 보호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황현규/기자 : "최근 부산시가 5년간 대표 골목 상권 30곳을 키우겠다고 밝혀거든요. 골목 상권이 성공하기 위한 전제 조건, 또 자치단체의 역할은 뭘까요?"]

[모종린/연세대 교수 : "일단 문화자원이 제일 중요합니다. 문화가 제일 중요하고 그다음에 이제 임대료가 좀 안정적이어야 됩니다. 너무 급격하게 오르면 어렵고, 세 번째가 창업이 활발해야 하고요. 그리고 접근성이 좋아야 합니다. 접근성이라는 게 대중교통, 자동차, 보행 접근성 다 좋아야 하고요. 다섯 번째가 일단 골목길이 많아야 해요. 풍부해야 합니다. 근데 이제 우리 전포동이 좋은 사례인데 전포동에 지금 골목상권이 3개나 있습니다."]

[황현규/기자 : "교수님의 글을 읽어보면 동네 가게가 세계적 기업이 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 골목 상권이 그 정도로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까요?"]

[모종린/연세대 교수 : "우리가 아는 세계에서 유명한 모든 생활 산업 글로벌 브랜드는 다 동네 가게로 시작한 겁니다. 스타벅스도 그렇고 시애틀 가면 스타벅스 1호점, 저기 시장 안에 있는 커피 가게…. 부산에서 해야 할 일은 동네마다 동네 브랜드를 많이 키우면 그게 기업 생태계가 되는 거죠. 근데 지금까지 부산은 새로운 산업 하면 신성장 동력 하면 첨단 산업 단지를 만들어서 새로운 산업을 유치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하고, 무슨 뜻이냐 하면 자꾸 외부 자원을 유치하려고 하는, 서울 대기업이나 외국인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거예요."]

모종린 교수는 새로운 유형의 기업 생태계이자 주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골목 상권이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할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정부와 자치단체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윤동욱/그래픽:김희나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황현규 기자 (tr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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