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이태원 국정감사, 서울경찰청장 답변에 민주당 의원들 반응이
서울경찰청장, 부실 지휘 추궁에 "112나 용산서 밀도 있게 근무·보고 했다면 조치했을 것"
권칠승 "마약·시위에만 너무 주안점 둔 것 아닌가?" 김광호 서울청장 "모든 보고가 범죄 예방 관련 보고...그나마 제가 지시해서 가장 많은 인원 배치"
[미디어오늘 김용욱 기자]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보신각 타종 행사 같은 대규모 인파 관리에 비교해 핼러윈 축제 인파 관리 문제를 추궁하자 “이태원은 이십몇 개의 클럽이 있는데 어떤 클럽에다 경력을 배치하느냐?”고 반문했다. 타종 행사 등은 시간과 장소가 구체적으로 특정돼 있지만 핼러윈 축제는 그렇지 않아서 비교가 어렵다는 반박이지만, 관련 질문을 이어간 용혜인·권칠승 의원에 이어 우상호 국정조사 특위위원장도 이해가 안 가는 답변이라고 지적했다.
김광호 청장은 특히 참사 현장에 기동대 배치를 못 한 데 대한 지휘부 책임론을 두고도 112 상황센터나 용산경찰서가 밀도 있는 근무와 보고를 하지 않은 데 원인이 있다는 식으로 답변했다.
지난 4일 경찰과 소방 관련 진상 조사를 위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기관 보고 1차에서 2020년, 2021년보다 (인파가) 몰린다는 부분에 인식을 했다고 본인 입으로 대답하셨다.”며 “용산서에서 6년간 서울청에 보고한 치안 대책에도 모두 인파 경고가 있었고 올해 10월 27일 보고받은 종합치안 대책에도 서두부터 인파 언급부터 하고 있다. 또 유흥업소 영업 재개로 더 많은 인파가 집중될 가능성도 예측을 하는데도 계속 책임 회피하시면서 위증하실 건가?”라고 물었다. 김광호 청장이 “인파를 10만 정도 예상은 2017년부터 지금 의원님 말씀하신 대로 모든 보고서에 언급돼 있다”고 말을 이어가자, 용혜인 의원은 “근데 그거를 모든 보고서에 언급돼 있는데 나는 인지하지 못했다? 그 말을 지금 믿으라고요?”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광호 청장이 “저는 11월 7일부터 지속적으로 인파가 10만 정도 모인다는 부분은 인지를 했다. 다만 2017년부터..”라고 말을 이어갔지만, 용혜인 의원은 “범죄 예방만 생각하셨다는 거죠? 그래서”라고 받아쳤다. 이어 용혜인 의원은 “청장님 만약 10만 명이 보신각 사거리에 모인다는 보고가 들어오면 누가 상식적으로 이걸 듣고 범죄 예방부터 생각합니까? 인파 관리 대책부터 생각하지”라며 “인파뿐만이 아니다. 서울경찰청은 이태원 핼러윈 대비책까지 알고 있었다. 핼러윈 경비 대책을 세우고 기동대를 배치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2021년에는 118명, 2020년 70명의 기동대를 방역 타령하실 겁니까?”라고 물었다. 김광호 청장은 “그거는 정확하게 방역 때문에 배치한 것”이라고 답했다.
용혜인 의원은 “방역 대책으로 기동대가 나가서 소독제 뿌리고 백신 접종하나? 인파가 밀집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방역으로서의 이 종합 대책의 핵심이고, 기동대가 하는 일이 재해 경비, 혼잡 경비 업무”라고 지적했다. 용 의원은 “문서 이름이 2020년에 핼러윈 데이 종합 치안 대책이고, 2021년에는 핼러윈 데이 방역 치안 대책”이라며 “이걸 어떻게 방역만을 목적으로 한 대책이라 하나? 방역을 계기로 종합 대책을 세운 거지 이걸 어떻게 방역만을 목적으로 한 거라고 말씀하시나? 다중 인파 관리에는 경비 대책, 기동대 배치가 핵심인 거 총장님도 알고 계시지 않나”라고 추궁했다. 또 “인파 위험성을 알고 있었고 핼러윈 다중인파 대비책도 집행했는데 인제 와서 아무것도 몰랐고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이것은 명백한 책임 방기이자 지휘 부재다. 이 부분에 대해 김광호 청장님에 분명하게 책임 물어야 한다”며 “기동대를 배치할 수 있었던 기회가 사고 당일까지 3번이나 있었는데 이거 모두 청장님이 묵살하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청장은 “보신각 타종 행사와의 비교는 여의도에서 있었던 불꽃 축제라든지 이런 부분들은 제가 여러 번 말씀드리지만, 이태원은 이십몇 개의 클럽이 있다”며 “그러면 어떤 클럽에다가 경력을 배치합니까? 보신각이라는 것은 타종 행사 시간과 장소, 구체적인 무대, 불꽃 축제도 마찬가지로 강변에 장소와 시간이 특정돼 있다. 이것을 그렇게 비교하셔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2021년 2020년은 명백하게 코로나 방역 때문에 배치된 거고.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감염 때문에 정부가 굉장히 큰 이태원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지시했었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김 청장의 반박에 권칠승 민주당 의원이 이어받았다. 권칠승 의원은 “방금 답변하신 그런 이유 때문에 이게 더 위험했던 것”이라며 “모이는 시간이나 장소가 특정되지 않고 훨씬 더 퍼져 있기 때문에 그런데 거꾸로 해석하시니까 조금 이해가 잘 안된다”고 지적했다.
권칠승 의원은 “저는 정말 신경을 쓰고 예의주시해야 할 그런 상황이고 사안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예를 들면 마약이라든가 시위라든가 이런 곳에 너무 그쪽에다가 주안점을 줬다고 생각하는데 인정하시느냐?”고 물었다.
김광호 청장은 “14일날 제가 참모조직으로부터의 보고라든지 모든 보고가 범죄 예방과 관련된 그런 (보고가 왔고)...”라며 “제가 그래서 예년보다 가장 많은 인원을 배치한 거다. 137명으로”라고 오히려 자신이 더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식으로 답했다.
이에 권 의원은 “증인이 말씀하신 거를 근거로 말씀드리면 이거는 예측의 실패가 아니고 예방의 실패고 지휘부의 실패다. 지부의 총체적인 실패 인정하시느냐?”고 추궁했다. 김 청장은 “저는 다른 어떤 때보다 2017년부터 쭉 보시면 알겠지만, 이 핼러윈 축제와 관련해 용산서에서 알아서 해 왔다. 이번만큼은 그래도 그나마 제가 지시를 해서 가장 많은 인원이 배치된 것”이라고 자신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어 권 의원은 “11월 7일날 '대규모 진보-보수 집회 대비 때문에 경력을 배치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답변하셨는데 이걸 거꾸로 이야기해 보면 '경력 배치를 못 한 것은 사실인데 그 이유가 집회 때문은 아니다' 이런 뜻이다. 무슨 이유로 경력을 배치하지 못했느냐?”고 물었다. 김 청장은 “제가 인지를 했더라면 경력을 배치했을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보수 집회는 좀 일찍 끝났기 때문에 만약에 인지가 됐더라면 그 경력 배치를 거기서 이태원으로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권 의원이 “그러니까 지휘부의 총체적인 실패 아닙니까? 그런 걸 한눈에 볼 수 있는 게 지휘부밖에 더 있습니까?”라고 지적하자 김 청장은 “의원님 말씀대로 112나 또 용산(경찰서)에서 충분히 밀도 있게 근무를 해서 저한테 보고가 됐더라면 제가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는 부분에서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해 사실상 112 상황센터나 용산서에 책임을 더 돌렸다.
이같이 책임론을 계속 하급 기관에 돌리자 우상호 국정조사 특위 위원장도 인파 관리 문제를 물었다. 우상호 위원장은 “지금 말씀을 듣다가 보니 가령 보신각 행사다 그러면 보신각 행사를 위해서 사람들이 서 있지 않나. 진입할 때는 이동하죠? 불꽃축제다 그러면 축제 장소가 있으니까 사람들이 이동하는 게 아니라 불꽃축제를 보기 위해서 서 있지 않느냐?”며 “그러면 진입과 나가는 인파만 관리하면 되는데 핼러윈 영상을 보면 알지만 많은 인파가 끊임없이 이동하는데 그러면 서 있는 행사보다 움직이는 인파에 의해서 안전사고 위험성이 더 있을 것이다. 이런 건 상식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우상호 위원장은 “그러니까 그동안 사고가 없었기 때문에 방심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지만 이런 형태의 인파 관리 대책이 더 위험했었다는 정도는 기본적으로 모두가 판단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었느냐?”고 물었다. 또 우상호 위원장은 “두 번째는 증인 발언에서도 이해가 안 가는 게 '인파 관리를 위하여 경력을 배치는 하지 않았지만 그러나 가서 자기 임무만 하느냐? 인파 관리도 합니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지난해 지지난해는 방역 관리만을, 방역만을 위해서 갔기 때문에 인파 관리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건 모순 아니냐?”며 “방역 관리를 위해서 갔지만 인파 관리도 했습니다. 내가 아까 인파 관리를 위해서 병력을 배치하지 않았지만, 인파 관리도 했습니다라는 진술과 일관성이 있는 거다. 왜 다르게 얘기하시나?”라고 물었다.
김광호 청장은 “제가 다르게 이야기한 게 아니라 그동안 한 번도 기동대를 인파 관리 차원에서 배치한 적은 17년부터 쭉 보시면 알겠지만 없다. 그런데 2020년 21년에 기동대를 배치한 거는 코로나 때문이었다. 이건 명백한 사실”이라고 답했다.
인파 관리의 문제를 두고도 “이태원 핼러윈데이는 특정 장소가 특정돼 있지 않다. 이태원 전체가 다 핼러윈 축제의 자리다. 이것이 불꽃 축제라든지 보신각 타종이라든지 이거하고 바로 매칭시켜서 그것과 같이 동일하게 보기에는 굉장히 힘든 그런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영상엔 용혜인·권칠승·우상호 의원의 인파 관리를 위한 기동대 배치 문제와 지휘부 책임론 질의에 대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반박 전체 내용이 담겨 있다.
[미디어오늘 바로가기][미디어오늘 페이스북]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우택, 뉴스피해자가 조정 관할 선택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발의 - 미디어오늘
- 이정문, 방통위법 개정안 발의 “불법정보 서면의결 가능해야” - 미디어오늘
- 군 “무인기 침투 안했다”는 공개 브리핑, “침투 가능성 높다”는 비공개 백브리핑 - 미디어오
- MBC 방송차량노동자 고용승계... 불안과 허탈은 ‘여전’ - 미디어오늘
- 문희상 “가세연·김어준 방송 나가는 정치인 한심” - 미디어오늘
- 지역지들 ‘중대선거구’ 기대감 속 “농촌 지역대표성 존중해야” - 미디어오늘
- 한겨레 칼럼 게재 거부 논란 놓고 “기준 모르겠다” 비판 - 미디어오늘
- 검찰 ‘현직 법무부장관 명예훼손’ KBS기자 기소 파장 - 미디어오늘
- 대통령 호통에 ‘반도체 세액공제’ 입장 뒤집은 기재부, 찬반 갈린 언론 - 미디어오늘
- 교육부 교육과정 ‘5·18 삭제’에 광주·전남 신문 일제히 비판 -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