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7/포커스M]'삼풍·세월호' 겪었는데…이태원 추모 공간은?
【 앵커멘트 】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역 앞 추모 공간이 없어지면서 현재는 녹사평의 임시분향소 1곳만 운영 중인데, 이 곳을 대신할 추모공간 문제로 이견이 많습니다. 어디에 어떻게 마련할지, 과거 삼풍백화점 사고와 세월호 참사, 미국의 9.11 테러 사례를 참고할 만한데요. 이혁재 기자가 포커스M에서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을 대신할 추모 공간에 대해 서울시가 제안한 후보지는 서울 동빙고동 상가 건물 등 3곳입니다.
임시 추모 공간을 놓고도 유족과의 이견이 큰데, 상설 운영 공간 조성 논의는 아직 꿈도 못 꾸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효숙 / 10·29 참사 유가족 - "앞으로 이런 불행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시민들이 잊지않고 기억할 수 있게 쉽고 편하게 추모할 수 있는 접근성 좋은 곳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참사 추모 공간은 어떻게 조성됐는지 알아봤습니다.
502명의 목숨을 앗아간 1995년 서울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참사 후 서울 양재동의 공원 한 켠에 위령탑이 세워지고 추모 공간이 마련됐습니다.
서울 강남 한복판인 탓에 인근 주민 반발이 큰데다 재원 마련이 어렵단 이유로 현장에서 6km 떨어진 양재동에 위령비를 세우자는 정부 말에 결국 따라야 했습니다.
▶ 인터뷰 : 김문수 /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유가족 - "추모비라도 현장에 있게 해달라고 애원하면서 부탁을 많이 했었죠. '주변에 땅값이 내려간다.' (핑계를 대고)…. 매연이 가득한 경부고속도로 한쪽 구석에 오게 됐습니다."
지난 2014년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추모 공간은 한창 조성 중입니다.
입지 선정부터 이견이 심해 5년이 지난 2019년에야 단원고가 있는 경기도 안산에 추모 공간 조성이 확정됐습니다.
유원지에 7천 평가량 휴식 공간도 만들어 2년 뒤면 준공이 될 예정입니다.
▶ 인터뷰 : 정부자 / 세월호 참사 유가족 - "아이들이 여기와서 그림대회도 할 수 있고 가족단위로 소풍도 올 수 있고 마을 분들이 운동도 하고 그러시거든요 잠깐 쉬어갈 수도 있는 공간으로 만들려고…."
지난 2001년 3천 명 가까이 숨진 미국 9.11 테러 사건의 추모 공간은 테러로 무너져 내린 '그라운드 제로' 공간에 마련됐습니다.
미국 사회가 오랜 논의와 합의를 거쳐 10년 만에 테러 현장엔 인공 폭포와 박물관 등 추모 공간이 조성됐고 현재는 세계적인 명소가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판 그라운드 제로가 나와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 인터뷰(☎) : 김민환 / 한신대 교수 - "우리가 그런 공간을 한 번도 안 가져봤고, (추모 공간이) 우리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인가에 대한 합의 이런 것들이 필요한 게 아닌가…."
159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
부끄러운 참사가 아닌 그 날을 되새길 수 있도록 추모 공간 마련도 이제는 국민 모두의 지혜와 합의를 모아야할 때입니다.
MBN뉴스 이혁재입니다. [yzpotato@mbn.co.kr]
영상취재: 김현석 기자·김형균 VJ 영상편집: 양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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