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바이데이] 금융권까지 점령해버린 마이 '펫'

김소연 기자 2023. 1. 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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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 1500만…펫보험·펫카드 인기
손보, 유기견 입양시 치료·수술비 보장
반려동물 적금 상품, 우대금리 제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 시대에 도래하자 보험사와 카드사, 시중은행 등 여러 금융회사들이 잇따라 반려동물 금융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반려동물 관련 보험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전문보험사도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올해 출범을 목표로 펫보험 자회사 설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손보 측은 말을 아끼는 분위기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전문 보험 자회사 설립에 대한 규제가 사라졌기 때문에 무리없이 펫보험 전문 회사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보험사들은 최근 몇 년간 금융당국에 새로운 성장 활로를 찾기 위한 반려동물 관련 자회사 설립 허용을 요구해왔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2015년 1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오는 2027년까지 예상 성장 규모는 약 6조원에 이른다. 금융권이 반려동물 관련 상품에 관심을 두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보험업 1사 1라이선스 규제 유연화를 통해 보험사들이 전문화된 분야에 특화된 자회사를 두는 것을 허용했다. 손해보험사뿐 아니라 생명보험사도 소액단기전문보험사를 설립해 손해보험 상품을 개발·판매하는 길이 열린 셈이다. 삼성생명이나 교보생명이 펫보험과 여행자보험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를 만들 수 있게 된 것과 같다.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는 특화 보험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데 이어 반려동물 관련 금융 상품을 개발하는 데도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외면을 받았던 펫보험 상품 종류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펫보험 상품을 새로 출시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10월 다이렉트 '하이펫 보험'을 출시한 데 이어 반려동물의 의료비, 배상책임 및 사망위로금을 종합보장하는 '건강한펫케어보험'을 공개했다. 이 상품은 펫보험 보장금액을 늘려 반려동물의 치료비 부담을 완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루 15만원 수준이었던 동물병원 치료비의 보상 한도를 30만원까지 확대했으며, 수술을 받은 경우 하루 최대 250만원까지 보상한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9월 장기형 펫보험 '위풍댕댕'을 출시한 데 이어 12월부터 펫 커뮤니티 'O모O모(오모오모)'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자들은 글과 사진, 동영상 등으로 반려동물의 일상과 노하우를 나누고, 커뮤니티 마켓을 통해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구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018년 펫보험을 출시한 DB손해보험은 올해 서울시를 비롯해 대구·창원시와 함께 유기견 안심보험 지원 사업에 참여했다. 각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유기견 보험정책은 유기견의 입양률을 높이고, 유기견의 질병·상해·안전사고에 대한 시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유기견 입양을 한 가족이라면 DB손보를 통해 무료로 펫보험 가입 신청을 하고 치료비와 수술비를 보장받을 수 있다.

카드사들도 반려동물 관련 혜택 출시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 확보에 나섰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1월 '삼성 아이디 펫(iD PET) 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동물병원과 반려동물 쇼핑몰에서 이용 시 전월 이용금액에 따라 30% 할인, 월 최대 5만원까지 제공한다. 카드 출시를 기념해 프리미엄 반려동물 전용 공간인 놀로스퀘어와 협업해 '삼성 아이디 펫 카드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기도 했다.

2019년 처음 반려동물 혜택 카드를 내놨던 우리카드는 지난해 10월 삼성전자와 손잡고 반려동물 케어 서비스 '마이펫플랜'를 내놨다. 마이펫플랜은 삼성전자 펫 관련 가전제품과 삼성닷컴 e-식품관 정기구독을 우리카드와 결합한 것이다. 우리카드 고객이라면 삼성전자 e-식품관 정기구독을 통해 펫 가전 구매 시 최대 90만원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은 반려동물 적금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산책, 양치, 몸무게 체크 등 활동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형태다. KB국민은행은 반려동물의 양육을 위한 자산관리부터 상속까지 가능한 신탁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올해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힘쓰고 있는 우리은행은 지난달 반려동물 콘테스트를 개최해 회사 펫모델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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