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선거구제, 여야 일단 호의적...각론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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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여의도 정가를 관통한 핵심 키워드는 '중대선거구제'다.
2023년은 22대 총선을 한 해 앞둔 해로 국회가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준비 중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룰라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브라질을 방문중인 상황에서 5일 SNS를 통해 "(중대선거구제를 시행하려면) 행정구역 개편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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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정치 셈법에 방법론 온도차... 정진석 "행정구역 개편 병행돼야" vs 박홍근 "어차피 중진이 유리한 제도"
새해를 맞아 여의도 정가를 관통한 핵심 키워드는 '중대선거구제'다. 2023년은 22대 총선을 한 해 앞둔 해로 국회가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준비 중이다. 이와 맞물려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벽두부터 정치 양극화의 해법으로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제시하면서 판세를 흔들 수 있는 뇌관의 폭발력이 커지는 형국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중대선거구제를 둘러싼 여야 입장이 대체적으로 호의적이란 점이다.
중대선거구제는 예를 들어, 현재 대전 서구와 유성구의 경우 갑을로 나뉘어져 있는 4개의 지역구를 1개의 중대선거구로 합쳐 4명의 국회의원을 뽑게되는 구조다.
바로 이 지점이 여야 모두에게서 찬성 기류가 읽히는 이유로 지목된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253개 지역구를 표로 따지면, 더불어민주당은 1434만표(49.9%)를 받았고, 국민의힘은 1191만표(41.5%)를 받았다.
약 8% 차이다.
그러나 국회 의석수는 민주당 172명, 국민의힘 110명으로, 국민의힘 대비 민주당 의석수가 62석(56.3%) 더 많다.
득표율 8% 차 승리로, 민주당은 개헌만 빼고 법안과 국회 임명동의안 등 모든 현안을 단독처리할 수 있는 '슈퍼야당'이 됐다.
여당 중진 의원은 "소선거구제에서 근소한 차이로 진 지역구가 많아, 그만큼 표심와 의석수의 괴리가 발생한 것"이라며 "차후 민주당에게도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말란 법이 없지 않나. 그런 연유에서 야당도 찬성하는 의원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6·1 지방선거 당시 충남을 비롯한 전국 6개 지역 30개 기초의원(시의원, 구의원 등) 선거구에서 중대형선거구제를 시범 실시했다.
다만 선거 결과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96.3%의 당선율을 기록하며 거대 양당의 힘을 여과없이 과시했다.
30개 선거구에서 당선된 109명 중 소수정당은 4명 뿐이었다. 특히 4명 중에서도 3명은 민주당 절대 우세 지역인 광주에서 당선돼 지역 쏠림은 여전했다.
결과만 놓고본다면 '군소정당(소수당)의 원내 진출이 용이'해지고, '인물 선택의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중대선거구제의 본래 취지와 어긋난 셈이다.
이와 함께 무시할 수 없는 중대선거구제의 단점도 시행을 머뭇거리게 하는 요인이다.
지역구가 대폭 넓어진 만큼 과도한 선거비용과 군소정당에서 검증되지 않은 후보자 난립이 예상된다.
중대선거구제의 효용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가장 인지도가 높고 조직력이 좋은 중진 의원들이 공천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구조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 신인들은 어렵게 공천을 받더라도 광활한 지역구를 제대로 돌아보기도 전에 총선이 끝날 수도 있다. 공천을 받아도 다른 정당의 중진 후보들에게 밀려 낙선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이런 취지에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신인 정치인들이 들어오기는 어려운 제도"라고 밝혔다.
이렇듯 셈법이 복잡하다 보니 여야를 떠나 당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룰라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브라질을 방문중인 상황에서 5일 SNS를 통해 "(중대선거구제를 시행하려면) 행정구역 개편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대선거구제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그는 "일본은 소선거구제에서 출발해 중대선거구제로 갔다가 1993년경 소선거구제로 다시 돌아온 경우"라며 "2인에서 5인까지를 뽑는 중대선거구제를 실시하면서, 공천권을 갖기 위한 당내 파벌정치가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22대 총선 선거구 획정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 역시 문제다. 선거구 획정을 위한 선거법 개정 시한은 오는 4월 10일까지로 100일 남짓 남아, 결국 국회가 어떤 대안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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