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사채지만 ‘허걱’…30만원 빚이 550만원까지 불어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2023. 1. 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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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 상황을 악용하는 불법사채의 구체적인 피해 사례가 공개됐다. 5일 한국대부금융협회는 접수된 고금리 불법사채 피해와 지원 현황을 유형별로 정리한 사례집 ‘금융소외의 현장 불법 사채로 내몰린 서민들’을 발간했다.

사례집에서 사채업자들은 살인적인 금리를 제시하는 건 기본이고, 1주나 한달 단위로 대출기간을 설정한 후 제때 갚지 못하면 ‘연장비’ 명목으로 추가 비용을 요구했다. 실제로 40대 남성 황모 씨는 실직 후 생활비가 부족해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만난 사채업자에게 30만원을 대출받았는데, 일주일 후에 50만원을 상환하라는 답변을 받았다. 일주일 후 황씨가 25만원만 상환하자 업자는 연장비 명목으로 돈을 추가로 계속 요구했다. 추심 과정에서 협박이 지속되자 황모씨는 연장비 상환을 위해 다른 업체 10곳에서 ‘돌려막기’ 식으로 추가 대출을 받았고 결국 550만원을 빚지게 됐다. 순식간에 30만원이 550만원으로 불어난 것이다.

사례집에 따르면 연장비를 입금하지 못하면 가족과 주변 지인에게 채무사실을 알리고 대신 납부하게 하겠다는 사채업자 협박을 받은 피해사례가 흔했다. 30대 여성 권모 씨는 생활비와 각종 공과금 수납을 위해 100만원을 빌렸는데, 선이자를 떼고 90만원만 입금받았다. 일주일 후 160만원을 상환하거나 연장비로 매주 30만원을 입금하라는 식이었다. 이어지는 협박에 권씨는 연장비만 총 300만원을 납입하는 데 이르렀다.

대부금융협회가 취합한 지난 2021년 불법사채 대출금액은 1302억원, 평균 거래기간은 72일이다. 연 단위로 환산해 계산한 이자율은 연 229%에 이른다. 대부금융협회는 불법사채 피해자를 대상으로 상담과 채무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대부금융협회는 “긴급한 자금이 필요한 경우에도 무등록 대부업체가 아닌 등록 대부업체나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부금융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등록 대부업체를 조회할 수 있다. 불법사채업자임에도 정식 등록업체라고 피해자들을 속이는 경우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대출 계약때 법정 최고이자율(연 20%)를 초과하는 이자계약은 무효이고, 대출때 선이자는 대출원금에서 제외된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임승보 대부금융협회 회장은 “협회는 불법사금융 이용자 보호를 위해 피해상담과 채무조정지원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것”이라며 “최근 금리인상, 경기침체 등 어려운 경제여건에도 등록 대부금융회사가 서민금융 공급자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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