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금지구역 침범 안 했다더니..열흘 만에 입장 바꾼 軍
[앵커]
북한 무인기가 대통령실 인근 비행금지구역은 침범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주장해 온 군 당국이 열흘 만에 기존 입장을 번복했습니다.
그러면서 용산 집무실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고 촬영도 하지 못했을 거라고 판단했는데,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신준명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 무인기 침범사태 이후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무인기가 대통령실 인근 비행금지구역까지 통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영배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달 28일 : 이게 어디 수도권 북부로 지나간 겁니까, 이게? 이게 보면 제가 대강 해 보니까 은평, 서대문, 종로, 중구, 동대문, 광진, 중랑 그리고 용산도 지나갔지 않느냐….]
군 당국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이성준 대령 /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지난달 29일) : 북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했다는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적 무인기는 비행금지구역 P-73을 통과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군은 사태 발생 열흘 만에 북한 무인기가 P-73 비행금지구역에 진입했다며 기존 입장을 뒤집었습니다.
P-73 비행금지구역은 용산 대통령실 인근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3.7km 반경에 설정돼 있는데, 추가 조사 결과 북한 소형 무인기 1대가 비행금지구역의 북쪽 끝 일부를 지나갔다는 겁니다.
이 같은 사실은 자체 검열 과정에서 드러났는데, 서울 지역에 많은 탐지 체계가 있어 대부분의 항적을 추적했다고 자신했던 합동참모본부도 거짓말을 한 셈이 된 겁니다.
군은 또 해당 무인기의 성능상 대통령 집무실을 촬영하지는 못했을 거라고 밝혔지만,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신종우 /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 구차한 변명으로 들리는데 북한의 무인기를 완벽하게 탐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단정적으로 용산 대통령실 상공에는 들어오지 않았다고 발표한 것이 문제죠.]
군은 최초 확인과 이후 검열과정의 차이가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합참은 북한 무인기 침범 후속 조치로 경기 파주와 강원 양구, 충남 대천 등지에서 실사격이 포함된 합동방공훈련을 벌였습니다.
YTN 신준명입니다.
YTN 신준명 (shinjm75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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