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소비지출 늘어… 가계 여윳돈 7조 넘게 줄었다

유지혜 2023. 1. 5.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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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속에 소비가 늘면서 지난해 3분기 가계 여유자금이 1년 전보다 7조원 넘게 감소했다.

수신금리가 오르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면서 저축성예금과 채권 운용은 늘었지만, 결제성 예금과 증권기관 예치금, 주식 운용이 줄면서 자금운용 규모는 37조6000억원으로 1년 전(84조1000억원)보다 46조5000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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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2년 3분기 자금순환’ 통계
가계 여유자금 규모 26조5000억
2021년 2분기 이후 최저치 감소
금리 뛰자 자금 이동… 예금에 37조
비중 43.6%… 2년 6개월 만에 최고
주식 비중은 17.9%로 쪼그라들어
기업 순자금조달 61조 ‘역대 최대’
원자재·환율 상승에 대출 증가 탓

고물가 속에 소비가 늘면서 지난해 3분기 가계 여유자금이 1년 전보다 7조원 넘게 감소했다. 주식·부동산 시장 침체와 고금리가 맞물리면서 가계는 위험자산인 주식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인 예금을 늘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2년 3분기 중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2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3분기(33조9000억원)와 비교하면 1년 새 7조4000억원 줄어든 것이다. 이는 2021년 2분기(24조500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그때 이후 5분기 만에 감소 전환이다.
지난 4일 서울 시내 한 백화점 푸드코트 키오스크. 연합뉴스
순자금운용은 각 경제주체가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을 의미한다. 예금이나 보험, 연금, 펀드, 주식 등으로 굴린 돈을 나타내는 자금운용액에서 차입금 등 빌린 돈을 뜻하는 자금조달액을 뺀 수치다. 문혜정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일상 회복이 본격화하면서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늘면서 가계가 금융자산으로 순운용한 규모는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전체 자금조달과 자금운용 규모는 모두 줄어들었다. 수신금리가 오르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면서 저축성예금과 채권 운용은 늘었지만, 결제성 예금과 증권기관 예치금, 주식 운용이 줄면서 자금운용 규모는 37조6000억원으로 1년 전(84조1000억원)보다 46조5000억원 감소했다. 대출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 지속으로 자금조달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출이 급감하면서 자금조달 규모도 11조원으로 1년 전(50조2000억원)보다 39조2000억원 줄었다.

가계 자금운용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가계의 저축성예금은 1년 새 19조7000억원에서 37조원으로 불었다. 반면 국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4조2000억원)는 직전 분기(18조9000억원)나 2021년 3분기(24조6000억원)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 투자펀드를 제외한 가계의 지난해 3분기 국내외 주식 취득액은 5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7조7000억원) 대비 22조1000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른 전체 가계 금융자산에서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3분기 40.7%에서 지난해 3분기 43.6%로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주식 비중은 21.0%에서 17.9%로 줄었다. 예금 비중은 2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주식 비중은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면서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안전자산인 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역(逆)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순조달 규모가 61조7000억원으로 1년 전(26조4000억원)보다 35조3000억원 늘었다. 이는 같은 기준의 통계가 시작된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많은 순조달액으로, 그만큼 기업이 많은 자금을 끌어 썼다는 의미다. 특히 금융 기관 차입이 47조7000억원에서 57조7000억원으로 10조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한은은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 기업들이 대출 중심으로 자금조달 규모를 키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정부의 순자금운용액은 1년 새 11조4000억원에서 22조원으로 10조6000억원 늘었다. 문 팀장은 “방역 체계 전환 등으로 정부 소비의 증가 폭이 줄면서 순운용 규모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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