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규제 풀어 한국판 마리나베이 만든다 [한국형 '화이트존' 도입]

정부, 혁신구역 화이트존 도입
사업자가 자유롭게 토지용도 제안
용적률·건폐율은 지자체가 결정
싱가포르처럼 고밀·융복합 개발

세계적 관광지인 싱가포르 마리나베이를 롤모델로 개발사업자가 토지용도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한국형 '화이트존(도시혁신구역)'이 도입된다. 지자체의 재량에 따라 기존 도심 유휴부지의 용도(공업용지 제외)에 얽매이지 않고 주거용지에 상업시설을 공급하는 등 복합적인 개발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서울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등의 고밀·융복합 개발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도시계획 혁신방안'을 마련했다고 5일 밝혔다. 해당 방안은 △화이트존 △복합용도구역 △도시계획시설 입체복합구역 등 3종 구역을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선 화이트존으로 불리는 도시혁신구역(공업용지 제외)은 기존 도시계획 체계를 벗어나 토지·건축의 용도 제한을 두지 않고, 용적률과 건폐율 등을 자유롭게 지자체가 정할 수 있다. 사업 주체가 별다른 규제 없이 입맛에 맞는 도시계획을 세워 심의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단일용도 비율은 70%, 주거용도는 50%+알파(α) 이하로 한정된다. 지난 2015년 도입된 입지규제최소구역을 전면 개편해 지정요건을 폐지한 이른바 '한국형 화이트존'이다. 세계적 관광지인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와 같은 개발방식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토지용도를 개발사업자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화이트존'을 도입, 노후 항만 배후단지를 주거·국제업무·관광 등 세계적 복합단지로 재개발했다. 이곳이 마리나베이다.

특히 민간 참여 활성화를 위해 민간 사업자가 도시혁신구역을 제안한 경우 도시개발법상 사업시행 자격도 부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울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등 민간이 선호하는 도심 유휴부지에 업무, 호텔, 주거, 병원, 공원 등 다양한 시설이 고밀·융복합되는 개발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국토부는 기대했다.

복합용도구역의 경우 주거지역 내 상업시설 설치가 가능하고, 공업지역 내 주거·상업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기존 용도지역의 변경 없이도 다른 용도시설 설치가 허용된다. 노후·쇠퇴 등으로 도시 변화가 필요하지만, 전면 재개발보다는 점진적·융합적 전환이 필요한 지역이 지정대상이다. 다만 복합용도구역의 밀도는 주변과 조화로운 경관, 복합화 촉진 등을 고려해 기존 용도지역의 용적률 범위를 적용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폭적 규제완화를 통해 민간이 개발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