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주점女 잠적하자 감금한 남성들···항소심서 감형, 왜

'징역 8개월→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法 "채무 해결과정서 발생···피해자 합의 등 고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유흥업소 여성 접객원의 채무 보증을 섰다 여성이 잠적하자 그의 집을 찾아내 침입하고 모텔에 감금한 남성들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강원도민일보와 뉴스1에 따르면 춘천지법 제1형사부는 공동감금과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 A씨와 50대 남성 B씨가 낸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징역 8개월)을 파기하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2020년 3월 26일 강원 원주에서 승용차를 몰고 경남 진주에 있는 30대 여성 C씨의 집을 찾아가 초인종을 누른 뒤 “아래층 사람인데 물이 새어 그런다”고 속여 C씨의 집 안으로 침입했다.

이후 이들은 “너 한 번만 도망가면 시골집 찾아가서 부모님 목 졸라 죽여버린다”고 말하며 저항하는 C씨를 강제로 차에 태워 원주의 한 모텔에 감금했다.

조사 결과 유흥업소 업주 A씨는 C씨가 원주의 또 다른 유흥업소 접객원으로 일하면서 빌린 4500만 상당의 채무에 대해 보증을 섰다. 하지만 C씨가 이를 갚지 않고 잠적하자 지인인 B씨와 함께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등은 1심에서 각각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것과 피해자를 위협해 도망가지 못하도록 한 뒤 차량, 모텔에 감금한 것으로 죄질이 나쁘다”며 “피고인들은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특히 B씨는 이 사건과 유사한 범행을 저질러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이 사건 범행은 피해자의 채무를 피고인 A씨가 보증했음에도 이를 변제하지 않은 채 잠적한 피해자와 채무 관계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다소나마 참작할 사정이 있다”며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강사라 인턴기자 sar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