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국제표준기반 메타버스 생태계 필요하다

2023. 1. 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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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각 ETRI 표준연구본부장·ITU-T 메타버스 포커스그룹 국제의장

최근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키워드 중 하나로 메타버스(Metaverse)를 꼽을 수 있다. 메타버스의 유래는 1992년 미국 작가인 닐 스티븐슨의 공상과학소설 '스노우 크래시'에 기원한다. 몰입형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처음 사용되었다. 초월을 뜻하는 메타와 우주 또는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가 결합된 신조어이다. 초월적 세계를 의미하는 메타버스는 가상세계에서 아바타를 기반으로 현실과 같은 몰입형 환경에서 소셜 활동, 엔터테인먼트, 교육 중심 서비스로 발전해왔다. 이후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통해 경제적 가치 창출이 가능하며 현실 경제와 연계될 수 있는 새로운 미래 사회·문화·경제 가상 플랫폼으로 변화해 가면서 시장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메타(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전 세계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앞다퉈 메타버스 서비스 및 관련 산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어 미래 메타버스 생태계 전반을 장악하려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는 플랫폼 중심으로 각종 증강 및 가상현실 기기가 연결되고, 플랫폼 환경 종속적인 서비스가 제공되는 속성을 가지게 된다. 적정 수준의 가입자를 확보하지 못하는 플랫폼은 일부 제한적 분야에서 소규모 시장만을 확보하게 된다.

결국 글로벌 경쟁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다. 특히, 기술 주도 빅테크 기업이 플랫폼을 선점하게 되면 후발 기업의 경우 진입 장벽이 높아져 메타버스 산업 경쟁에서 열세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 가지 방안이 있다. 바로 국제표준화를 통한 메타버스 플랫폼 간 아바타 등 디지털 자산과 서비스의 상호호환성 확보이다. 현재 글로벌 표준화 기구 및 단체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표준을 기반으로 이종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상호 연결되고 가입자들이 서로 다른 플랫폼을 넘나들며 자신의 디지털 자산을 사용할 수 있는 글로벌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규모 후발 사업자라 할지라도 메타버스 시장 진출이 쉽고, 메타버스 콘텐츠 개발 비용 절감과 신속한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다. 이용자들은 통합된 인증과 디지털 자산의 재사용 등을 통해 서비스 이용 편의성이 제공될 수 있다.

메타버스는 네트워크부터 응용 기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영역 기술들의 결합과 상호연계를 통해 실현된다. 관련 표준화 이슈 역시 수많은 단체에서 논의 중이다. 3GPP(이동망 기술), IETF(인터넷 기술), W3C(웹 기술) 등 주요 사실표준화단체에서는 최근 이동망, 인터넷망, 웹 서비스 환경 등에서 메타버스 서비스의 효율적 지원을 위한 표준화 이슈가 본격 논의되기 시작했다.

개방형 메타버스를 위한 상호운용성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 6월 설립된 메타버스표준포럼(MSF)에는 현재 1800여개 이상 기관이 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표준화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이 매우 뜨겁다.

세계 3대 공적표준화기구인 ISO(산업표준), IEC(전기전자표준), ITU-T(전기통신표준)에서도 산하 표준화위원회에서 메타버스 지원을 위한 기존 표준의 확장 및 신규 표준개발 작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IEC는 최근 메타버스 표준화 논의를 위한 표준평가그룹(SEG)을 신설했다. ITU-T는 지난해 1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54개 회원국 및 국제기구에서 270여명이 참석한 전기통신자문그룹(TSAG) 회의에서 매우 이례적으로 단 한 건의 반대나 부정적 의견 없이 메타버스 표준화 논의를 위한 포커스그룹(Focus Group)이 만들어졌다. 영광스럽게도 필자가 FG-MV 의장으로 선임되었다.

ITU-T 포커스그룹은 회원국이나 회원기관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된 표준화 그룹이다. 우리나라의 의장직 수임을 기반으로 국내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및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표준화 추진 기회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새해 계묘년이 표준 기반의 개방형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 및 확산을 통해 국내 기업의 글로벌 메타버스 산업 및 서비스에의 진출이 껑충껑충 토끼 걸음처럼 크게 도약하는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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