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乾坤一擲 <건곤일척>

이규화 2023. 1. 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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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건, 땅 곤, 한 일, 던질 척.

건곤일척.

여기 진성일척도건곤(眞成一擲賭乾坤)에서 건곤일척(乾坤一擲)이 유래했다.

결국 홍구가 건곤일척의 장소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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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건, 땅 곤, 한 일, 던질 척. 건곤일척. 하늘이냐 땅이냐 한 번 던져서 결정한다는 의미다. 또는 하늘과 땅을 걸고, 다시 말해 결과를 하늘에 맡기고 운명을 가르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는 의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판'이라는 것이다. 죽느냐 사느냐 갈림길에서 피할 수 없는 운명적 실존적 승부다. 당(唐)대 대문장가 한유(韓愈)의 '과홍구(過鴻溝)'라는 시에서 유래한다.

한유는 옛적 한나라 때 항우(項羽)와 유방(劉邦) 간 목숨을 건 승부를 시로 지었는데, '과홍구'라는 칠언절구다. 항우와 유방은 하남의 홍구(鴻溝)라는 강을 사이에 두고 천하를 양분하고 있었다. 항우의 책사 장량(張良)은 항우를 쳐야 한다고 재촉한다. 일생일대의 전투가 벌어진다. 한유는 "용도 지치고 범도 피곤한데 강과 들로 나누었구나. 억만창생이 거기서 살아가는데, 누가 임금에 말하여 말머리를 돌리게 했던가. 진정 한 번 던져 하늘과 땅을 걸게 만들었나니"라고 읊었다. 여기 진성일척도건곤(眞成一擲賭乾坤)에서 건곤일척(乾坤一擲)이 유래했다.

항우와 유방은 홍구를 경계로 휴전을 했다. 항우는 휴전을 믿고 팽성으로 떠났다. 그러나 유방의 책사 장량과 진평(陳平)이 항우를 추격해 승부를 내야 한다고 다그쳤다. 한유가 "누가 임금에 말해 말머리를 돌리게 했던가"라는 구절은 이를 지칭한 것이다. 유방의 급습을 당한 항우는 해하에서 최후를 맞는다. 결국 홍구가 건곤일척의 장소가 된 셈이다.

올해는 여러모로 대한민국에 건곤일척의 시기다. 경제와 안보 양면에서 특히 그렇다. 2000년대 들어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GDP 성장률이 1%포인트씩 떨어지더니 윤석열 정부에서는 이윽고 임기 중 온전한 첫 해에 1.6%로 전망했다. 보수적으로 전망했다고 했는데, 이것 갖고는 우리 국민의 성에 차지 않는다. 정부·기업·가계 경제주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뛰어야 한다. 안보도 올해가 분기점이다. 비록 핵을 보유할 순 없더라도 압도적 국방기술과 안보의식을 갖추면 도전자들은 감히 도발하지 못할 것이다. 올 한해 확실히 그 점을 도전자들에게 각인시키면 내년부터는 달라진 상황이 전개될지 모른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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