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 바다에서 미래를 개척한다… HD현대의 `해양경제` 선언

이상현 2023. 1. 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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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사장 '바다 대전환' 제시
"세계 첫 무탄소 운반선 개발중"
기후·자원문제 등 해결책 강조
새 이름 들고 세계무대에 알려
정기선 HD현대 대표가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HD현대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대표가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HD현대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정기선(가운데) HD현대 대표가 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HD현대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기선(가운데) HD현대 대표가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HD현대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작년 말 현대중공업그룹에서 사명을 바꾼 HD현대그룹이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전통적으로 가전업체들이 주인공인 세계 최대 전자·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서 정기선(40) HD현대그룹 사장은 4일(현지시간) 첨단 해양경제 선도기업의 비전을 발표했다.

정 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 프레스 컨퍼런스에 연사로 나서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기후변화 등 인류의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바다가 품은 무한한 잠재력을 활용해야 한다"며 "HD현대는 '퓨처빌더'로서 바다의 근본적 대전환을 통해 인류 영역의 역사적 확장과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성장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 비전으로 '바다 대전환(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제시하며 이를 위한 4개 핵심 목표로 오션모빌리티(Ocean Mobility), 오션와이즈(Ocean Wise), 오션 라이프(Ocean Life), 오션 에너지(Ocean Energy)를 제시했다.

HD현대는 자율주행선박과 친환경 에너지 기술, 여기에 인공지능(AI)·빅데이터와 기존 조선제조 역량 등을 더해 기후변화와 식량·자원 위기, 탄소중립 등 범 지구적 과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사명 변경과 함께 세계 1위 조선업체(수주잔고 기준)의 이미지를 넘어 삼성·LG전자에 버금가는 첨단 기술력과 비전을 선보이며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겠다는 포석에서다.

회사는 먼저 세계 최초로 무탄소 암모니아 연료로 추진되는 최대 9만㎥급 암모니아 운반선과 세계 최초의 4만㎥급 액화수소 운반선 등 미래 에너지 운반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또 화주-선주사 계약 당시부터 최적 효율과 친환경 항해 계획을 수립하고 블록체인을 통해 행정절차와 검사 과정을 진행하며, 자율운항으로 항해하면서 화주가 선박 위치와 상태, 도착시간, 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비용도 계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이같은 해양운송 최적화가 실현되면 우선 유조선과 벌크선 등 전체 운송선의 약 5%에 적용돼 수백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으며, 글로벌 해운 운송 역량이 최대 10% 증대돼 인류 경제에 획기적 전환점을 가져올 수 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HD현대는 연료전지·소형모듈원자로(SMR)·해상풍력 등 차세대 에너지원을 이용한 바다의 미래도 제시했다. 김유리 한국조선해양 책임연구원은 한국에서 예정 발전 용량 1.5GW급 신규 부유식 해상 풍력 발전소가 건설 중이라며, "현재 최대 해상 풍력 발전소의 발전용량이 88㎿에 불과하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는 대대적인 도약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환경보호단체인 세계자연보호기금(WWF)과 캐나다 퀸스대,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해양이 보유한 자산가치는 최소 24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양 무역과 운송에서 얻어지는 자산가치도 5조2000억달러(약 6600조원)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6월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열린 유엔해양회의에서도 미국 등 세계 각국 정상들은 범 지구적 자원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해양 경제에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 바 있다. 육상 자원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세계 각국이 '자원 무기화' 통상정책을 펴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직 개척 가능성이 높은 바다 자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 사장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드넓은 바다가 지닌 가능성이야 말로 미래 잠재력의 신세계를 열어줄 것"이라며 "가장 보수적인 추산치만 보더라도 바다자원만으로 전세계 에너지 총 수요의 수 배에 달하는 양을 충당할 수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물동량의 90%가 바다를 통하고 있으며 교역량 증가로 해상물류는 2050년까지 세 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바다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아직 발견하지 못한 자원까지 포함한다면 바다의 잠재력은 24조달러 그 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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