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용산소방서장 ‘불구속 송치’·경찰청장 ‘무혐의’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태원 참사 수사 잠정 결론
서울청장 등 간부 3명 불구속 수사
행안부·서울시는 ‘혐의 없음’ 가닥

‘이태원 압사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의 구속영장을 재신청하지 않기로 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내주 불구속 송치하고, 윤희근 경찰청장에게는 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지난 4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수본 관계자는 5일 언론 브리핑에서 “최 서장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에 대해 검찰과 협의한 결과 불구속 송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특수본은 최 서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반려했다. 검찰은 ‘최 서장의 과실과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9명 각각의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며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이에 “검찰의 보완수사 내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반발한 특수본은 검찰과 논의한 끝에 구속영장 재신청을 포기했다.

최 서장은 다음주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될 전망이다. 최 서장은 참사 직전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에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고, 사고 발생 이후에도 구조 지휘를 소홀히 해 인명피해를 막지 못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고 있다.

특수본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김 청장과 류미진 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총경), 정대경 전 서울청 112상황3팀장(경정) 등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 간부들에 대한 구속영장도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 다음 주 이들 3명을 한꺼번에 검찰에 불구속 송치할 방침이다. 김 청장의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한 특수본은 구속 수사가 아니더라도 재판 과정에서 충분히 유죄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판단해 불구속 수사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윤 청장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지난 4일 윤희근 경찰청장이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수본 관계자는 “경찰법상 지역 내 다중운집에 대한 교통혼잡 및 안전관리는 자치경찰 사무로 규정돼 있다”며 “경찰청장이 직접 자치사무를 지휘하거나 감독하는 법상 의무는 없다”고 했다.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등 상급기관에 대한 수사도 검찰 송치 없이 특수본 수사단계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특수본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에 대해 책임을 물으려면 구체적인 주의의무와 예견 가능성, 회피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상위 기관으로 갈수록 구체성과 직접성이 덜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특수본은 다음 주 행안부와 서울시 등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한 뒤 구체적인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권구성·장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