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전격 전대 불출마 선언… 친윤 주자 간 교통정리 수순

김병관 2023. 1. 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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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 친윤(친윤석열)계 '맏형' 격인 4선 권성동 의원이 5일 3·8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권 의원 측 관계자는 "어제(4일) 밤에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며 "그동안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 이야기를 들은 끝에 (불출마) 마음을 굳힌 것"이라고 전했다.

권 의원도 불출마 선언문에서 차기 당대표는 친윤계가 석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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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3·8 전대’ 단일대오 움직임
며칠 전까지 출마설 돌았던 權
“尹 최측근 지도부 오해 소지 없게”
“당 이익 앞에서 대권 욕심 안돼”
안철수·유승민 저격 뼈있는 말도
김기현·나경원 놓고 權 지지 주목

국민의힘 내 친윤(친윤석열)계 ‘맏형’ 격인 4선 권성동 의원이 5일 3·8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당의 당대표 선거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친윤 주자 간 교통정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최측근이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당의 운영 및 총선 공천에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이라며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후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권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 했다. 뉴시스
권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당초 권 의원은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 캠프 사무실을 계약하고 전국 당원을 만나는 등 사실상 당대표 주자로 뛰고 있었다. 정치권에선 그가 6일에 공식 출마선언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돌았다.

권 의원 측 관계자는 “어제(4일) 밤에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며 “그동안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 이야기를 들은 끝에 (불출마) 마음을 굳힌 것”이라고 전했다. 권 의원은 ‘윤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윤 대통령과) 논의할 사항이 아니다. 스스로 결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권 의원의 불출마에 윤심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친윤계 내에서 단일대오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친윤 주자가 난립해 당심이 분산되면 인지도 면에서 앞서는 ‘범윤’ 안철수 의원, ‘비윤’ 유승민 전 의원에 맞서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친윤계가 ‘윤심 마케팅’으로 이번 전대에서 승부를 보려면 단일대오는 필수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도 불출마 선언문에서 차기 당대표는 친윤계가 석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기 당대표가 갖춰야 할 리더십의 첫 번째로 “대권 욕심이 당의 이익보다 앞서선 안 된다”고 했다.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과 경쟁한 안 의원과 유 전 의원을 저격한 것이다. 권 의원은 “차기 대권 주자를 중심으로 계파가 형성되면 공천갈등은 불 보듯 뻔하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이 “보수정당의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따뜻한 보수’와 같은 유약한 언어도 버려야 한다”고 한 발언도 안 의원과 유 전 의원을 겨냥한 대목이다. 안 의원은 2014∼2015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대표였던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에 몸담은 바 있다. ‘따뜻한 보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탈당한 유 전 의원이 바른정당 후보로 19대 대선에 출마했을 때 내건 캐치프레이즈였다.
미소 짓는 ‘김장 연대’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왼쪽)이 친윤(친윤석열) 그룹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과 5일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배현진 의원의 신년인사회에서 만나 악수를 하며 웃고 있다. 뉴스1
여권의 관심사는 이제 권 의원이 어느 후보와 손을 잡을지에 쏠리고 있다. 친윤계가 단일 주자를 내는 데 끝내 실패할 경우 단일화 효과를 가져올 1차 투표에서 강원 맹주인 권 의원의 조직표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어서다. 김기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그 대상으로 거론된다. 권 의원은 불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누구 지지할 생각이 없다”며 특정 주자와의 연대설에 일단 선을 그었다.
여권 내에선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친윤계 단일대오 구축의 ‘마지막 퍼즐’이라는 관측이 많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기후환경대사직을 맡고 있는 나 전 의원은 이날 “아직은 대통령이 주신 중요한 업무를 어떻게 하면 잘할까 고민한다”고 밝혔다.
윤상현, 박정희 생가서 출정식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앞에서 연 당대표 후보 출정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구미=뉴스1
한편,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보수의 성지’로 불리는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출정식을 열고 출마 선언을 했다. 윤 의원과 이른바 ‘수도권 연대’로 관심을 모은 안 의원이 축사를 보내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관·이정한 기자, 구미=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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