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적·획일적 아닌 다양성 추구"…尹 교육관에 담긴 '자유론'

尹 "국가독점적 교육, 4차 혁명사회 지탱 못 해"…다양화·맞춤형 주문
교육부, 자사고 존치·맞춤형 교육 지원 '고교 교육력 제고 방안' 발표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2023년도 정책방향 연두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5일 교육 정책 방향성에 대해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고, 교육을 통해 사회의 성장 잠재력과 경쟁력을 키우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의 다양성"이라며 맞춤형·디지털 인재 육성을 위한 교과·학교 다양화와 수업 환경 디지털화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연두 업무보고를 갖고 "획일적 콘텐츠, 획일적 시스템, 획일적 종류의 학교만 가지고는 아무리 국가나 정부에서 주도·지원하는 교육이라도 (성공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평준화된 현 공교육 체계를 '독점 시장'에 비유하며 대대적인 개혁을 주문했다. 그는 "이것(교육)을 국가의 독점 사업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독점 시장에서는 독점 기업이 최대 이윤을 벌게끔 가격을 컨트롤할 뿐,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것(시장)이 상당한 경쟁시장 구도가 돼야만 가격도 합리적이 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관련 상품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교육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일방적인, 국가독점적인 교육 내용을 가지고는 4차 산업혁명 사회에서는 더 이상 교육이 지탱하고 버틸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교육관은 '자유'를 중시하는 철학과도 밀접하게 맞닿아있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이었던 지난해 3월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밀튼 프리드만의 '선택할 자유'를 꼽았다. 이 책은 규제의 문제점을 고발한 신자유주의 경제이론서로, 윤 대통령은 자유와 시장경제를 언급할 때 프리드만을 인용하곤 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교육 개혁'도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교육을 하나의 서비스, 용역이라고 보고 수요자와 공급자가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 제도상 보장이 되어야만 교육에 있어서의 다양성이 보장된다고 저는 생각한다"며 △인공지능(AI) 기반 에듀테크 기기 도입 △대학·특성화고·마이스터고 제도 설계를 통한 '맞춤형·디지털 인재' 육성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고교 평준화에 따른 일반고 강화를 내세웠던 문재인 정부를 비판, 과학·외국어고등학교 및 자율형·자립형사립고등학교를 확대하는 방안을 강조했는데, 교육부는 올 상반기 중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존치를 비롯해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는 '고교 교육력 제고 방안 시안'을 발표한다.

또 교육부는 AI 기반 코스웨어(디지털 교과서)를 내년 시범 운영한 뒤 오는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내용의 '디지털기반 교육혁신 방안'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또 어린이집·유치원을 통합하는 이른바 '유보통합'과 초등 늘봄학교는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