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北 무인기 용산 인근 침범 인정… 안보 신뢰 흔들
박수찬 2023. 1. 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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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지난달 26일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중 1대가 대통령 경호 차원에서 서울 용산을 중심으로 설정한 비행금지구역(P-73)에 진입했다고 5일 인정했다.
북한 무인기가 서울 북부 지역만 비행했다는 군 발표와 달리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한 사실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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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비행금지구역 북쪽 끝 진입”
군 당국이 지난달 26일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중 1대가 대통령 경호 차원에서 서울 용산을 중심으로 설정한 비행금지구역(P-73)에 진입했다고 5일 인정했다.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당시 군은 무인기가 대통령실과 합동참모본부 청사 등이 있는 용산 일대를 촬영했을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지난달 29일)라고 강력 부인했는데, 일주일 만에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전비태세검열실 조사 결과 서울에 진입한 북한 소형 무인기 1대로 추정되는 항적이 비행금지구역의 북쪽 끝 일부를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무인기 침범 다음날인 지난달 27일부터 현장 대응작전에 참가한 부대를 대상으로 작전 상황 전반을 점검하는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서울 상공에 진입한 북한 무인기는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해 종로구 상공까지 날아왔으나, 서울역이나 서울시청 일대까지는 내려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무인기가 침범했을 때 우리 군 레이더에 미확인 물체가 탐지됐으나 무인기로 평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한 물체에 즉시 대응하지 않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대통령 경호를 위해 설정한 비행금지구역은 용산 대통령 집무실 부근의 특정 지점을 근거로 3.7㎞ 반경에 걸쳐 있다.
북한 무인기가 용산 대통령실 주변까지 침투했다는 분석은 사태 초기부터 제기됐으나, 군은 무인기가 서울 북부 지역에서만 비행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에 진입한 북한 무인기의 추정 항적을 근거로 비행금지구역에 무인기가 침범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주장에도 “적 무인기는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하지 않았다. 사실이 아닌 근거 없는 얘기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하지만 일주일 만에 입장이 바뀌면서 북 무인기 대비태세는 물론, 군 당국 발표에 대한 신뢰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작전 요원들이 보고한 것에 입각해서 (침범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이번에는 조사하다 보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북한 무인기가 서울 북부 지역만 비행했다는 군 발표와 달리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한 사실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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