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기술 경쟁 시대 끝"…삼성, 신제품 대신 방향성 제시

[라스베이거스=뉴시스] 동효정 기자 = "세계 최초·세계 최대로 기술력 경쟁을 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3 개최 하루 전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기자들 대상으로 사전 부스 투어 행사를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CES2023 참가 업체 중 가장 넓은 규모인 3368㎡(약 1019평) 규모의 전시관을 꾸렸다.

이 전시관에는 삼성전자의 개별 제품 전시는 한 곳도 없었다. 오직 삼성전자의 제품들과 다른 브랜드의 기기가 얼마나 쉽게 연결되고 일상에 편리함을 제공하는지에 대한 소개에만 집중했다.

비스포크 가전, 갤럭시 Z 폴드4·플립4, 갤럭시 워치 등 모든 삼성전자의 제품은 '있는 듯 없고, 없는 듯 있는' 캄테크와 닮아 있었다. 캄테크란 사용자 모르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기술로 사용자가 찾기 전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해 삶의 질을 높여주는 기술이다.

검은색 천막으로 가려졌던 삼성전자 부스에 들어서자 가로 약 8.6m, 세로 약 4.3m의 거대 미디어파사드가 발길을 멈추게 했다.

미디어파사드를 지나자 스마트싱스만의 차별화된 기술을 더욱 효과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꾸민 ▲지속가능 ▲홈 시큐리티 ▲패밀리 케어 ▲헬스&웰니스 ▲엔터테인먼트 ▲스마트 워크 등 경험 위주의 전시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삼성전자의 탄소중립 목표 등을 소개하는 지속가능존을 지나고 나니 모든 전시 공간이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연결됐다.

삼성전자의 부스 모든 곳에서는 제품의 기술력보다 삼성이 얼마나 많은 기기와 연결될 수 있는지 집중 조명했다.

삼성전자는 이사를 하거나 새로운 네트워크 설정을 도입할 때 모든 기기의 와이파이를 재설정하지 않아도 알아서 네트워크 연결을 진행하는 편리함을 강조했다.

'쉬운 연결'은 경험한 후에는 삼성전자의 제품들을 통해 얼마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지 소개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원하는 에너지 소비량을 설정해두면 이에 맞춰 가전들은 인공지능(AI) 에너지모드로 전환했다. 가전은 스스로 밝기를 낮춰 배터리 소모를 절약하는 등 사용자 맞춤형 모드로 진입했다.

여름철 태양열이 가득한 한낮에는 잉여 발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에어컨을 통한 예냉 기능을 작동하거나 제습을 실시하는 등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움직인다.

삼성전자는 집을 벗어난 외부 환경에서도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초연결성을 강조하기 위해 전장 자회사 하만과의 협업도 대폭 강화했다.

이날 부스에서는 자동차에 삼성전자와 하만이 개발한 '레디케어' 기술을 바탕으로 시운전을 선보였다.

레디케어는 운전자의 상태를 차량 내부에서 자동으로 인지해 전방 주시 태만일 경우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운전자가 눈을 평소보다 오랜 시간 감고 있거나 차선을 넘나드는 등 졸린 상황으로 판단하면 공조장치를 가동해 주의를 환기시켰다.

차량에 내장된 스피커나 앰프를 교체할 필요 없이 소프트웨어 다운로드만으로 하만의 음향 기술을 느낄 수 있는 '레디 튠' 기능도 소개했다.

레디 튠은 하만의 전장 사운드 기술을 극대화해 라이브, 클럽 음악 등의 음향 효과를 구현했다. 뉴스를 들을 때에는 사람 목소리에 적합한 '이야기' 모드로 전환돼 메시지의 발음과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

삼성전자는 향후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사용자에게 삼성전자의 기기·가전을 활용한 '스마트싱스'의 초연결성의 편리함을 경험하게 해 미래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재 시장에 출시된 140억개에 달하는 다양한 기기들을 원활하게 연결하면 사람들의 일상과 지구 환경을 위해 많은 변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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