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ETF 코로나 확산에도 들썩 … 춘제 앞두고 '불안한 질주'

원호섭 기자(wonc@mk.co.kr),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1. 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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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도 불구하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감에 중국 증시가 상승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1개월 수익률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리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5일까지 국내 ETF 수익률 상위권을 중국 관련 종목이 싹쓸이했다. 1위는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 H)로 수익률은 43.94%에 달한다. 레버리지 상품이 아닌 TIGER 차이나항셍테크, ACE 차이나항셍테크, KODEX 차이나항셍테크 등 항셍테크를 추종하는 종목 역시 한 달 수익률 16~17%를 기록하면서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을 모두 포함한 ETF 수익률 상위 1~10위 중 1~8위가 모두 중국 관련 종목이었다.

중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국내 개인도 관련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 최근 한 달간 개인투자자들은 TIGER 차이나전기차SOLAVTIVE ETF를 450억원어치나 매수했으며 KODEX 차이나A50 ETF와 TIGER 차이나항생테크 ETF 상장 계좌 수가 각각 130만개, 120만개 늘어나는 등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 대한 투자심리는 지난해 말부터 기지개를 켜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정책이 완화되면서 꽁꽁 얼어붙었던 소비심리 등이 해소될 것이라는 바람 때문이다. 또한 중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에서 한국 드라마 방영이 잇따르면서 한류 금지령인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도 관련주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중국은 1년6개월 만에 한국 게임을 포함한 외국산 게임과 관련해 중국 내 서비스를 허가하기도 했다. 장 마감 하루 전 이 같은 정책에 국내 게임주는 급상승했다.

오는 8일부터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전염병 등급 하향 조정을 비롯해 국경 개방을 본격화하는 만큼 리오프닝과 관련한 행정 절차는 마무리됐다. 관건은 한국의 설에 해당하는 '춘제(22일)'다. 중국에서는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춘제 연휴가 이어지는데 짧은 기간에 대규모 인구 이동이 예상돼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폭증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기간에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증가가 예상했던 수준을 넘어선다면 지방정부의 의료 대란 등 혼선이 불가피하다.

다만 확진자 폭증 후 빠른 정상화가 이뤄진다면 경기는 보다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월 '양회'도 주목해야 한다. 시진핑 지도부 3기가 공식 출범한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경제 정상화를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할 것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춘제 인구 대이동에도 치사율이 낮게 유지된다면 중국의 수요 회복과 경기 반등은 비교적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며 "리오프닝이 진행되면서 서비스·상품 소비가 회복되면 올해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10~15%, 경제성장률은 5.5~6.0%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관들도 중국 관련주를 사들이고 있다. 배당락일이었던 지난달 28일 이후 코스피에서만 2조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운 기관투자자들은 중국 리오프닝 관련 국내 기업 주식을 대량 매수했다. 기관투자자들은 이 기간 신세계를 164억원, 하나투어와 GKL을 각각 125억원, 86억원어치 사들였다. 신세계는 면세점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하나투어와 GKL은 국내 중국 여행객 증가에 따른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신세계는 이 기간에 기관투자자들이 순매수 금액 기준 3번째로 많이 매수한 코스피 종목이었다. 기관투자자들은 164억원어치를 매수했다. 신세계는 면세점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목받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7조7995억원에 이르는 매출액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이는 신세계는 올해 10% 늘어난 8조5815억원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7230억원에서 7779억원으로 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에 따른 내수소비 경기 둔화로 백화점 업황이 약화되는 것은 걱정 요인이다.

하나투어와 GKL도 기관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각각 4번째, 8번째로 많이 매수한 종목이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지난해 영업손실 995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올해는 109억원으로 턴어라운드할 전망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는 가파른 일본 여행 수요로 작년 12월 기준 1~2월 예약률이 폭증했다"며 "3~4월에는 월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GKL은 매출과 함께 비용 구조가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GKL은) 서울과 부산에 사업장이 있어 국내 외국인 관광 재개 시 빠른 수요 회복을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지노 임대료나 인건비 등 고정비가 커 코로나19 시기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했지만 실적이 개선될 때에는 규모의 경제 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원호섭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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