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성 높고 법인세 낮고 … 美·베트남·싱가포르로 몰려갔다
베트남, 中 대체투자처로 각광
인도·폴란드·헝가리도 증가세
◆ 머나먼 韓유턴 길 ◆
해외직접투자(FDI)를 통해 신규 설립되는 한국의 해외법인이 미국·베트남·싱가포르·동유럽 국가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중 패권경쟁 심화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따른 추세로 해석된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 등에서는 신규 법인 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5일 매일경제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직접투자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4년 이후 연평균 신규 해외법인이 100개 이상 설립된 곳은 미국(559개) 베트남(553개) 중국(479개) 일본(186개) 싱가포르(109개) 등 5개 국가로 집계됐다.
국가별로 미국에는 지난해 532개가 설립됐다. 연평균(559개) 수치보다 작지만 2014년(527개)에 비해 여전히 많다.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부터 신규 해외법인 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에 따라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대체지로 부상하고 있는 베트남의 신규 해외법인은 지난해 233개를 기록했다. 다만 2014년(459개)과 비교해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911개) 신설법인 수가 약 2배 급증한 점을 감안할 때 코로나19 여파가 지나가면 다시 반등할 수 있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신설법인 수가 133개로 5개국 중 유일하게 평균치(109개)를 웃돌았다. 이는 2014년(58개)보다 2배 이상 많은 규모다.
연평균 신설법인 수가 100개 미만이지만 최근 들어 증가세를 보이는 대표적인 지역으로는 폴란드와 헝가리가 있다. 이들 국가는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한다.
실제 폴란드는 2014년 8개에 불과했던 신설법인 수가 9년간 연평균 20개로 증가했다. 헝가리도 이 기간 4개에서 연평균 17개로 늘었다.
베트남과 함께 신흥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인도 역시 2014년 39개에서 연평균 76개로 많이 몰렸다. 이 밖에 룩셈부르크와 대만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비해 중국은 2014년 723개에서 지난해 156개로 급감했다. 러시아는 2014년 21개 이후 매년 20개 안팎을 유지했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지난해 3개에 그쳤다.
미국·베트남·싱가포르·폴란드·헝가리 등에 신설법인이 몰리는 원인은 시장성·인프라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그중 하나의 공통점은 한국에 비해 비교적 낮은 법인세가 꼽힌다. 한국은 지방세를 포함해 법인세가 27.5%지만 이들 국가는 모두 이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 25.8%, 베트남 20.0%, 폴란드 19%, 싱가포르 17%, 헝가리 9.0%다.
성한경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은 첨단산업의 시장성이나 인프라 등에서 한국보다 우수한 환경임에도 법인세가 저렴하다"며 "상대적으로 한국이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인식이 강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계무역 순수출도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중계무역 순수출은 2021년 221억3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0월 누적 기준 190억달러로 11~12월 추이를 감안하면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 유력시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해외법인에서 직접 원재료를 조달해 제3국으로 수출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그만큼 해외법인이 활성화됐다는 의미다.
[송광섭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김정은, 저녁마다 女와 고려호텔”…父 김정일도 ‘여성편력’ 못 막았다 - 매일경제
- “5%대 예금 사라진다”…3년 이상 高금리 예금 ‘갈아타기’ 러시 - 매일경제
- 고용기금 고갈에 … 실업급여 확 줄인다 - 매일경제
- 박지원 “이재명, 김대중보다 훨씬 대단…尹 대신 文 만난건 잘못” - 매일경제
- 반포자이 헬리오시티 한강현대 ‘줄하락’…올해 집값 전셋값 전망도 우울 - 매일경제
- 엄마 리설주 닮아서 그런가…김정은, 둘째 딸에 ‘콕’ 집어 한 말 - 매일경제
- “우린 안되나요?” 규제 왕창 풀려도 이사 못가는 사람들 [매부리레터] - 매일경제
- 중국인 결국 한국 몰려온다?...기관들이 사들인 종목 보니 - 매일경제
- ‘날개달린 테슬라’ 나온다더니 머스크도 몰랐다…팬이 몰래 상표출원 - 매일경제
- 김민재 7월 영입 경쟁, 맨유가 현재 단독 선두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