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제로' 패션플랫폼 … 미술품 거래까지
미술품 거래 늘어난 온라인몰
신세계 자사몰 SI빌리지선
김창열 등 거장 작품도 팔려
롯데홈쇼핑도 미술품 완판
가품 거래를 원천 봉쇄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미술품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병행수입 제품을 자유롭게 취급하는 오픈마켓과 달리 일부 패션플랫폼은 정식 판권을 보유한 제품만 수입하거나 직거래 위주로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위작을 거래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없애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미술품까지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받는 신뢰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 방증하는 현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캐치패션은 아트 카테고리를 새롭게 선보이며 미술품 거래를 시작했다. 캐치패션은 병행수입 제품을 취급해 명품을 비교적 싼값에 거래하도록 유도하는 대부분 쇼핑몰과 달리 글로벌 파트너사로 직접 연결해 정품을 판매하고 있다. 미술품은 출시 한 달 만에 10여 점이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미술품 거래가는 1점당 500만~1000만원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0년대생) 위주로 적은 자본으로 미술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프랑스 출신 추상표현주의 작가 장마리 해슬리의 'Untitled #14'가 1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밖에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랠프 깁슨 작품도 온라인으로 거래를 마쳐 눈길을 끌었다.
캐치패션에서는 도파민 최, 리곡, 아방 등 국내외 작가 미술품 100여 점이 판매되고 있다. 캐치패션 관계자는 "구매력 높은 30·40대부터 디지털 쇼핑에 접근성이 높은 MZ세대까지 다양한 세계를 접할 수 있도록 전 세계 아티스트는 물론이고 유망한 신진 작가 작품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술품 온라인 거래를 개척한 곳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사몰 '에스아이빌리지(SI빌리지)'다. 에스아이빌리지는 2020년 10월 패션업계 최초로 온라인으로 미술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에스아이빌리지가 신뢰성 높게 미술품을 거래할 수 있던 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판권을 보유한 제품만 수입해 판매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에는 김창열 작가의 '회귀2016'이 공개된 지 1시간 만에 팔렸는데 거래가는 5500만원이었다. 온라인으로 수천만 원대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셈인데, 그만큼 에스아이빌리지가 가품이 없다는 믿음을 소비자에게 부여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다양한 브랜드를 입점시켜 유통하는 패션쇼핑몰은 신뢰도가 떨어져 초고가 미술품을 거래하기 적합하지 않지만, 기업 평판을 중시하는 패션업체들은 자사몰에서 가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주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해 4월 에스아이빌리지에서는 상반기 최대 행사인 449위크 기간에 김종학 작가의 '여름설악'이 판매됐는데, 판매가격 8500만원으로 에스아이빌리지에서 판매한 전 제품을 통틀어 최고가를 기록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패션업체 자사몰은 가격이 비교적 높아 외면을 받았다"면서도 "최근 들어 MZ세대를 중심으로 수입 패션 브랜드가 인기를 끌면서 가품에 대한 염려가 함께 높아졌고 이를 통해 정품만 취급하는 자사몰이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패션플랫폼 1위 무신사는 지난해 9월부터 미술품 전문 유통 기업 '프린트베이커리'와 손잡고 프리미엄 미술품을 판매하고 있다. 무신사 부티크에서는 김창열, 김환기, 박서보 등 국내 대표 유명 작가를 비롯해 신진 작가까지 9명의 38종 한정판 디지털 판화 에디션을 선보였다. 롯데홈쇼핑이 지난 5월 판매한 김지희 작가의 '실드 스마일' 시리즈는 900만원대 원화를 포함한 작품 12점이 방송 시작 1분 만에 완판됐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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