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난립·유권자 무관심’ 교육감 선거 바뀔까… 러닝메이트제 추진

세종=손덕호 기자 2023. 1. 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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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시·도지사와 교육감 협력 중요”
2014년부터 진보 강세…보수 후보는 단일화 실패
지방교육자치법·공직선거법 개정 필요

교육부가 현행 교육감 직선제를 대신할 시·도지사-교육감 러닝메이트제 도입을 추진한다. 교육감 선거는 시·도지사를 뽑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데, 정당이 공천하는 시·도지사 후보와 달리 교육감 후보는 개별적으로 입후보한다. 때문에 진영별 후보 단일화와 선거비용 등의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러닝메이트제는 대안으로 제시돼 왔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15회 정례회 제7차 본회의에 참석해 참관을 위해 자리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2023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이 계획에서 교육부는 교육감 러닝메이트제 도입을 위해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지방교육자치법)’과 ‘공직선거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감 러닝메이트제는 시·도지사 후보자를 정후보자로, 교육감 후보자는 부후보자로 등록하는 제도다. 유권자는 시·도지사 후보자에 대해서만 투표하고, 교육감 당선자는 시·도지사 후보자의 투표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광역 시·도지사와 교육감을 분리 선출하는 것보다 러닝메이트로 출마하고 지역 주민이 선택하면 지방 균형 발전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계획은 윤 대통령 발언 후 3주 만에 나왔다.

이 부총리는 브리핑에서 “어떤 지역에 살더라도 좋은 교육을 하려면 시·도지사와 교육감의 파트너십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지역이라는 행정체계에서 융합적으로 이뤄져야지, 교육만 떨어져서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했다.

또 교육개혁의 방향 중 하나는 ‘지역맞춤’이다. 시·도지사에게 상당한 고등교육 권한이 이양된다. 이 부총리는 “(교육감이 맡는) 초·중등 교육과 (시·도지사의) 고등교육이 연계되어야 한다”며 “그래서 시·도지사와 교육감의 협력이 중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교육감은 1991년까지 대통령이 임명했고, 2006년까지는 교육위원회나 선거인단이 뽑는 방식으로 선출됐다. 선거인단 수가 적은 점을 악용해 금권 선거, 파벌 선거가 끊이지 않자 2007년부터 교육감 직선제를 시행했다.

그러나 간선제 때와 마찬가지로 주민들의 외면 속에 치러진다는 ‘깜깜이 선거’ 비판을 받았다. 이 부총리는 러닝메이트제에 대해 “교육감 선거에서 나오는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 된다”고 했다.

지난해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교육감 선거 무효표가 총 90만3227표로, 시·도지사 선거 무효표(35만928표)의 2배가 넘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지방선거 후 실시한 유권자 의식조사에서도 투표 당일에서야 교육감 지지 후보를 결정했다는 비율은 18.1%다. 광역단체장(5.0%), 기초단체장(6.4%), 지방의원(10.5%)보다 높다.

‘교육의 정치화’도 문제가 됐다. 교육의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정당 공천을 받지 않도록 했지만, 사실상 진보 대 보수 대결 구도로 치러졌다. 후보들은 선거 현수막이나 팸플릿을 빨강 혹은 파랑으로 내걸며 정치 성향을 드러냈다.

진보·보수 진영으로 나뉘어 후보가 난립하고, 단일화를 거치는 과정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 과정에서 표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는 서울 등 9개 지역에서 진보 성향 후보가 당선됐고, 보수 성향 후보는 8개 지역에서 당선됐다. 보수 성향 후보가 단일화에 실패하고 난립한 것이 원인 중 하나다.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단체장 중 국민의힘 후보가 13곳에서 승리했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경기와 광주광역시·전남·전북 등 4곳에서 당선됐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의 경우 진보 진영 교육감 후보로 조희연 현 교육감이 출마했다. 그러나 보수 진영 교육감 후보는 박선영 전 동국대 법학과 교수,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 조전혁 서울시 혁신공정교육위원장이 단일화 협상을 벌였으나 실패했다.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교육감 강세는 2014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전체 17곳 중 진보 성향 교육감 후보는 2014년 13곳, 2018년 14곳에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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