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으로 생각하고 미친년처럼 행동하라”

신진아 2023. 1. 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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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영 주연,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
[JT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파이낸셜뉴스]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미친년처럼 행동하라.”
‘시청률 여왕’ 이보영이 이 같은 모토로 업계 최고가 된 광고꾼을 연기한다.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를 통해서다.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의 후속극이라 더 관심을 끄는 ‘대행사’는 사람들의 욕망을 꿰뚫는 광고꾼들의 이야기를 다룬 오피스 드라마다. 이보영은 VC그룹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된 ‘고아인’ 상무로 분한다.

■ 이보영 "독설도, 막말도 마음껏 했다"

이보영은 5일 제작발표회에서 “이렇게 목표지향적이고, 자기욕망에 충실한 캐릭터는 처음”이라며 “내가 잘났다는 마인드로 안하무인이나 또 틀린 말은 안한다. 전투적으로 사는데, 사회성은 글쎄”라며 웃었다.

오피스 드라마는 처음이라는 그는 “대본에 나오는 사내 정치 부분이 흥미로웠다. 회사의 승진이 단순히 능력이 아니라 인맥이나 라인 등에 따라 달라진다는 게 재미있었다”고 부연했다. 말도 거침없이 한다. 고아인은 광고 경쟁PT 현장에서 “저처럼 잃을 게 없는 부류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금전적으로 생각하지”와 같은 촌철살인을 날린다.

이보영은 “감히 입 밖에 내지 않은 말을 거침없이 해서 카타르시스를 많이 느꼈다. 소리도 잘 지르고, 막말도, 독설도 마음껏 했다”며 즐거워했다.

인물 설정 자체는 아주 새롭진 않다. 고아인은 부모에게 버림받고 고모 집에서 구박 받으며 자랐다. 공부를 잘했지만 불행히도 동갑인 사촌의 밑바닥 성적 때문에 “내 자식 기 죽이는 년”이란 모진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명문대 합격증을 찢어버리고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지방대에 가면서 누구보다 성공하겠다고 이를 갈게 된다.

이보영은 “믿을 건 자신밖에 없던 고아인이 스스로에게도 독할 만큼 채찍질하며 한 계단씩 실력을 쌓아 임원의 자리까지 오른다”며 “남들보다 더 독하게 버티며 살아온 근성이 바로 그녀의 특별한 능력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아인은 극중 명문대 출신인 최창수 본부장 역할의 조성하와 대립한다. 조성하는 최창수 본부장에 대해 “1등을 놓치지 않고 살아온 사람이다. 더 높은 자리에 오르려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보영은 “최상무는 라인을 잘 타고, 윗사람에게 잘하며 자기 라인이 확고한 사람이다”라며 “반면 고아인은 최상무 입장에선 굴러 들어온 돌”이라고 비교했다. 두사람은 VC그룹 강회장의 막내딸이자 VC기획 SNS본부장인 강한나(손나은)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한다.

JTBC 새 토일드라마 ‘대행사’ 출연진들이 5일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강한나(손나은 분)는 고아인과 마찬가지로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미친년처럼 행동하는 타입’의 캐릭터로 철부지 재벌 3세 같아 보이지만, 발톱을 숨기고 때를 기다리는 야심가다. 전혜진은 극중 10년차 카피라이터이자 워킹맘 '조은정'을 연기한다. 고아인 상무를 롤 모델로 삼고 있다. 전혜진은 “은정은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도 늘 밝고 씩씩하게 헤쳐 나가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짠했다. 은정을 사실적이면서도 매력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른 오피스물과 차별점은 무엇인가?
이창민 PD는 “배우들 상호작용이 아주 좋았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이 업계에서 일해본 사람이라 대본의 디테일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보영은 “속이 뻥 뚫리는 사이다 대사가 많다. 시청자 여러분도 저처럼 전율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행복이 어쩌니 저쩌니...성공해라"

송수한 작가는 왜 이토록 성공을 좇는 인물을 그렸을까?
송작가는 앞서 제작사를 통해 “고아인에게 성공은 트로피가 아닌 자신을 지키기 위한 갑옷”이라며 “누구 위에 서고 싶다기보다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막에 가깝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고아인 인생의 우선순위는 무엇일까? 그는 “1위 일, 2위 돈, 3위 나. 고아인은 철저한 워커홀릭”이라는 말로 캐릭터를 부연 설명했다.

송작가는 또 드라마에서 악인은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많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너무 쉽게 악인을 만든다. 하지만 나와 갈등하는 사람과 미워 죽겠다는 사람도 찬찬히 살펴보면, 그들에겐 그들만의 입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선과 악의 대결보단,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욕망과 욕망이 부딪혀 벌어지는 갈등, 모두가 앉고 싶은 자리가 단 하나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갈등을 다루고자 했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창조한 캐릭터, 고아인을 만난다면 무슨 말을 하겠냐는 물음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참고로 나랑 같은 나이로 설정했으니 반말로 하겠다”고 부연했다.

“야! 쓸데없이 행복이 어쩌니 저쩌니 하는 소리 듣지도 마라. 행복 자체가 잘못된 말이다. ‘요행’할 때 행(幸)에 ‘복되다’ 할 때 복(福), 이게 ‘Happiness’냐? ‘Lucky’지! 남들이 ‘너 워커홀릭이야. 적당히 좀 해!’라고 하는 말 듣지 마라.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고, 더 해봐라. 세상의 변화는 너 같은 워커홀릭들이 만드는 거니까. 다만, 그냥 워커홀릭은 좀 후지다. 건강한 워커홀릭이 돼라. 여기서 너의 선택이 필요하다. ‘건강함’이라는 단어에 어떠한 가치를 부여할 것인지. 거기서 네 인생이 바뀔 거다. 성공해라.” 7일 첫 방송
JTBC 새 토일드라마 '대행사'의 한 장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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