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해진 대한민국 … 살인·성폭력 1년새 20% 늘어
살인 585건으로 23.4% 늘어
5대범죄 중 가장 높은 증가율
스토킹 신고는 2배 넘게 급증
거리두기 해제로 외출 늘고
경제위기 겹친것도 원인 평가
'더 위험해진 대한민국.'
2022년 대한민국은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된 사회였다. 지난해 주요 강력범죄 신고 접수 건수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살인·강도·성폭력 등이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시민들 외출이 늘어난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물가 상승·자산 가격 하락 등 경기 불안도 범죄 증가에 한몫했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112에 신고 접수된 5대 강력범죄(살인·강도·성폭력·절도·폭력)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이상 증가했다. 살인 범죄는 585건으로 전체 증가율이 23.4%에 달했다. 5대 강력범죄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지난해에는 제주 유명 식당 대표 살인 사건, 이기영 살인 사건 등 흉악 범죄가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범죄는 잔혹해졌고, 숫자는 많아진 셈이다.
다른 강력범죄도 우려할 만한 수준의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시민들의 재산과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강도는 435건으로 증가율이 10%를 넘어섰다.
절도는 27만679건으로 13.4%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초부터 자산가치가 폭락하면서 절도에 눈을 돌리는 범죄자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제 상황이 재산 관련 범죄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지난해에도 이런 경향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경제 상황 때문인지 자살 관련 112 신고도 11만215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다.
경찰 내부에서는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폭 완화되면서 시민들의 외출이 증가한 데 따른 영향도 있다고 보고 있다.
회식과 술자리가 잦아진 만큼 범죄에 노출되는 빈도도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112에 신고 접수된 폭력 건수는 42만5963건으로 5.6% 상승했다.
지난해 대한민국 치안 환경은 여성에게 더욱 가혹했다. 성폭력 112 신고 건수가 2만9979건으로 집계됐다. 증가율은 19.3%로 5대 강력범죄 중 살인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스토킹 신고 건수도 2만9471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04%에 달하는 증가율이다. 일각에서는 스토킹 자체가 늘었다기보다 숨어 있던 범죄가 표면화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회적으로 스토킹 범죄를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신고가 늘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에는 전 직장 동료에게 구애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스토킹을 한 끝에 동료를 살해하는 일도 벌어졌다. 당시 전주환은 1년 동안 350건의 문자메시지와 전화로 피해자에게 만남을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전주환을 서울서부경찰서에 고소한 뒤 경찰로부터 신변 보호를 받았음에도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시민들은 사건이 발생한 신당역에 추모 공간을 조성하고 "여성 혐오 범죄를 막아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스토킹 범죄 건수가 약 3만건에 달하는 만큼 올해 경찰도 스토킹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분석된다. 데이트 폭력 신고 건수도 7만518건으로 23.5% 증가해 여성을 겨냥한 범죄가 크게 늘었음이 증명됐다. 다만 경찰에서는 이 같은 112 신고 통계가 범죄 확정 건수는 아니라면서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112 신고 건수는 그 자체로 범죄 건수로 확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추가 분석을 통해 지난해 대한민국 치안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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