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가장 비싼 작가 중 7할은 여성 작가였다
2022년 초현대미술 강세 속
특히 여성작가 큰 인기몰이
로카쿠, 유크노비치 등 여성
30대 작가 판매 톱10 중 7명
레드칩주의보에도 기대 모아
미술시장 불변의 법칙은 시장에서 지명된 소수의 슈퍼스타를 위한 파티장이라는 점입니다. 갤러리, 옥션, 비평가라는 삼위일체의 지지를 받는 스타들은 시대적 흐름에 따라 달라집니다.
21세기 미술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습니다. 백인 남성을 위한 시장. 2008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파블로 피카소는 경매시장에서 약62억달러(7조8789억원)를 팔아 같은 시기 모든 여성작가의 판매액보다 높은 기록을 세웠습니다. 최근 발간된 2022년 아트넷의 번즈&할퍼린 리포트에 따르면 여성 예술가의 판매는 이 시기 5%만을 차지했습니다.
미술 거래 플랫폼 아트시(Artsy)도 작년 결산 보고서를 통해 2022년 시장의 5가지 특징 중 하나로 ‘정점에 오른 젊은 예술가들’을 꼽았습니다. 40대 이하 젊은 작가를 뜻하는 초현대 미술품(Ultra-Contemporary Art)의 총매출은 2013년 9140만 달러에서 2021년 7억3930만 달러로 700% 이상 증가했습니다. 전체 시장의 점유율은 2.7% 수준으로 올라왔습니다. 이 작가들의 경매 출품수도 2013년 3487점에서 2021년 1만2216점으로 약 250% 증가했습니다.
광풍이 부는 이 시장에서 특히 여성의 주가가 높습니다. 아트시가 선정한 작년 10대 기록경신 경매 목록에는 MZ세대 여성작가 이름만 가득합니다. 작년 경매 시작가의 10배 안팎의 놀라운 낙찰기록을 세운 작가들은 안나 웨얀트(27), 루시 불(32), 레이첼 존스(31), 로렌 퀸(31) 캐롤라인 워커(40) 등 서구권 작가 외에도 베트남 출신 줄리앙 응우옌(32), 한국 출신 애나 팍(26) 등 인종도 다양합니다.
경매시장과 함께 갤러리의 ‘쌍끌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메가갤러리의 전속 계약과 전시도 잇따릅니다. 퀄스는 작년 베네치아 비엔날레와 뉴욕 하우저앤워스 전시를 동시에 열었고, 웨얀트는 논란 속에 11~12월 가고시안에서 성대한 개인전 데뷔를 했습니다. 29세의 영국의 신성 흑인 작가 쟈데 파도주티미도 가고시안 전속 계약을 한데 이어, ‘파리+ 아트 바젤’에서 완판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다만 작년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린 세계 3대 경매사는 연말로 접어들면서 경매시장의 온도가 빠르게 식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찬바람이 부는 와중에도 신고가를 찍는 일부 작품들을 보며 ‘불황에는 걸작(Masterpiece)’이라는 말이 다시 회자되며, 젊은 작가들의 거품을 주의하라는 ‘레드칩 주의보’가 울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미 아모아코 보아포, 루시 불 등 일부 작가는 가격이 하락하며 거품이 걷히는 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상대적인 여성작가 강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변화를 가속화하는 건 시장의 탐욕과 돈이기 때문입니다.
해외 시장의 변화의 바람을 보고 있으면, 국내 시장의 잠잠한 여풍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새로운 세대 여성 작가들의 자리가 여전히 좁고 척박하기 때문입니다. 그룹전에 젊은 작가들이 초청받는 경우가 귀하고, 대형 화랑에서는 연로한 작가들이 우대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 경매시장의 침체를 반등시키기 위해서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길 응원합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김정은, 저녁마다 女와 고려호텔”…父 김정일도 ‘여성편력’ 못 막았다 - 매일경제
- 애 낳고도 혼인신고 안한다고? 독해진 신혼부부, 대체 왜 그럴까 - 매일경제
- 반포자이 헬리오시티 한강현대 ‘줄하락’…올해 집값 전셋값 전망도 우울 - 매일경제
- 한국인 42만명 찾아 최다 관광객 2위 차지한 나라 - 매일경제
- “우린 안되나요?” 규제 왕창 풀려도 이사 못가는 사람들 [매부리레터] - 매일경제
- 한달새 24% 폭락 LG엔솔…“언제 들어가면 되나요?” [이종화의 세돌아이] - 매일경제
- “한국 아줌마 대단” “남편 바람 관리해” 발언…징계 사유 된다 - 매일경제
- “통신비 우리나라만 비싼거야?”…다른 나라 살펴봤더니 - 매일경제
- 중국인 결국 한국 몰려온다?...기관들이 사들인 종목 보니 - 매일경제
- 김민재 7월 영입 경쟁, 맨유가 현재 단독 선두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