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전임 원장들 “내홍 아닌 새로운 개발 집중할 때… 세대교체 필요”

송복규 기자 2023. 1. 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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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개발 조직개편을 두고 내홍을 벌이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전임 원장들이 호소문을 발표했다.

김승조 서울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이주진·임철호·장근호·채연석·홍재학 등 전임 항우연 원장 여섯 명은 '은퇴한 전임 원장들의 호소문'을 발표하며 "항우연 발사체 개발사업과 관련해 바람직하지 않은 잡음이 주요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고 5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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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부 논란이 언론으로… 걱정스러워”
“세계 경쟁 심화… 개발 관련 논의 있어야 할 때”
조직개편 반대했던 조광래 전 원장은 호소문 불참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최초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성공적으로 발사된 지난 6월 21일 고흥 나로우주센터 임무통제센터에서 연구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뉴스1

한국형 발사체 개발 조직개편을 두고 내홍을 벌이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전임 원장들이 호소문을 발표했다. 전임 원장들은 연구원들이 내홍이 아닌 새로운 개발에 집중할 때라며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승조 서울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이주진·임철호·장근호·채연석·홍재학 등 전임 항우연 원장 여섯 명은 ‘은퇴한 전임 원장들의 호소문’을 발표하며 “항우연 발사체 개발사업과 관련해 바람직하지 않은 잡음이 주요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고 5일 말했다.

이들은 “(원장에서) 은퇴했지만, 우주기술 발전을 같이 고민해왔던 우리는 항우연이 나로호·누리호·다누리의 성취에 빠져 우주강국 진입이라는 국가적 사명을 수행해야 한다는 소명을 잊어버린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어 의견을 피력한다”고 했다.

이어 “항우연의 일부 연구자들이 조직개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외부에는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내부 분열을 조장하는 듯하게 비춰지고 있다”며 “조직 내부의 논란을 언론으로까지 끌고 와 국민들을 걱정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아 심히 걱정스럽다”고 강조했다.

전임 원장들은 ‘뉴 스페이스’ 시대에 주요국들의 기술 발전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발사체와 달 착륙선 등 새로운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전 세계는 우주기술의 거대 산업화라는 도도한 물결에 서로 앞장서려고 바삐 뛰고 있다”며 “지금은 세계 발사체 개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향상된 로켓을 개발할지 열띤 내부 논의가 필요한 순간”이라고 했다.

항우연의 미래를 위한 세대교체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임 원장들은 “항우연 내 연구개발조직의 여러 책임자로 젊은 연구원들을 더 많이 기용할 것을 건의한다”며 “젊은 연구원들은 발사체나 인공위성에 중요하게 사용되는 최신기술 적용에 보다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우연은 예전에는 젊은 조직이었다. 하지만 젊은 피 수혈이 정체돼 지난 10년 사이 연구자 평균 연령이 급격히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항우연의 젊은 연구원들은 어릴 때부터 항공기·위성·발사체의 연구개발을 평생 꿈으로 삼은 사람들”이라며 “이들이 공고한 조직 속에서 시들지 않고 활기차게 같이 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했다.

항우연은 누리호 성공을 이끈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를 발사체연구소로 흡수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으로 지난해부터 내홍을 겪고 있다. 이 사태로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과 부장급 인사 5명이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항우연은 계획했던 조직개편안을 그대로 시행했지만, 고 본부장의 거취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고 본부장과 마찬가지로 조직개편에 반대 입장을 표시했던 조광래 전 항우연 원장은 이날 호소문에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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