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가 많아도 웃지 못한다 …조선업계 인력난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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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한 해 성적은 매출과 영업이익입니다. 지난 1년간 얼마를 벌었고 얼마를 남겼는지 보는 것이죠.
조선업계는 조금 다릅니다. 계약 후 제품을 생산해서 고객에게 인도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니 당장의 영업이익만으로 성적을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조선업계는 매출, 영업이익과 더불어 현재 고객들로부터 얼마나 주문을 받아놨냐인 '수주 물량'이 기업 상황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수주 실적을 놓고 봤을 때,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 호성적을 거뒀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조선산업은 지난해 한 해 동안 전 세계 발주량의 37%인 1559만CGT를 수주했습니다. 4년 만의 최대 수주 점유율입니다.
2021년 1744만CGT를 수주한 데 이어 2년 연속 수주 호황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2019년과 2020년, 1000만CGT를 밑도는 수주를 기록하며 침체를 거듭했지만 완전히 회복한 것입니다.
수주 실적을 기업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한국조선해양은 197척을 수주해 목표 대비 38%를 초과하는 실적을 거뒀고, 삼성중공업은 49척을 수주해 목표 대비 7%를, 대우조선해양은 46척을 수주해 목표 대비 16%를 각각 초과 달성했습니다.
조선 3사 모두 2년 연속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했습니다. 쌓이는 적자에도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연결 기준으로 올해 3분기까지 한국조선해양은 4727억원, 삼성중공업은 5185억원, 대우조선해양은 1조19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쌓이는 수주 물량에 실적 회복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인력 13000명 부족할 것"
다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가 한 가지 있습니다.
통상 선박 한 척을 짓는 데는 약 2년에서 2년6개월 정도 소요됩니다. 지난해 수주를 받은 물량에 대해서는 대략 내년 하반기쯤 고객에 인도되는 것입니다.
즉, 2021년과 지난해 급증한 수주 물량을 인도하기 위해서는 올해 생산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좋았던 수주 성적이 실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적기 생산이 필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수주 물량이 늘어 만들어야 하는 선박은 많아지는데, 만들 사람은 줄고 있다는 점입니다.
조선해양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조선업 근로자 수는 약 9만5000명 수준입니다.
조선업 근로자 수는 2014년 말 20만34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10만명 선도 붕괴됐습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조선 부문 근로자 수가 1년 전보다 900명 가량 감소했고, 현대중공업은 약 300명 줄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70명 가량 줄었습니다.
이에 조선해양인적자원개발위원회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조선산업의 생산직 필요 인력이 8239명 부족했다며, 올해 3분기에는 약 13000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생산해야 하는 물량이 계속 늘고 있는 만큼 인력 충원이 필요한데 오히려 사람은 줄고 있는 상황 때문입니다. 인력 부족으로 자칫 생산 차질까지 빚어질 수 있습니다.
이에 가만히 있을 수 없던 업계는 떠나는 인력 붙잡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대우조선해양은 2009년 이후 입사한 생산직, 사무직 전 직원에 대해 호봉을 인상해주기로 했습니다. 직원들로서는 월급이 오르는 혜택을 받는 셈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사명을 HD현대그룹으로 바꾸면서 임직원의 복지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인 임직원 자녀의 유치원 교육비를 자녀 1인당 연 600만원, 최대 3년간 1800만 원까지 지원하고, 내년 3월부터는 경기도 판교 글로벌R&D센터에 300명까지 수용 가능한 어린이집을 운영합니다.
이런 사 측의 노력이 떠나려는 직원들의 마음을 돌리고, 인력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입니다.
다만, 복지를 늘려 직원 하나라도 더 붙잡아보자는 그들의 모습에서 절박함이 엿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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