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포기 안했다… 3~4단계는 상용화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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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자동차 부품 기업 발레오는 4일(현지 시각) CES 미디어 간담회에서 기존의 자율주행 기술보다 한 단계 진화한 ‘팬터마임’ 기술을 소개했다. 사람의 몸짓으로 의도를 파악하는 팬터마임처럼 움직이는 물체의 움직임을 보고 자전거 타는 사람인지, 보행자인지, 경찰인지 인지해 이들 행동의 의도까지 파악하는 기술이다. 발레오는 “이 같은 기술 진화에 힘입어 스스로 차로를 변경하고 고속도로에서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되는 수준의 3단계 자율주행이 올해 본격 상용화될 것”이라면서 “특히 차가 스스로 주차하는 발레파킹 기능은 매우 쓸모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자율주행 분야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고전하면서 완전자율주행에 대한 회의론이 팽배했지만, CES 2023에 참가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꺾이지 않는 의지를 과시했다. 차가 스스로 골목길을 누비는 완전자율주행에 대한 환상은 버렸지만, 제한된 수준에서의 자율주행은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CES 현장에선 “자동 주차나 고속도로 자율주행 같은 3단계 자율주행은 올해 양산차에 본격 적용되고, 제한된 구역에서의 4단계 자율주행은 2025년을 분기점으로 대거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양산된 자동차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와 혼다 레전드에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됐고, 현대차가 올해 상반기 G90에 3단계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한다.
독일 자동차 부품사 ZF도 이날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교통 체증이 없는 전용 도로에서만 다니는 자율주행차와 일반 도로에서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차를 구분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해진 레인이 있는 차는 일반도로 자율차만큼 많은 센서가 필요하지 않고 기능 구현이 더 쉽기 때문에, 도시와 도로 인프라만 잘 구축한다면 곧바로 실현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네덜란드에선 ZF의 시스템이 탑재된 무인 자율주행 셔틀이 운영되고 있다.
타이어가 주력제품이던 독일 콘티넨탈도 조향·제동 같은 개별 기능을 모두 따로 제어하는 대신 이를 큰 묶음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활용해 3~4단계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진화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콘티넨탈 관계자는 “어디든 갈 수 있는 완전자율주행이나 무인 로보택시는 먼 이야기가 맞지만 제한된 구역 내에서의 자율주행은 충분히 상용화가 가능하고, 이는 인간의 이동의 자유를 확장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CES에 참가한 자율주행 전문가 정구민 국민대 교수는 “향후 자율주행은 제한된 구역에서 먼저 구현한 뒤 점점 그 구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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