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권력 `北 무인기` 공방 속 수방사 찾은 野…"尹 새빨간 거짓말"

박기주 2023. 1. 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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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국방위원들, 수방사 방공진지 방문
김병주 "北 무인기 용산 침투, 경호 작전 실패"
설훈 "허위사실 보고한 국방 장관, 물러나야"

[이데일리 박기주 이수빈 기자] 서울 상공에 침투했던 ‘북한 무인기’가 P-73(대통령 경호를 위한 비행금지구역)을 지나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야권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당초 국방부가 해당 사실을 부인했다 이를 번복하는 상황에 대한 배경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방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서울의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수도방위사령부를 찾아 대응 태세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특히 무인기 대응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이어서 북한 무인기를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김병주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와 야당 국방위원들이 5일 오후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방공진지를 찾아 관계자로부터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뉴스1)
국회 국방위 야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을 비롯한 야당 국방위원들은 5일 오후 서울 수방사를 방문해 북한 무인기 대응 현장을 확인했다. 김 의원은 수방사 방공진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 지상을 지키는 울타리도 있지 않나. 공중 울타리가 비행금지구역이다. (북한 무인기의) 상공 울타리 침투는 작전 실패, 경호 작전 실패, 위기 관리 실패”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윤 대통령이 2017년 이후 무인기 잡는 훈련이 없었다고 했는데, 와서 확인하니, 1일 2회 한다고 한다. 이렇게 열심히 훈련하는 장병에게 훈련하지 않았다는 건 모독”이라며 “또한 문재인 정부가 (드론 관련) 대책을 안했다고 하는 것도 새빨간 거짓말이다. 당시 들여온 레이더로 이번에 온 무인기도 잡은 것”이라고 했다.

이날 동행한 설훈 의원도 “국방부 장관이 (무인기가 용산에 침투하지 않았다고) 허위 사실을 국방위에 보고한다는 것이 심각하다.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에게 책임을 추궁하고 물러나라고 해야 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당 지도부는 일제히 군 준비 태세에 대한 비판을 퍼부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군 당국은 그간 무인기의 비행금지구역 침투 가능성을 극구 부인해왔다”며 “정밀분석 전까지 P-73이 뚫린 지도 몰랐던 무능한 군 당국의 작전실패와 허위보고야 말로 최악의 이적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실기가 발생했을 때 최종책임자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빠르고 정확하게 실패를 인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감당하며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모름지기 군통수권자라면 유례없는 안보 참사에 대해 대국민사과하고 책임자의 무능과 기망을 문책 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무능한 정부가 펼치는 안보불안의 끝이 과연 어디일지 우려스럽다”며 “진상을 철저히 밝혀 자신들의 작전실패, 경호실패를 거짓말로 덮으려 했던 국방부 장관, 경호처장을 엄중하게 문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회 차원에서 이에 대한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정부가 북한의 무인기 침투 사실과 관련해서 국민에게 허위 보고를 했을 뿐만 아니라 그 사실이 전비 태세 검열 과정에서 드러났다”며 “반드시 국정조사에 준하는 청문회가 필요한 사안이고 국회 본회의에서 긴급현안질문을 추진해서 이 안보의 구멍, 경호 작전의 실패에 대해서 반드시 책임을 따져 물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북한 무인기를 둘러싼 신경전은 계속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군 당국 등으로부터 무인기 대응 전략을 보고받은 뒤 북한의 무인기 침범에 대응할 합동드론부대 창설을 지시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창설한 드론봇 전투단이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아울러 문 정부의 최대 성과 중 하나인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해 북한 도발이 이어지면 이 합의의 효력 정지를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앞서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와 신년 회동 자리에서 무인기 대응과 관련해 레이더 도입 등 상당한 준비를 진행했었다고 언급했고, 윤 대통령을 향해 “서로 소통하지 않는 정치를 하는 게 얼마나 위험하고 국민을 힘들게 만드는지를 지난 1년간 실감했을 텐데, 계속 그렇게 하는게 너무 안타깝게 생각이 된다”고 말해기도 했다.

박기주 (kjpark8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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