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3.8 레이스 본격화‥尹心 경쟁도 후끈 달아올랐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기현 의원(오른쪽)이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배현진, 장제원 의원과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뽑는 3·8 전당대회 레이스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른바 '친윤계(친윤석열계)' 맏형격인 권성동 국민의당 의원이 5일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친윤계를 표방하는 당권주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서다. 당내 최대 친윤계 모임인 '국민공감' 소속 의원 약 30명도 서울 송파을 신년인사회에 모이면서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경쟁도 한층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송파을 신년인사회에는 친윤계를 표방하는 당권주자들이 한자리에 참석했다. 특히 대표적인 친윤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연사로 나서고 당내 최대 친윤계 모임 국민소속 의원이 대거 참석해 김 의원을 '지원사격'하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김 의원은 친윤계 실세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과 이른바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를 공식화하면서 당권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실제 김 의원은 행사장 맨 앞줄에 배현진 의원을 사이에 두고 장 의원과 앉았꼬 그 옆은 국민공감 의원들이 자리했다.

김 의원은 "우리 보수당에서 가장 훌륭한 대통령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내년 총선에서 꼭 이기고 그래서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윤 대통령과 눈빛만 봐도 뜻이 통하는 사람이 당 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이 '윤심' 대표주자인 점을 피력했다. 김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당이 윤 대통령과 똘똘 뭉쳐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자기정치하지 않는 모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이재명은 종합비리백화점이 아니고 종합비리생산공장"이라면서 "이제 우리 국회의원, 당 지도부가 앞장서서 싸워야 한다"며 했다. 국민공감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강력한 대야투쟁을 원하는 당심에도 호소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날 행사에는 '윤심 주자'를 표방하는 안철수 의원과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나경원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지낸 안 의원은 당권 도전 의지를 피력한 이후 내내 '윤석열 정부 연대 보증인'을 자임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윤 대통령 내외로부터 관저에 식사 초청도 받았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이날 행사장에 입장하며 기자들과 만나 "저는 주위사람 아무에게도 말씀 드리지 않았는데 워낙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있다보니 그분들이 한분 씩 말씀하면서 뒤늦게 소문이 난 것 같다"면서 "대통령님이 오셔서 한번 만찬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셨고, 여사께서 오셔서 부부동반으로 한 번 모시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친윤' 주자로 분류되는 나 부위원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면서 당 대표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여러가지로 다 고민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나 부위원장은 "앞서 보건복지부 출입 기자단과 가진 신년간담회에서는 "그렇게 (당권에 도전하게) 되면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해서는 그 자리에서 더 크게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들이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한다"고 당 대표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듯한 발언도 했다. 다만 나 부위원장이 출마 여부에 대한 결심을 내리기 전 대통령실과 물밑 조율을 거치지 않겠냐는 관측이 대다수다. 나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 등 공직을 맡고 있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에 나선 안철수 의원(왼쪽)과 나경원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제공

친윤계 '맏형'으로 통하는 권성동 의원이 이날 당 대표 불출마를 전격적으로 선언하면서 친윤 당권 주자 간 '교통정리'를 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권 의원은 "대통령의 최측근이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당의 운영과 총선 공천에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이라는 당원의 우려와 여론을 기꺼이 수용하기로 했다"면서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우리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과 과제를 가장 확실하게 실현할 수 있는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만 장제원·이철규 의원 등 친윤계 핵심은 권 의원 혼자의 결단이라고 선을 그었다. 장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본인의 고독한 결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