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병원 갈 필요없다”… 코로나 이후 대폭 진화한 헬스케어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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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스타트업 ‘애바이스 헬스(Aevice Health)’는 올해 CES에 가슴팍에 달면 폐 소리를 분석해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을 추적하는 동전 크기의 ‘애바이스MD’를 선보였다. 사용자의 증상이 악화될 조짐이 보이면 이 기기는 스마트폰을 통해 경고를 보낸다. ‘원격 청진기’인 셈이다. 애바이스 헬스는 “만성 호흡기 질환은 관리하기가 까다롭지만 이제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올해 CES에서는 코로나를 계기로 더욱 진화한 디지털 치료와 헬스케어 관련 기술·제품들이 대거 선을 보였다. 작년까지만 해도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 그쳤던 헬스케어 관련 기술에 AI(인공지능), 뇌파 분석,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본격적으로 접목되면서 전례 없이 다양한 디지털 치료 기기와 서비스가 제품 형태로 소개된 것이다. CES 현장에서 만난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VC(벤처투자사) 대표는 “코로나 이후 의료 분야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집 안의 주치의된 테크
테크 업체들이 선보인 신기술과 신제품은 특히 집 안에서 질환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고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분야에 집중됐다.
프랑스의 헬스케어 업체 위딩스(Withings)는 변기에 달면 90일간 소변을 자동으로 검사해 스마트폰 앱을 통해 결과를 통보해주는 ‘U-스캔’이란 제품을 공개했다. 작은 원반 형태인 이 제품 하나로, 병원에서 소변을 종이컵에 받아 검사실에 맡기는 복잡한 과정을 없앤 것이다.
헬멧 형태의 기기를 머리에 쓰면 사용자의 뇌파를 분석해 경도인지장애,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같은 뇌질환과 우울증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는 것이다. 미국 덱스콤은 채혈 없이 몸에 부착해 혈당 수치를 측정하는 신제품을 선보였다. 크기가 기존 제품보다 40% 줄고 작동은 더 빨라진 제품으로 올해 출시 예정이다.
일본의 의료기기 업체 오므론 헬스케어는 다른 자사 제품을 통해 측정한 사용자의 건강 정보를 기록하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료진과 원격 진료까지 지원하는 서비스 ‘비소(Viso)’를 공개했다. 랜디 켈로그 오므론 헬스케어 CEO는 “올해 영국에서 처음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스트레스 줄이고 숙면 유도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숙면을 유도하는 헬스케어 제품도 대거 등장했다. 미국의 스타트업 터치포인트는 양 손목에 끼면 특정 진동이 부드럽게 번갈아 전해지며 사용자의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는 손목 밴드를 선보였다. 터치포인트는 “특정 진동이 사용자의 심리 상태를 안정화해 스트레스 수준을 30초 만에 74% 감소시킨다”고 설명했다.
숙면을 돕는 헬스케어 제품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프렌즈(FRENZ)는 수면 중 머리에 쓰면 사용자의 뇌파와 머리·눈 움직임 같은 정보를 실시간 추적해 사용자의 수면 질을 파악하는 헤어밴드 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사용자의 수면 질이 낮을 경우 내장된 골전도스피커를 통해 뇌파 공명 자극을 줘 사용자가 더 빠르고 깊은 수면을 취할 수 있게 유도한다. 한국의 텐마인즈는 인공지능 기반 코골이 방지 베개 ‘모션필로우’로 3년 연속 CES 혁신상을 받았다. 코골이가 시작되면 베개가 사용자의 머리 위치를 파악하고 베개 속 4개의 작은 에어백이 움직이며 기도를 확보해 코골이를 줄이는 제품이다.
프랑스의 바라코다 데일리 헬스텍은 충전이 필요 없는 실시간 건강 추적 시곗줄을 선보였다. 따로 충전하지 않아도 시곗줄이 사용자의 몸 움직임과 체온, 자연광 같은 외부 조명에 의해 자동으로 충전된다. 시곗줄에서 수집된 심박수와 혈압 같은 건강 정보는 스마트폰에 기록된다.
디지털 치료와 헬스케어 관련 시장은 점점 더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직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23억달러(약 2조9000억원) 규모였던 글로벌 디지털 치료 시장은 2030년 357억8000만달러(45조5000억원)로 15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스베이거스=김성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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