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을 유전자 교정해 암 사멸 유도...새로운 항암 가능성 제시

윤영혜 기자 2023. 1. 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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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종양세포는 체내에서 '동료' 종양세포가 있는 곳으로 가려는 특성이 있다.

만일 살아있는 종양세포에 동료 종양세포를 죽이는 능력을 부여해 체내에 주입하면 악성으로 진행되는 종양세포(암세포)를 찾아가 암세포 사멸을 유도할 수 있다.

칼리드샤 미국 하버드의대 부속 브리검여성병원 신경외과 교수 연구팀은 이처럼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살아있는 종양세포를 활용한 암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중개의학'에 4일(현지시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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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의대 부속 브리검여성병원 연구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살아있는 종양세포는 체내에서 '동료' 종양세포가 있는 곳으로 가려는 특성이 있다. 만일 살아있는 종양세포에 동료 종양세포를 죽이는 능력을 부여해 체내에 주입하면 악성으로 진행되는 종양세포(암세포)를 찾아가 암세포 사멸을 유도할 수 있다. 마치 오랑캐를 이용해 오랑캐를 제압한다는 뜻을 지닌 '이이제이'와 유사하다.

칼리드샤 미국 하버드의대 부속 브리검여성병원 신경외과 교수 연구팀은 이처럼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살아있는 종양세포를 활용한 암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중개의학'에 4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암이 무서운 이유는 정상세포를 공격하며 끊임없이 증식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흔한 악성 뇌종양 신경교종의 대표적 유형인 '교모세포종'은 수술과 항암 방사선 등 표준치료를 모두 받아도 평균 생존율이 2년이 채 안 될 정도로 예후가 불량해 최악의 뇌암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악성 뇌암 교모세포종 쥐 모델에서 살아있는 종양세포를 활용했다. 살아있는 종양세포가 동료 종양세포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려는 특성에 주목했다.

살아있는 종양세포를 대상으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해 면역유도물질인 '인터페론 베타(IFNβ)'와 '과립구 대식세포 콜로니 자극 인자(GM-CSF)'의 분비를 촉진시켜 종양세포 사멸을 유도하도록 유전자를 교정한 뒤 다시 체내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항암 치료를 시도했다. 암 치료에 사용되는 인터페론 베타는 종양 사멸 역할을 하는 걸로 알려진 T림프구를 비롯해 B림프구, 수지상 세포를 포함한 다양한 세포에 면역 자극 효과가 있다.

그 결과 조작된 종양세포는 암 세포 사멸을 유도해 쥐의 교모세포종 종양을 제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종양이 사라진 마우스는 실험이 종료될 때까지 생존했다. 연구팀은 또 유전자 교정된 종양세포가 장기적으로 생체 내에서 T세포에 의해 매개되는 장기 면역을 유도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칼리드샤 교수는 "우리의 치료 전략은 인간을 대상으로 최적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지만 암세포를 치료제로 활용해 최초로 면역 치료법의 타당성과 효율성을 입증한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암 살해 백신'을 개발해 암 환자의 임상 결과를 개선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영혜 기자 yy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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