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터스쿨 같은 ‘우수 자율형 공립고’ 육성… 다양한 학교 만든다
교육부가 미국의 차터(charter) 스쿨처럼 학교를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특색 있는 교육 과정을 갖춘 다양한 일반 공립고등학교를 대폭 육성한다.
교육부는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이 담긴 2023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교육개혁, 대한민국 재도약의 시작’이라는 제목의 이날 업무 보고는 학생·학부모·지역·산업과 사회 등 4개 개혁 분야 10개 핵심 정책으로 이뤄져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교육을 노동·연금과 함께 3대 중점 개혁 과제로 삼고 있는데, 이날 구체적 교육 개혁의 윤곽이 나온 것이다.
교육부는 초·중·고 학교 수업 혁신에 나선다. 2025년 전면 도입을 앞둔 고교학점제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2월까지 대책을 내놓고, 초중고교에서 프로젝트·토론형 수업, 인공지능·에듀테크 활용 수업 등 다양한 수업이 가능하도록 ‘교실 수업 혁신 방안’도 올해 상반기 중 마련한다.
또, 미국의 차터스쿨(Charter school), 영국의 아카데미(Academy) 처럼 자율성을 갖고 학교를 운영하는 다양한 우수 일반 공립고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차터스쿨은 정부에서 예산을 지원 받는 공립고등학교지만, 학교 운영이나 교육 과정은 일반 공립학교와 달리 굉장히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일종의 자율형 공립고다. 시민단체 등 다양한 주체들이 학교 운영을 맡는다. 획일화된 공교육의 대안으로 도입됐는데, 특성화 교육을 하는 데다 학업 성취도가 높아 학부모 호응이 높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과거 이명박 정부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자사고(자율형사립고), 마이스터고, 기숙형 공립고 등 다양한 고교를 만든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실시했는데, 가장 수가 많은 자사고의 경우 우수 학생을 데려가 일반 공립고 학생들은 열패감에 빠지고, 정작 교육과정은 차별화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 장관은 이번엔 우수한 일반 공립고를 많이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도 업무 보고 모두 발언에서 ‘다양한 교육’ ‘다양한 학교’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고 교육을 통해 사회의 성장잠재력과 경쟁력을 키우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의 다양성”이라며 “국가가 교육 관장한다고 해서 획일적 콘텐츠, 획일적 특정한 학교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점시장에선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경쟁 시장 구도가 되어야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상품이 만들어진다”면서 “4차 산업 혁명 시대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건 다양성이고 다양성을 보장하려면 학교도 다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고교 다양화 측면에서 이미 기존의 자사고·외고를 폐지하려는 전 정부 입장을 뒤집고 해당 학교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업그레이드 방안을 마련해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고교 체제 개편 방안을 원래 올 2월에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상반기 중으로 미룬 상태. 이에 대해 이주호 장관은 사전 백브리핑에서 “고교 체제는 민감한 문제라서 시도교육감들과 충분히 논의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수업 혁신을 담당하는 교사들의 혁신도 중요하다고 보고 교사들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전문대학원(교전원)’을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교전원을 나오면 임용고사를 통과한 교사가 수년간 근무하고 연수까지 받아야 딸 수 있는 정교사 1급 자격증을 준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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