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도민 배제 국토부 제2공항 발표, 심각한 문제 초래할 수도"

제주방송 신동원 2023. 1. 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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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추진 재개를 공식화한 가운데, 오영훈 제주자치도지사가 강한 유감의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발표 자체가 제주자치도와의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져 제주도민들이 배제됐을 뿐만 아니라, 발표 내용 자체도 부실했다는 지적입니다.

다만, 제2공항과 관련한 제주자치도 차원의 입장 정리는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 내용이 나온 후 그 결과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영훈 지사는 오늘(5일) 오후 JIBS제주방송 포커스인제주에 출연해 "제주도민을 배제한 상황에서 국책사업을 결정해 나가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 지사는 국토부의 '불통'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오 지사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협의의 진행 주체가 국토부와 환경부가 맞다고 전제하면서도 "이 과정에서 제주도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은 실제 보완 협의가 제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걸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미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용역을 할 때(해당 보고서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들었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실제 제주자치도청과 그 문제에 대해 협의한 사실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오늘 국토부의 발표 내용 중 '필요 시 제주자치도와 협의하겠다'는 부분에 대해 "대단히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오 지사는 "국토교통부가 필요 시 제주자치도와 협의하겠다는 문구를 명시했다"며, "저도, 제주도민도, 국민 대부분도 필요하다고 주장할 것인데, 국토교통부는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이야기"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면담을 위한 면담'을 하지 않겠다며 면담을 피한 것과 관련해서는 오늘과 같은 제2공항 재추진 계획을 갖고 있었기 때문인 것 아닐까 하는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검토 참고 자료로 제시된 내용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오 지사는 "지난 2021년 환경부가 반려했던 사유에 대해 보완 가능하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바로 그 참고 자료 내용이 오히려 더 논란을 확대시킬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일례로 "조류 충돌의 가능성을 보완하겠다는 내용이 있는데, 조류의 대체 서식지를 조성하겠다고 제시하고 있다"며, "그런데 조류에게 '다른 데 가서 살아라', '이동하라'(고 말하면 먹히겠는가) 저는 소통이 잘 안 될 걸로 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람하고 소통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제주자치도 차원의 입장 정리에 대해서는 "일단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의 내용이 적절한 것으로 나오느냐, 어떻게 나오느냐가 가장 중요한 대목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 대목을 도민들이 확인했을 때 공항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겠구나', '그렇지 않겠구나'라는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 그 판단 후에 또 다른 대응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제주도민이 원하지 않는 방향이면 그때 가서 뭔가 다른 의견을 모아서 대응하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제주도의 입장을 정리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여론조사 방식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으며, "그동안 진행했던 방식과는 좀 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국토부가 발표 내용 말미에 제2공항을 순수 민간 공항으로 건설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순수 민간 공항 시설이라고 주장만 하지 말고, 국토교통부가 당정 협의를 통해서 군사공항으로 갈 수 없다는 걸 명확히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핵 전진기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당정 협의 결과로서 저희 도민과 국민들께 알려야 할 것"이라며, "그런 절차 없이 공항을 짓는다는 것은 저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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