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 ‘마린테크’ 전장된 CES… 美 레저보트 최강자도 HD현대 견제

라스베이거스(미국)=박정엽 기자 2023. 1. 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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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보트 업계 강자인 브런즈윅은 이날 CES에서 이례적으로 미디어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회사의 비전과 신제품 등을 발표했다.

브런즈윅이 대형 레저보트를 중심에 둔 부스를 마련한 가운데, HD현대가 부스 개방 직전에 애초 8m 규모로 제작한 신형 LNG운반선 모형을 10m 규모로 변경하는 일도 있었다.

조선업계에서는 이번 CES를 기점으로 상선 1위 업체인 HD현대와 레저보트 업계 최강자인 브런즈윅의 자율운항 및 운항보조 장비 관련 경쟁이 가시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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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엔진 ‘브런즈윅’ 자율운항 제시
브런즈윅-HD현대 부스에선 전시용 배 크기 경쟁도

올해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마린 테크(Marine Tech)가 떠올랐다. 조선해양 관련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자율운항 관련 제품을 출품했기 때문이다. 4일(미국 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장에서 열린 HD현대, 브런즈윅(Brunswick) 등 주요 기업의 미디어 컨퍼런스는 수백석에 달하는 좌석을 가득 채웠고, 주요 전시공간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웨스트홀은 마린테크 기업들의 부스 비중이 대폭 늘었다.

HD현대의 자율운항 전문 자회사 아비커스의 칼 요한슨 이사가 4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2023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아비커스의 신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박정엽 기자

레저보트 업계 강자인 브런즈윅은 이날 CES에서 이례적으로 미디어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회사의 비전과 신제품 등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머큐리’라는 브랜드로 미국 레저보트용 엔진 시장의 50%를 장악하고 있고, 직접 보트도 생산한다.

브런즈윅은 자율운항 관련 기술개발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비전센서를 통해 회피 대상을 인식하는 기술, 이를 바탕으로 엔진을 제어하는 기술 등이 관련 영상과 함께 소개됐다. 다만 이 회사가 공개한 영상에는 관련 기술을 통합해 사용자 친화적으로 실제 선박에 적용하는 모습은 담기지 않았다.

이를 두고 브런즈윅의 올해 CES 컨퍼런스 참여가 HD현대의 자율운항 자회사 아비커스를 의식한 행보라는 목소리가 참관인들 사이에서 나왔다. HD현대와 아비커스는 대형 상선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레저보트까지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브런즈윅은 이날 자신들의 새 표어 ‘넥스트 네버 레스츠(Next Never Rests)’를 새로 공개했다. ‘다음 도전자 또는 다음 과제는 쉬지 않고 온다’는 의미로 다른 영역에서 등장한 경쟁자에 대한 긴장감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었다.

HD현대도 이날 오후 같은 곳에서 미디어 컨퍼런스를 열고 아비커스 등 조선해양 관련 그룹 비전 등을 제시했다. 아비커스는 사용자 친화적으로 진화한 기술을 선보였다. 해돋이나 석양을 보기 위한 항해나 낚시를 위한 항해 등 선박을 통한 레저 목표만 제시하면 최적항로를 자율운항으로 이동해 관련 임무를 수행하고 출발한 곳으로 돌아오는 단계다.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상선은 연간 2000척 건조되지만, 레저보트는 연간 50만척 이상 건조된다”면서 “솔루션 수익성은 레저보트가 훨씬 높아, 상선용 솔루션을 통해 확보한 기술을 소형으로 확장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데이브 포크스(Dave Foulkes) 브런즈윅(Brunswick Corporation) 최고경영자(CEO)가 4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2023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회사의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박정엽 기자

두 회사의 주요 관계자는 상대방의 컨퍼런스 장소를 찾아 서로의 프리젠테이션을 유심히 지켜보는 등 조용한 신경전을 치렀다. 브런즈윅이 대형 레저보트를 중심에 둔 부스를 마련한 가운데, HD현대가 부스 개방 직전에 애초 8m 규모로 제작한 신형 LNG운반선 모형을 10m 규모로 변경하는 일도 있었다.

조선업계에서는 이번 CES를 기점으로 상선 1위 업체인 HD현대와 레저보트 업계 최강자인 브런즈윅의 자율운항 및 운항보조 장비 관련 경쟁이 가시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사는 지난해 초까지만해도 협력을 전제로 한 접촉을 수차 이어갔다. 아비커스의 시험선이 채택한 엔진도 브런즈윅의 머큐리 엔진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포트 로더데일 국제 보트쇼를 전후로 양사는 접촉을 중단하고 각자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경쟁관계로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브런즈윅은 직접 엔지니어를 보유하기 보다는 카네기로보틱스 등 외부 용역을 통해 자율운항·운항보조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늦게 개발에 뛰어든 만큼 HD현대 아비커스에 비해서는 약 2년 정도 기술 격차가 있다는 평가도 업계에서 나온다. 다만 머큐리 엔진, OEM 보트 등을 제작하며 쌓은 제어 기술 및 기술 통합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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