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사사건건] “한국 정치 고질병 ‘지역주의’ 타파? 사람이 없어요!”

정창화 2023. 1. 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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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 지방 정치 실종…어느 정도?
임미애 "흘린 눈물 어마어마할 것…당선되는 순간 지역 의제 논의되지 않는 게 현실"
천하람 "투명인간 취급 받기도…지역선 비례대표 후보 구하기도 굉장히 어렵더라"
# 지역 청년 정치인 육성?
임미애 "여의도 보좌관 중 지방대 출신 없는 것이 현실, 정치적 경험 쌓을 기회 없어"
천하람 "유능한 젊은 인재들 수도권에 집중…수도권 의제만 강화돼"
# 중·대선거구제로 달라질까?
천하람 "당선 가능성 없을 때와 3, 4등으로 당선 가능성 있는 것은 전혀 달라"
임미애 "정치권 책임감 가지고 지역 목소리에 반응해야…준비된 사람들은 충분"
# 선거제 개편 거대 양당 지도부는 '뒷짐'
천하람 "이번이 적기…이슈 따라 야당과 손잡을 수 있…

■ 방송시간 : 1월 5일 (목)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https://youtu.be/-2OFLB9CjYo

◎범기영: 여의도 사사건건, 이번 주는 정치 개혁 한 주 내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지역, 지역 정치, 또 지역주의, 이거를 상대 당 텃밭에서 뛰는 분들과 극복을 해보고자 노력하는 분들 모시고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 임미애 민주당의 경북도당 위원장, 두 분 모섰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천하람: 안녕하세요?

▼임미애: 안녕하십니까?

◎범기영: 첫 질문은 밸런스 게임으로... 경북에서 민주당 하기랑 전남에서 국민의힘 하기 중에 어떤 게 더 어려울까요?

▼임미애: 제가 볼 때는 더 어려우실 것 같아요.

◎범기영: 전남에서...

▼천하람: 그렇죠. 그런데 그거는 사실은 저희가 지금까지 게을러서 그런 거예요.

◎범기영: 게을러서.

▼천하람: 그러니까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그래도 영남에서 좀 더 노력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저희는 뭐 실제 노력을 거의 안 했고, 그러니까 저희도 실제 득표율 보면, 지난 총선 기준으로 민주당 같으면 대구에서도 못해도 30% 거의 다 넘기거든요? 김부겸 정도 되시는 네임드, 이런 분들은 한 40% 정도 됩니다, 낙선을 해도. 그런데 저희 같은 경우는 평균 득표율이 한 3%, 4% 이랬었으니까 아직까지 저희가 좀 더 갈 길이 멀죠.

◎범기영: 게을러서 그랬다.

▼임미애: 그런데 저희가 지난 이명박 대통령 당선되던 시절에 저희 정동영 후보가 경북에서 얻은 득표율이 6%였어요. 그런데 6%에서 지금 총선을 치르면 25% 내지는 35%, 이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지지를 얻으니까 천하람 위원장님 말씀하신 것처럼 저희는 그 긴 시간 동안, 한 20여 년 동안 꾸준히 밭을 가는 노력들이 있었던 거죠.

◎범기영: 21대 총선 당시에 몇 퍼센트 얻으셨죠?

▼천하람: 저는 3% 받았습니다.

◎범기영: 3%요? 진짜 고생 많이 하셨죠?

▼천하람: 네, 고생 많이 했죠.

◎범기영: 어떤 경험이 좀 있습니까? 이건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다, 이런 거.

▼천하람: 그런 거는 너무 많은데요. 그런데 이제... 그러니까 실제로 명함 찢으시고 욕하시고 이런 건 있는데, 그런데 그거 말해 뭐 하겠습니까?

◎범기영: 면전에서.

▼천하람: 네, 그런 거는 이제 뭐 일탈인 거고, 그런 것보다 저는 오히려 크게 봐서 제일 서러운 거는 약간 투명인간 취급하는 거? 그러니까 유권자들도 이 기억력이라는 거를 합리적으로 쓰시기 때문에 당선 가능성이 없는 사람한테는 관심을 주시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제가 출마 선언하고 이러는데도 기자분들 저희 지역에 엄청 많으시거든요? 1명 와요. 그래도 그때도 이제 제1야당의 후보 출마하고 이러는데도. 제 인생을 그래도 나름대로 돌아보면, 제가 막 완전 엄청 잘 나가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꽤 주류의 삶을 살았는데, 이게 제가 입은 옷 하나만으로 이게 투명인간이 되는 경험을 한다는 게, 지나고 나서 보니까 굉장히 큰 깨달음을 얻었구나, 정말 힘든 분들은 더 여러 가지 측면에서 힘든 분들 많으실 거 아니겠습니까, 우리 사회 비주류라고 할 만한 분들? 그래서 약간 비주류의 경험을 아무튼 착실하게 쌓고 있습니다.

◎범기영: 그런데 이게 이제 유권자의 시각으로 보면, 순천의 유권자가 대구 출신의 젊은 변호사가 갑자기 와가지고 저 국민의힘 후보입니다, 표를 좀 주십시오, 일이면 심지어 약간 모욕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무슨 지역 기반 하나도 없는데 이제 와서...

▼천하람: 그때도 실제로 약간 싫어하셨어요. 그러니까 이게 이제 그나마 제가 좀 오래 있으니까, 처음에는 이게 KBS에서 할 수는 없는 거니까 돌+아이 아니냐, 약간 그런 거였다가 그래도 꾸준히 하니까 저 친구가 정신이 나간 게 아니면 나름대로 대단한 건데? 이렇게 되고는 있는 과정인데, 말씀하신 것처럼 제가 그때 4,500표를 조금 넘게 받았습니다. 저를 찍어주신 분들도 정말 어마어마한 결심을 하신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 저의 이런 도전이 어찌 보면 표준이 돼서는 안 됩니다. 이거 약간 무리수인 게 맞거든요? 그래서 지금 저희 당에 호남의 인재 풀이 워낙 없으니까 저부터 이렇게 가서 역할을 하고 있는 거지, 조금만 이게 자라 올라오면 자생적으로 많은 좋은 후보들이 나와야 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지방선거 직후에 이관후 박사랑 한 인터뷰 기사를 제가 인상 깊게 봤던 기억이 있는데, 의성으로 가서 이제 생활을 하셨고. 그러니까 서울 출생이신 거잖아요.

▼임미애: 네.

◎범기영: 농활 가시던 지역으로 귀향, 귀농을 하신 거죠?

▼임미애: 아니, 그냥 제가 좋아하던 남자가 의성에서 농사짓고 있으니 그냥...

◎범기영: 사랑에 눈이 멀어서.

▼임미애: 네, 그런 거죠.

◎범기영: 그래서 농민으로 쭉 생활하시다가 막상 정치를 시작하신 다음에는 정말 어려우셨을 거 아니에요? 민주당 파란 점퍼를 입고 정치인으로 생활한다.

▼임미애: 그러니까 지금 천하람 위원장님이 얘기한 그 경험이 저도 그대로 있는 거여서 서러운 날이 굉장히 많죠. 그리고 자존심을 다치는 경우, 그래서 차 운전하고 가다가 막 욕하면서 울고 이런 적도 굉장히 많았고요.

◎범기영: 유권자 앞에서는 못 하니까.

▼임미애: 못 하죠. 그러니까 그때 흘렸던 눈물을 아마 그대로 받아놨다면 제가 뭐... 그 양만 해도 어마어마할걸요? 늘 지역에서 함께 생활했던 사람들이 단지 내가 민주당이라는 이유로 정치적인 계절이 돌아왔을 때 배제되는 느낌을 받을 때, 그리고 그들이 늘 나를 불편하게 여길 때 굉장히 서운하죠.

◎범기영: 그러니까 비슷하네요.

▼천하람: 갑자기 막 눈물 날 것 같은데요, 이거?

◎범기영: 지금 빨개지셨는데. 그러니까 투명인간이라는 표현을 쓰시고 배제라는 용어를 쓰셨는데, 그런데 기초의원 생활도 좀 하셨고요. 그런데 도지사 선거를 나간다, 이건 또 완전히 다른 겁니까?

▼임미애: 다르죠. 일단 선거 구역이 너무 넓어지니까 기초의원 선거나 도의원 선거는 이건 내가 해볼 만하다, 할 수 있다, 이런 약간의 그러니까... 자신감이 있는데, 도지사 선거는 땅도 넓지만 이게 지역의 정서라는 것도 있고 정당의 지지도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자질과 능력으로 이것을 뛰어넘을 수 있는 벽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울진에 산불이 났었거든요, 저희 선거 기간 동안에? 제가 선거캠프가 구미에 있었는데, 산불 현장에 가보려면 이날 새벽 3시에 출발을 해야 되는 거였어요. 그러니까 구미라 해도 어마어마하게 멀기 때문에...

◎범기영: 상상도 잘 안 되긴 하는데, 결국에는 당이 게을렀다는 표현을 하셨고, 개인이 개인기로 돌파하기에는 너무 어렵다고 표현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왜 요즘에는 서진 정책, 이런 이야기도 많이 하고, 국민의힘에서는. 상대적으로 민주당은 특히나 부울경 쪽에는 많이 공을 들였고, 단체장도 많이 나왔고요. 조금 더 나아지고는 있는 겁니까? 아니면 그래도 갈 길이 멉니까, 아직?

▼천하람: 저는 유권자분들은 준비가 돼 있으시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준비돼 있다.

▼천하람: 그런데 저희 당 차원에서도 사실 이준석 전 대표 때는 이런 거, 저런 거 열심히 했어요. 제가 그때 보면서 희망을 느꼈던 게요, 처음에 이준석 대표가 호남 와가지고 뭐 하고 할 때 저희 지역 기자분들이 전부 쇼 하는 거 아니냐고 했습니다. 그리고 한참 이제 하고 나서 이준석 대표가 낙마 내지 실각했지 않습니까? 그때 저희 지역 언론인들이 저한테 정말 연락이 많이 오셔가지고 이준석 대표 그래도 노력 많이 했는데 괜찮은 거냐, 국민의힘 앞으로 잘할 수 있냐. 제가 그 전체 과정을 쭉 보면서, 물론 언론인들만의 반응이 아니라 저희 지역에서도 이게 처음에 할 때는 쇼처럼 보일지 몰라도 꾸준히 진정성을 갖고 하면 다 그걸 알아봐주시는구나. 그렇게 해서 저희가 사실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전남, 광주, 전북 전부 다 단체장 기준으로 처음으로 15% 벽을 넘었거든요? 그게 15% 벽을 넘었다는 게 어마어마한 게, 선거비용 보전을 받을 수 있는 겁니다. 저 보고도 그때 당에서 전남지사 뭐 혹시 생각 안 해보겠냐, 경선이라도 뛰어봐라, 이랬는데 제가 그랬어요. 보전 못 받으면 나 진짜 거덜난다, 지금 와이프한테 쫓겨난다. 그렇게 했는데 여튼, 어찌 됐든 간에 짧은 기간이었지만 노력을 하면 그만큼 저희는 유권자들은 이미 보고 계시고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데, 이게 과연 꾸준히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할 수 있는 거냐, 최근에 솔직히 답보 상태죠. 그래서 앞으로는 뭐 제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남 얘기하기 전에.

▼임미애: 그런데 저는 저 말씀에 동의하는 게요, 이건 유권자 탓이 아니에요. 유권자들은 이미 준비되어 있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상대 텃밭이 아닌 정당에 지지를 보내주셨어요. 그런데 이것이 개인의 역량으로 뛰어넘을 수 없는 거거든요. 예를 들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저희 경북의 기초의원 정당 득표율은 22% 예요.

◎범기영: 많이 나왔네요.

▼임미애: 평균 22% 예요. 그런데 저희 실제 의석수는 8%가량을 저희가 의석수를 가지고 있는 거고요. 광역의회 선거에서 정당 득표율은 19% 예요. 그런데 점유율은 3% 예요. 그러니까 유권자들은 표를 줬는데, 그 결과가 의석수로 배분받지 못하는 상황이에요. 그러면 유권자 입장에서는 갈수록 정치에 대한 실망을 표할 수밖에 없는 거고, 이제 투표하러는 가기가 싫은 거죠. 내가 찍어봤자 그 사람이 당선될 일이 없으면 투표장에 가고 싶겠습니까?

◎범기영: 그럼요.

▼임미애: 그래서 저희는 이거는 이제 유권자의 문제가 아니다. 책임 있는 정당에서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하게 지지 의사를 표해 주는 유권자,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있다면, 책임감이 있다면 이제 제도를 손봐야 될 때다, 라는 생각을 하는 거죠.

◎범기영: 주권자들이 주권을 행사하는 데 효능감이 있어야죠.

▼임미애: 그렇죠.

◎범기영: 내가 하면 뭐가 이렇게 되는구나, 이게 있어야 되는데. 그러니까 좀 구체적으로, 그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어쨌거나 지역 정치 안에서는 사실상 경쟁이 없는 상태 아니에요? 그냥 기초의회도 광역의회도 전부 다 한 정당 색깔로 그냥 칠해지게 되고, 저희 지방선거 그래픽 만들어놓은 거 지금 보여주셔도 돼요. 지역이 그냥 다 한 색깔입니다. 이런 상황이면 지역 내에서 경쟁할, 특히나 정책으로 경쟁할 이유가 별로 없어지죠, 그러면.

▼임미애: 없죠. 공천만 받으면 되는데 뭐 굳이... 그러니까 선거를 치르고 나면 당선되면 그 길로 지역의 정치라는 건 없어요. 정치가 있으려면 여와 야가 있어야 되는데 당선되는 순간 여야가 없기 때문에 정치라는 것이 없고 정치가 없으면 지역이 안고 있는 의제가 정치판에서 논의가 되지 않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방 정치가 실종이 되는 거고, 이게 제일 안타까운 일인 거죠.

▼천하람: 그러니까 저도 이게 사실 좀 제도적으로도 이상한 게요, 우리나라는 시장이랑 거기 있는 지역 의원을 같은 날 뽑습니다. 그런데 지금 딱 그래픽 보시듯이 저런 식으로 한 색깔로 딱 물들잖아요? 국회는 그나마 이게 뭔가 야당이 있고 뭐 해서 견제가 되는데, 시장이 하는 거를 견제할 만한 사람이 없는 상황이 늘 펼쳐지는 거예요.

◎범기영: 그렇죠.

▼천하람: 그러니까 이제 국민들은 야, 이거 우리 맨날 세금 들여가니까 구의원, 시의원들 뭐 하려고 뽑냐. 사실 있으나 없으나인데. 이게 계속 악순환이 되는 거고요. 또 한 가지는 이게 말씀하신 것처럼 찍어봐야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좋은 경쟁자가 자꾸 안 나오는 거예요. 제가 이번에 경험한 게, 제가 순천시 의원들을 공천해야 되는데, 제가 당협위원장이니까. 저희가 이번에 비례대표 한 석 정도는 꽤 될 만했어요. 그런데도 하려는 사람 구하기가 너무 어려운 거예요. 지역구는 말할 것도 없고. 그런데 아무튼 제 자랑 잠깐 하자면 역사상 처음으로 시의원 나왔습니다, 그래서. 그런데 이게 전라남도 전체의 유일한 국민의힘 기초의원이거든요? 아까 3%, 8% 말씀하셨는데 저희는 그냥 1명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식이니까 뭐 경쟁자도 안 나오고, 원래도 경쟁 없고 그냥 자기들끼리 뭐... 그러니까 유권자를 제대로 챙기면 1당이라도 상관없어요. 그런데 그걸 하시는 분들이 유권자를 챙기는 게 아니라 결국 그 지역에서 방귀 좀 뀐다는 사람들, 자기한테 도움이 될 만한 호족들, 유지들, 이런 사람들만 계속 챙기게 되는 거거든요.

◎범기영: 공천만 받으면 되니까.

▼천하람: 그러니까요. 그래서 이제 이걸 뭐 언제까지 계속할 거냐, 이런 걱정이 좀 있는 거죠.

▼임미애: 비례대표 구하기 굉장히 어려우시죠?

▼천하람: 네.

▼임미애: 저희도 그래요. 저희 2006년도부터 10년도, 14년도 선거를 할 때마다 비례대표... 저희가 봐도 될 만한데, 비례대표 후보를 찾기가 너무 어려워요. 그러니까 열심히 만나서, 사람 만나서 이렇게 설득을 하는데, 정치는 하고 싶어 하는데, 민주당으로 정치하면 자기 인생에 마치 빨간 줄이 그어진다고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비례대표 찾는, 후보 찾는 것도 굉장히 어려워요. 경험이 너무나 같아서...

▼천하람: 저희 얘기를 듣는 것 같습니다.

◎범기영: 같은 당에서 활동하시는 분들 아니고요. 경북의 임미애, 순천의 천하람, 이렇게 두 분과 함께하고 계십니다. 청년들은 좀 다릅니까? 그러면 세대별로도 좀 생각이 달라지나요? 이것도 궁금하긴 하네요.

▼임미애: 저희는 좀 다른 것 같아요.

◎범기영: 청년 자체가 그런데 많지 않잖아요, 지역에.

▼임미애: 그 청년들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민주당의 가치와 철학에 동의를 해서 민주당의 이름으로 정치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좀 조금씩 늘고 있는데...

◎범기영: 정치학교, 이런 것도 하고 계시다면서요?

▼임미애: 많이 하죠. 그런데 저희가 좀 아쉬운 건 뭐냐 하면, 이 청년들한테 기회를 줄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이런 거죠. 저희는 국회의원이 1명도 없다 보니까 지역구 국회의원이 있으면 그들이 운용 가능한 9명의 그 보좌 인력을 통해서...

◎범기영: 그렇죠.

▼임미애: 정치적 경험을 할 수 있고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데 그런 기회 자체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언제 한 번 국회의사당에 가서 의원실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의원 보좌관이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본인이 알기에 민주당 내에서 대구 경북 출신의 보좌관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자기가 영대 나왔습니다, 이러면 사람들이 잘 못 알아듣고 연세대학교 나왔는지 안다는 거예요. 그런데 영남대 출신이라는 거죠. 의회 보좌 인력 중에 지방대 출신 인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얘기해요. 이게 단순히 보좌 인력이 없다, 이 수준이 아니라 그만큼 지방에서 민주당으로 정치를 하려고 하는 사람이 자신의 활동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그런 공간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이 얘기하고 연결이 되는 거죠.

◎범기영: 그러니까 사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지역의 어떤 의제, 지역의 요구, 이게 국회까지 못 들어온다는 거 아니에요? 중앙 정치 무대까지.

▼천하람: 그러니까 저는 문제가 이런 거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1당을 택하시는 것도 유권자들의 의지죠. 그런데 문제가 정권 교체할 때마다 난장판이 나는 거예요. 그러니까 정권 교체가 되면 예를 들면 전남에 있는 의원들은 갑자기 네트워크가 확 없어집니다. 전남이 전부 다 민주당이니까. 그러면 갑자기 저한테 와가지고 네가 좀 가서 얘기해라, 이렇게 되는 건데, 저는 원내는 아니잖아요, 아무리 그래도. 반대로 민주당으로 정권 교체되면 대구 경북에 있는 수많은 의원들이 갑자기 쓸모가 확 줄어들게 되는 거죠. 그리고 저희가 그러면 이제 요새 수도권 집중이 워낙 심하니까 영남이랑 호남이랑 같이 힘을 합쳐서 비수도권 의제를 좀 해보려고 하면 무슨 문제가 있냐 하면요, 같은 당 사람이 없어요. 의제를 추진하려면 뭔가 같이 이렇게 힘을 합쳐야 되는데 뭐만 하려고 하면 초당적 협력을 해야 되는 거예요. 우리 지금 국회에서 서로 밥도 잘 같이 안 먹는다는데 뭘 얼어 죽을 초당적 협력입니까. 그러니까 이게 지역이 자꾸 한 당밖에 없으니까 유권자들 입장에서도 이게 정권 교체가 될 때마다 아니면 공동의 의제를 다룰 때마다 실질적인 마이너스를 보고 계신 겁니다. 이게 뭔가 아주 크게 이슈화가 안 돼서 그렇고 우리가 익숙해서 모를 뿐이지. 그리고 저는 또 한 가지는 지금 보십시오. 대구에서 민주당으로 하고 싶다, 아니면 전남에서 국민의힘으로 하고 싶다는 정치적인 계속 가진 인재들이 있을 거예요. 안 합니다, 이 사람들. 아니면 정 하고 싶으면 수도권으로 가서 합니다. 그러면 이게 어떻게 되냐 하면요, 유능한 젊은 인재들이 자꾸 수도권에 모여요. 가뜩이나 지금 인구가 줄어들면서 비수도권의 정치적인 역량이 줄어들고 있는데, 예를 들면 제가 썩 뭐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민주당의 장경태 의원 같은 경우도 순천 출신이거든요? 순천 와서 정치할 생각 안 합니다. 왜냐하면, 여기는 기득권도 되게 공고하고 이런저런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그러면 좋은 정치적 인재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계속 수도권에만 몰린다. 그러면 점점 수도권 의제로 강화되는 거죠. 저는 정말 수많은 모순들이 있는데 이게 눈에 안 보여서 참 답답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이게 기초의회부터 쭉 활동을 해오셨으니까, 실제로 당내에서 뭔가 현장에 있는 농민들의 목소리랄지 아니면 지역의 어떤 의제랄지, 이거를 침투시키는 데 굉장히 어려움을 많이 겪으시는 거죠, 일상적으로.

▼임미애: 지금 여의도에 있는 분들은요, 농촌의 문제,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해요.

◎범기영: 실제로 잘 모르기도 할 거예요, 진짜.

▼임미애: 그러니까 단적인 예로 저희는 지방 소멸 문제, 인구 절벽의 문제를 늘 느끼고 사는 사람들이에요. 촌에 나가서 문 열고 나가면 한 집 건너 두 집이 비어 있고요. 그나마 사람이 살고 있는 집마저도 연세가 너무 많으시고 그래서 일주일에 두 번 내지 세 번 오는 요양보호사에 의해서 삶을 이렇게 운영하고 계신 분들이 숱한데, 그러다 보니 저희는 이게 우리 지역이, 우리 지역 공동체가 이렇게 해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이러다가 우리 군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 농업이, 농업 인력이 자체 재생산될 수 있을까? 이런 늘 위기감을 안고 있어요. 그런데 이거는 의성군의 문제, 경북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국가가 안고 있는 문제인데, 이 문제를 고민하는 정치인이 단 1명도 없다는 거죠.

◎범기영: 고민을 아예 안 하겠습니다만 조금 전에 영상으로 보셨듯이 노무현 대통령이 이야기한 게 딱 20년 전이에요. 그게 2003년 영상이었거든요. 아직도 그냥 이러고 있습니다. 선거 제도를 바꾸면, 그러면 지방 정치가 나아지긴 하는 겁니까, 곧바로?

▼천하람: 곧바로는 안 나아지죠. 그런데 이게 조금 해볼 만해지는 겁니다. 예를 들면 지금 저희 당에서 중대선거구제 반대하시는 분들의 논리가 이런 겁니다. 경북, 대구 이런 데는 민주당 세가 많이 올라와가지고 3명, 4명 뽑으면 민주당이 무조건 1개 가져가는데, 호남에서는 3명, 4명 뽑아봐야 천하람같이 특출난 사람 빼고는 누가 되겠어?

◎범기영: 자기 자랑은 꼭 하나씩 넣네요.

▼천하람: 조금씩 넣어봤습니다, 조금씩. 티 나지 않게.

◎범기영: 티가 많이 나요.

▼천하람: 그런데 그게 실제 현실입니다. 왜냐하면, 저희 당 지지율을 보면 3명 뽑아도 제가 봐도 안 됩니다. 저희 실제로 기초의원 선거해봐도 3명 뽑아도 잘 안 되거든요? 그런데 보십시오. 당선 가능성이 아예 없을 때랑 3등, 4등으로도 당선될 수 있을 때랑은 도전하는 도전자의 질이 완전 달라집니다. 민주당이 독식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민주당도 긴장합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가 허튼 사람 냈다가는 자칫하다가 뺏기겠는데?

◎범기영: 뭔가 메기 효과 같은 거라도 있지 않겠냐.

▼천하람: 그럼요. 그리고 이게 그렇게 해서 한 4년, 8년 하다 보면 당선되죠. 왜 안 됩니까? 지금 전국 지지율에 비해서 물론 역사적인 배경도 있고 합니다만 호남에서 국민의힘 당세가 이렇게까지 낮은 것은, 이거는 국민의힘이 제대로 된 인재들을 거기에서 배출 안 할뿐더러 그걸 하기 어려운 제도 탓이거든요. 조금만 이거 풀어주면요, 제 주변에도 국민의힘에서 정치하고 싶다는 사람 많이 있습니다.

◎범기영: 호남 쪽은 어때요? 영남 쪽은 어때요, 그러면?

▼임미애: 똑같습니다.

◎범기영: 똑같아요?

▼임미애: 보면서 우리 영남 이야기하는 거 하고 별반 다르지 않아서, 그게 제일 아쉬운 겁니다. 그러니까 이제 정치권은 책임감을 가지고 지역에서 내는 목소리에 좀 반응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선거 제도 바꿔야죠.

◎범기영: 그런데 지금 당장 제도를 바꿔도 사람이 없다는 거 아니에요?

▼임미애: 준비됩니다, 이거는.

◎범기영: 준비는 돼요? 일단 하면 된다?

▼임미애: 저는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이미 밑에서 그런 움직임들은 있습니다.

▼천하람: 그러니까 특히 영남의 민주당 같으면 인재는 충분히 있어요. 그리고 하려는 사람 많을 겁니다, 저희가 문제지.

◎범기영: 호남의 국민의힘에.

▼천하람: 네, 저희가 문제입니다.

◎범기영: ▼천하람 같은 인재가 좀 많아져야 되는데... 그런데 지방선거에서 실험을 해봤더니 아니, 결국에는 거대 양당이 다 가져가지 않느냐, 이런 비판도 있잖아요, 사실.

▼임미애: 그런데 그건 그렇게 보시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사실 이거 지방선거를 앞두고 몇 달 전에 그냥 후다닥 뭐 만드듯이 뚝딱 만들어서 이렇게 하라고 제시한 제도인데요. 이걸 가지고 예를 들면서 중대선거구제가 효과 없다고 얘기하는 건 정치인들의 면피성 발언일 뿐이지, 이거는 정말로 그거를 여기다 갖다 붙여서 빠져나가려고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천하람: 그리고 저도 실제 제가 경험한 게 있는 게, 원래 이번에 지방선거 때 4인, 5인 선거구를 순천에도 하나 원래 도입하려고 했었어요. 거의 초안에서는 2차 안까지는 순천 4명 뽑는 게 있어가지고 제가 20대의 꽤 괜찮은 인재를 그걸로 꼬셨어요. 그런데 이제 결과적으로는 또 약간 이기주의가 작용해가지고 3명으로 되면서 그 친구가 떨어지고 제가 사기 친 게 됐는데, 뭐 어찌 됐든 간에 그런 식으로 되면 도전자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 친구가 비록 낙선했지만, 굉장히 선거운동도 잘하고 반응도 되게 좋았어요. 그런 식으로 잘 말씀해 주셨는데, 이게 제도적으로 어느 정도 꾸준하게 해 준다는 보장이 있다면 분명히 흐름은 바뀔 겁니다.

◎범기영: 지금까지 이래왔으니까 사람도 없고, 내세운 사람도 없고 이랬던 거지, 제도가 안착한다는 생각만 있으면 분명히 인재들이 들어올 거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결국에는 공천만 받으면 됐던 그분들. 거기에서 그냥 3선, 4선, 5선 내리 하고 있는 그분들이 일정하게 내려놔야 하는 측면이잖아요, 사실. 어떻게 강제하죠, 이걸? 어떻게 유도하죠? 그냥 선의를 기대하긴 어렵지 않습니까?

▼임미애: 이거는 정당이 해결해야 할 문제인 거죠. 그러니까 저희는 선거 제도를 바꾸자고 얘기를 하면서 유권자들의 책임과 역할, 정당이 해야 할 책임과 역할은 분명하게 나눠서 이야기되어야 되는 겁니다. 지금 말씀하신 거는 정당이 책임져야 할 몫입니다. 이걸 가지고 국민들한테, 국민들 보고 책임지라고 얘기하는 것은 저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천하람: 그러니까 맞는 말씀이신데, 저희가 이제 이런 선거 제도 관련한 얘기하면서 선의, 기득권 내려놓기, 선당후사, 이런 얘기 나오면 망하는 겁니다. 이건 진짜... 잘 안 돼요, 이런 얘기 나오면. 선당후사, 그게 약간... 없거든요, 여의도에 그런 거는. 그런데 이제 보면 국회의원들 입장에서도 이게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나 지금 국회의원 보면요, 공천권자의 노예예요. 왜냐하면, 한 지역에 1명 공천하잖아요? 그러면 공천 못 받으면 금태섭 엔딩이 됩니다. 그런데 만약에 한 지역구에서 한 3명, 4명 뽑는다고 생각해보면 현역 의원 정도로 그 지역에 나름대로 인지도도 있고 뭔가 해놓은 게 있는 사람들은 그래? 나 부당하게 공천 탈락시켜? 내가 유권자들한테 심판 받을게, 라고 출마하기가 훨씬 좋아집니다. 그러면서 공천권자의 힘이 약해지고 오히려 개별 의원들의 힘이 커지는 면도 있고요. 또 한 가지는 이게 지금 만약에 한 지역구에서 3명, 4명 뽑는다고 하면 지역구가 커집니다. 예를 들면 지금 한 지역구가 보통 한 20만 정도 사이즈인데 한 70~80만 정도로 커지거든요?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냐 하면, 지금 국회의원들은 거의 무슨 도의원이 하는 거랑 별로 다를 게 없어요. 그런데 시야 자체가 좀 높아지는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게, 저희가 대구의 수많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가지고 있지만, 대구시장을 할 만한 사람 찾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그분들의 시야 자체가 자기 지역구 아니면 아주 높게 공천권자, 이렇게 극단화돼 있어요. 대구시의 미래 비전, 이런 거 고민하는 사람 솔직히 별로 없거든요? 그렇게 되면 국회의원들 스스로도 조금 더 뭔가 큰 틀에서의 어젠다들을 다룰 수 있다. 그래서 저는 길게 봤을 때는 국회의원 개인의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다. 그런 이기심에 오히려 호소해야 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이기심에 오히려 호소해야 되지 않느냐. 이건 어때요? 우리가 국회 선거구를 획정할 때 인구 비례로 하잖아요? 그래서 경북 같은 경우는 한 3개, 4개 군 단위가 하나로 묶이게 되죠?

▼임미애: 4개 군.

◎범기영: 4개 군 정도가. 인구가 그나마 계속 줄어드니까. 그런데 서울에서는 1개 구에서 갑, 을, 병, 정까지 나오니까, 이건 어떻게 봐야 되죠?

▼임미애: 그러니까 이게 저희한테는 굉장히 불리한 거죠. 그러니까 인구를 기준으로 하면 경북 같은 경우에는 지금은 4개 군이 뭉쳐서 하나의 선거구인데, 다음번에 선거 치를 때 이게 어쩌면 5개 군이 합쳐질지 아니면 6개 군이 합쳐질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그야말로 게리맨더링이 계속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매번 선거 때마다. 그래서 인구 기준이라는 것이 소선거구제하에서 인구 기준으로 가면 유권자들은 늘 표를 행사하는 데 그 의사가 왜곡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는 거고요. 그리고 저는 중대선거구제로 가게 될 경우에 수도권의 경우 서울시는 뭐 하나의 자치구 단위로 이렇게 이루어진다면 이 문제는 또 극복할 수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천하람: 그러니까 저도 약간 받아서 말씀드리면, 그러니까 차라리 지역구를 확 넓혀버리는 게 뭐랄까, 참 씁쓸한 일입니다만 지역의 인구가 줄어서. 그게 오히려 매번 게리맨더링 하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에 전남 같은 경우도 지역구 크기를 확 늘린다고 하면 3개 아니면 극단적으로는 5명씩, 지금 저희 지역구가 10개거든요? 전남 동부권, 서부권으로 크게 나눌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오히려 유권자들이 안정적으로 여기에서 활동하는 정치인들이 누구고 우리가 다음번에 표를 어떻게 행사할 수 있겠구나, 라는 걸 예상하실 수 있어요. 지금은 보면 어디로 어떻게 이걸 막 엮을지를 예상을 못 해요, 선거 직전까지도. 그런 면에서도 저는 지금의 소선거구제가 오히려 더 유권자들의 주권을 침해하는 면이 있지 않나, 그런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임미애: 그런데 그 말씀에 이어서 저도 같은 생각인데, 많은 분들이 이런 얘기하세요. 가뜩이나 경북 같은 경우에 땅이 넓어서 4개 군을 묶어서 하나의 선거구인데, 그렇게 되면 지역의 대표성이 없다. 그러니 농촌 지역은 소선거구제로 가고 수도권 같은 경우에는 지역이 좁은 단위에 국회의원 수가 많으니 여기는 중대선거구로 가는 게 어떻겠느냐, 이런 이야기들을 하시는데요. 저는 그거 동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4개 군을 묶어서 1명을 뽑는 방법이나 저희가 8개 군, 거기다가 2개 시를 합치면 한 10개 정도에서 3명 내지 4명을 뽑는다면 오히려 이것이 안정성이 있고 지역의 대표성, 산업을 대표해서 국회에 가서 그 의제를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고요. 오히려 이런 경우에 유권자를 핑계 삼아서 지역의 대표성이 없다, 이런 얘기를 하시는 정치인들이 많은데, 저는 오히려 그런 경우에 유권자 핑계 대지 마라, 이런 얘기를 합니다.

▼천하람: 지역 대표성 이런 얘기 하시는 분들 평소에 지역 유권자 얼마나 챙겼다고 그런 얘기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임미애: 그러니까 지역 핑계대는 겁니다, 저거는.

▼천하람: 제가 봐도 그냥 핑계만 대는 거고 제가 짧게만 더 덧붙이면, 광양의 국회의원이 있습니다. 저희 이제 순천, 광양, 곡성, 구례 을 지역구인데요.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광양항 발전 계획과 관련해가지고 토론회를 하는데, 전남에 있는 나머지 의원은 코빼기도 안 비친다. 부산항 발전 계획하면 그래도 부산은 국회의원이 여러 명이니까 그래도 복수로 와가지고 뭐를 이렇게 으샤으샤 하는데, 그런 문제도 실제로 있는 겁니다. 지역구가 워낙 쪼개져 있으니까 뭔가 전남을 위해서 뭔가 힘을 합쳐야 될 부분들도 있는 건데, 그런 거 생각 안 하고 우리 지역구에 예산 얼마 따오냐, 소지역주의, 이기주의, 이런 게 작용을 하거든요. 그런 면에서도 저는 지역 유권자들의 의사, 이익을 위해서라도 약간 우리가 광역화된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범기영: 정치의 변화를 좀 이야기하면서 선거구제 이야기를 저희가 이번 주 내내 좀 하고 있고요. 사사건건이 이거를 기획하고 있는 걸 용산에서도 알았는지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연말에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하면서 했어요. 중대선거구제를 통해서 대표성이 강화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이걸 기화로 지금 불이 붙은 측면은 있는데, 갑자기 불이 좀 꺼지는 것도 같아요. 양당의 대표들이...

▼임미애: 그렇죠.

◎범기영: 부정적이죠? 그러니까 이게 중대선거구제 지역 특성에 따라 달리하면 영남이 손해 보는 거 아니야? 이런 기류도 국민의힘 내부에는 좀 있다고 들었는데.

▼천하람: 그러니까 당연히 그런 기류가 좀 있는데요. 그런데 크게 봐야 되는 거죠, 큰 틀에서. 그러니까 그러면 저는 이번이 정말 적기라고 생각하는 게, 수도권 선거, 솔직히 말해서 누가 이긴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영남에서는 약간 손해를 보겠죠. 그런데 호남에서 장기적으로 당연히 저희가, 저희 당이 약진을 할 거고 수도권에서도 안정적인 의석을 가져갈 수 있게 되는 것이거든요. 이거는 저는 당 지도부나 대통령이 좀 결단을 내려야 되는 문제라고 보고요. 또 한 가지는 대통령 입장에서도 이게 좋습니다. 한 번 잘 생각해보십시오. 3인, 4인 한 선거구에서 뽑으면 아무래도 3당, 4당 이런 게 나오기 쉬워집니다. 그러면 당이 한 4개쯤 되잖아요? 대통령이 이슈에 따라서 야당들하고 손을 잡을 수 있어요. 지금 국민의힘이 운 좋아서 과반을 한다고 해도요, 마음대로 못 밀어붙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때 민주당이 180석이라고 해가지고 밀어붙이다가 국민들 반감 사가지고 정권 내려놓은 거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국민들은 아무리 한 당이 의원이 많다고 해서 막 밀어붙이는 거 싫어하세요. 그렇기 때문에 1당이 우리가 된다고 해도 그게 끝이 아니다. 반대로 최악의 경우에 국민의힘이 150석 못 하면 어떻게 할 겁니까? 그러면 정권 후반기 그냥 손 놓고 놉니까? 그런 경우에도 차라리 뭔가 이슈에 따라가지고 연대를 할 수 있는 정치 제도가 굉장히 매력적이거든요? 저는 그래서 요새 국민의힘이 뭐 말만 하면 윤심이다, 친윤이다, 우리 모두는 대통령을 위해서 있는 거다, 이러는데 선택적 친윤, 이런 거 하지 말고 정말 필요한 데에서 대통령의 의사를 존중해야 되지 않나. 그런데 뭐 쉽게 되진 않을 것 같다고 말씀드립니다.

▼임미애: 그런데 이게 각각 영남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영남의 의원이, 주호영 원내대표가 영남이 기반이잖아요.

◎범기영: 그렇죠.

▼임미애: 당연히 의석을 좀 잃죠. 그런데 수도권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경우는 수도권에서 상당 의석수를 이룰 거라는 것을 감수하고 이 제도를 받아야 되는 거거든요. 그렇게 해서 지금 각각의 셈법이 조금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어쩌면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게 국민의힘의 절대적이게 유리한 제도야, 그래서 반대하는 것 같고 국민의힘에서는 영남의 수도권을 뺏기게 되니까 반대하는 것 같고. 그런데 이게 양쪽의 대표들이 찬물을 확 끼얹은 듯한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아쉬웠어요. 그런데 무슨 생각이 들었냐 하면, 이럴 때 대통령의 의제를 깊이 고민하고 나서 던졌든 아니면 그냥 막 던졌든 간에 원래 이제 타짜 영화에서도 노름판에서 뭔가 일이 진행이 되려고 하면 받고 더블로 가, 그래, 묻고 더블로 가. 이게 있어야지 이게 뭐 토론이 될 텐데, 갑자기 이렇게 확 소화기로 확 뿌려댄 듯이 느낌이 들어서 좀 아쉽고 서운한 감은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 있는 정치 집단이라면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는 얘기를 들이 드리고 싶어요.

◎범기영: 너무 자잘하게 계산하지 말고 묻고 더블로 가는 그런 과감한 베팅이 좀 있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말씀이신데. 그런데 한편으로는 지난번 선거 때 왜 비례대표제, 이걸 좀 바꾸고 이러면서 뭔가 군소 정당들이 원내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냐, 이런 기대가 특히나 정의당 쪽에서 많이 있었는데, 위성 정당 만들면서 그냥 일거에 사라졌잖아요. 그런데 이 중대선거구제를 한다고 해도 또 그런 뭔가 기도를 할 가능성이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거 아닙니까?

▼천하람: 있죠. 또 위성 정당 같은 거 만들거나 할 여지도 있는데요. 그런데 이게 만약에 제도적으로 안착이 된다고 한다면 그런 꼼수를 전국 단위에서 쓰긴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비례 위성 정당 만드는 건 솔직히 쉬워요. 그런데 위성 정당이 전국 각지에 막 후보 내고 뭐 하고 한다? 그러면 어느 순간 이게 위성 정당인가? 그러니까 그 스케일 자체가 달라지는 겁니다. 전국 단위에서 중대선거구제 후보를 낼 수 있을 만한 정도의 정당이 되면요, 더 이상 위성 정당이 아닌 거거든요. 그래서 지난번에 우리가 조금밖에 안 되는, 47석밖에 안 되는 비례 의석을 가지고 자잘하게 해가지고 소수 정당 어쩌고저쩌고... 이거는 사실 반찬 같은 겁니다. 그러니까 250석이 있는 여기에서 제대로 판을 한 번 흔들어야 되는 거지, 비례를 가지고 뭘 하려고 하는 시도 자체는, 저는 뭐 약간 처음부터 좀 이렇게 큰 뭐가 의미는 없지 않았나,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임미애: 저는, 제가 이런 얘기하거든요? 다당제 얘기를 하는데, 저는 경북에서 양당제라도 좀 해보고 싶다. 거기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천하람: 그럼요.

▼임미애: 저는 양당제라도 먼저 좀 해보고 싶습니다.

◎범기영: 다당제는 너무 먼 이야기고요. 그러네요. 말씀 듣고 보니까 그러네요, 진짜. 득표율 3% 받았었는데, 무슨 다당제...

▼천하람: 갑자기 왜 또 공격을 하고 그러세요.

◎범기영: 자랑은 몇 번 하셔서, 네. 시간이 벌써 거의 다 됐네요. 두 분은 또 모시고 말씀 좀 들어야겠는데, 이렇게 되면. 그러면 내년 총선도 목표는 어떻게 합니까?

▼천하람: 내년 총선은 사실 당연히 목표는 당선인데요. 저는 지난번에 받은 거의 10배만 받아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10배만이요?

▼천하람: 예, 10배만.

◎범기영: 30%?

▼천하람: 예, 최소.

◎범기영: 10배만.

▼임미애: 이번 총선에 저한테 역할이 있고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 이런 각오입니다.

◎범기영: 지역구를 생각하세요? 아니면 비례대표를 생각하십니까?

▼임미애: 지역구를 뛰어야 된다면 지역구를 뛰어야 되고요. 저는 사실 비례대표를 생각해본 적이 아직은 없습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당에서 논의되는 대로, 역할이 주어지는 대로 뛰겠다. 아마 이 논의는 최소한 4월까지는 계속 가지 않겠어요? 계기가 있으면 또 모시고...

▼임미애: 네, 고맙습니다.

◎범기영: 하실 말씀이 있는 것 같은데?

▼임미애: 아니, 없습니다. KBS에 굉장히 감사합니다. 이거를 연초에 이 주제를 가지고 꾸준하게 해 주시는 게 되게 감사하고, 4월까지 지속적으로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임미애: 고맙습니다.

◎범기영: 천하람, 임미애 두 위원장이었습니다. 또 뵙겠습니다.

▼천하람: 감사합니다.

▼임미애: 고맙습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정창화 기자 (hw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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