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현대차 '알박기 집회'는 1인 시위자의 자유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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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10년째 부당해고를 주장하는 1인 시위자의 집회 자유를 현대차 측이 이른바 '알박기 집회'로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의견이 나왔다.
5일 인권위 결정문에 따르면 2013년부터 현대차 본사 인근에서 1인 시위를 한 박모 씨는 지난해 6월20일 현대차 본사 앞이 아닌 인근 사거리에서 여느 때처럼 집회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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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정은 기자 =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10년째 부당해고를 주장하는 1인 시위자의 집회 자유를 현대차 측이 이른바 '알박기 집회'로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의견이 나왔다.
5일 인권위 결정문에 따르면 2013년부터 현대차 본사 인근에서 1인 시위를 한 박모 씨는 지난해 6월20일 현대차 본사 앞이 아닌 인근 사거리에서 여느 때처럼 집회하려 했다.
그런데 현대차 측에서 자신들이 평소 집회하던 본사 앞이 아닌 이 사거리로 와 박씨의 집회 준비를 방해했다.
같은 해 7월10일 밤에도 박씨가 이 사거리 인근에 천막을 설치하자 현대차 측에서 박씨의 천막을 훼손하려 했다. 이들은 천막 내부까지 들어와 피켓을 들고 박씨의 집회를 방해했다. 이런 상황은 같은 달 20일까지 계속됐다.
박씨는 관할 경찰서인 서울 서초경찰서에 적절한 보호를 요구했으나 경찰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경찰 측은 담당 정보관과 관할 파출소 근무자들이 양측을 분리해 의견을 듣고 조정을 시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노력했다고 반박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11월 해당 진정 사건의 결정을 내리면서 박씨의 손을 일부 들어줬다.
현대차 측의 집회가 신고된 집회 규모 등 내용을 준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대차 인근에서 경영방식 등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출하는 후순위 집회(박씨의 1인 시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거나 방해하려는 알박기 집회로 봤다.
현대차가 99명 규모의 집회 신고를 해 최우선 순위 집회신고자의 지위를 확보한 후 평시에는 한두명이 집회를 하다가 본사 인근에 박씨가 나타나면 자신들이 최우선순위 집회 신고자라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박씨가 지난해 6월 현대차 본사에서 130m 떨어진 곳에서 집회하려고 했지만 현대차 측이 위력을 행사해 저지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서초경찰서장에게 집회·시위 관련 경찰관을 대상으로 직무 교육을 하고 선·후순위 집회가 모두 보장되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집시법 8조는 여러 집회·시위 신고의 시간과 장소가 중복되고 목적이 상반되거나 방해가 된다고 인정되면 관할 경찰서장이 시간을 나누거나 장소를 나눠 개최하도록 권유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s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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