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하루 7~8잔보다 훨씬 더 많이 드세요

이병문 선임기자(leemoon@mk.co.kr) 2023. 1. 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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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립보건원, 남자는 12잔, 여자는 9잔 이상 권고
혈중 나트륨 농도 낮아야 건강한 노화·장수에 도움

우리 몸은 성인의 경우 50%가 수분(물)으로 구성돼 있고 수분은 몸안에서 음식소화를 돕고 호르몬 및 신경전달물질 생성, 산소공급 등의 역할을 한다.

물은 생명수라고 부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 동안 하루 물을 7~8잔을 마셔야 몸이 좋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달 2일 국제학술지 eBioMedicine에 게재한 미국 국립보건원(NIH)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한 노화 및 장수를 위해 남자는 하루 12컵 반, 여자는 9컵(음식물에 포함된 수분 제외)을 마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물을 충분히 마셔야 만성질환이 악화되는 것을 막고, 심지어 노화 진행을 늦추고 사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NIH산하 국립 심장·폐·혈액연구소(NHLBI) 나탈리아 드미트리바에바(Natalia Dmitrieva) 연구팀은 실험쥐를 대상으로 평생동안 수분섭취를 제한한 결과 나트륨 혈청(혈중나트륨 농도·serum sodium)이 리터당 5밀리몰(millimole, 1/1000몰)이 증가해 수명이 6개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인간에 적용해보면 수명이 15년 감소한 것과 비슷하다.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각종 질환을 예방하고 조기 사망을 낮추는 것으로 밝혀졌다. 드미트리바에바 연구팀은 1987~2019년 30년동안 1만 1255명의 흑인과 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지역사회 동맥경화 위험 연구(ARIC: Atherosclerosis Risk in Communities)’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정상 범위의 혈중나트륨(135 to 146 milliequivalents per liter/mEq/L)보다 높은 그룹은 만성질환에 더 많이 걸리고 생물학적 노화도 더 빠르게 진행됐으며 더 젊은 나이에 숨질 위험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대상자는 조사 시작 당시 40~50대였고 30년 후 조사 마지막 당시 평균 나이는 76세였다. 혈중 나트륨 농도는 소금 섭취량 뿐만 아니라 마시는 물의 양에 따라 달라지는데, 참가자들이 어느 정도의 수분을 섭취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없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혈중 나트륨 농도가 142mEq/L 이상이면 137~142mEq/L인 경우보다 대사, 심혈관 건강, 폐기능 등으로 측정한 생물학적 노화가 10~15% 빨랐다. 또한 144mEq/L 이상이면 노화가 50%나 빠르고, 조기 사망 위험이 21% 높았다.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초고령자의 경우 혈중 나트륨 농도가 142mEq/L 이상만 돼도 심부전, 뇌졸중, 심방세동, 말초동맥경화, 만성폐질환, 당뇨병, 치매 등과 같은 만성질환 위험이 64%나 높았다. 이에 반해 혈중 나트륨 농도가 138~140 mEq/L인 경우 진행되는 만성질환의 위험을 낮췄다.

그렇다면 물을 하루에 어느 정도 마셔야 할까? 미국 국립의학아카데미(NAM)는 남성은 3.7ℓ, 여성은 2.7ℓ를 섭취하라고 권고하고 있는데, 이는 그냥 맹물을 비롯해 과일, 야채 등에 포함된 수분까지 포함된 양이다. NAM은 물과 음식수분의 비율이 80대 20이 좋다는 점을 감안하면 맹물로만 치면 남성은 12컵 반, 여성은 9컵을 마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는 육식중심의 미국 식단을 염두해두고 나온 권고이지만, 평소 수분 섭취량보다 4~5컵이나 많은 수치이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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