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딸 김주애 공개… NYT "후계자 알리는 프로그램일수도"

"아직 후계자 결론 시기상조" 지적도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언론에 노출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일찌감치 후계자를 확정해 조기교육을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함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을 시찰하는 모습을 1일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일 김 위원장이 김주애와 함께 탄도미사일 무기고를 시찰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부녀는 전술 핵무기로 쓸 수 있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 -12형’을 둘러봤다. 김주애가 언론에 공개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발사 현장과 발사 축하식에도 김주애를 대동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주애의 언론 노출이 후계구도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4일(현지시간) 김 위원장 부녀의 무기고 시찰을 보도하며 “김주애가 국영매체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북한의 권력 승계 계획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평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주애의 사진들은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북한 주민에게 알리기 위해 치밀하게 만든 프로그램일 수 있다”고 NYT에 말했다.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은 후계자가 자신처럼 서둘러 권력을 승계해 외부에서 냉소 받는 일을 피하길 원하고 있다”며 “후계자를 조기에 공개해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언론에 공개된 지 1년 만인 2011년 권력을 승계했고 이 과정에서 권력 안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주애를 후계자로 단정하긴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탈북민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은 “김 위원장의 아들이 있는 상황에서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결론내는 건 시기상조”라고 NYT에 말했다. 아직 북한 지도층 대부분이 남성이기 때문이다. 역시 탈북민 출신인 태영호 국회의원도 11월 SBS에 출연, “미성년자일 때 후계자로 확정 짓는 건 드문 일”이라며 “이번에 딸을 공개하고 (호칭에) ‘존귀하신’을 붙였다고 해서 후계구도라고까진 보진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박종화 (bell@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