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성 지능인 삶’ 보여주기 위해 6개월간 뛰어다닌 대학생들
경계선 지능인 당사자·전문인·특수 교사 등 인터뷰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었습니다.”
언론사 지망생인 윤은영씨(24·한남대 정치언론학과), 김윤지씨(23·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김제원씨(24·가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는 지난해 말 뉴스통신진흥회가 주최한 ‘제5회 탐사·심층·르포취재물 공모’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이번 공모에 ‘우리는 경계선 지능인입니다 : 한국 사회에서의 경계선 지능인의 삶’을 주제로 다룬 탐사·심층 취재물을 출품했다. 경계선 지능은 지적 장애와 비지적 장애의 경계에 있는 지능을 뜻한다.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지만 기성언론이 잘 다루지 않는 사안에 초점을 맞추자고 의견을 모은 끝에 정한 주제였다.
이후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6개월여간 경계선 지능인과 학부모, 특수학교 교사, 전문가 등 14명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경계선 지능인이 초등학교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겪는 각종 어려움과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 등을 집중 조명하기 위해서였다.
김윤지씨는 “경계선 지능인은 전 세계 인구 중 13.6%, 국내엔 약 80만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별도의 장애 등급도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사실상 어떠한 그룹에도 속하지 못한 채 경계에 놓여 있던 셈”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취재를 시작할 때부터 어려움이 많았다”며 “소속이 확실하지 않은 기자 지망생들이다 보니 자료 요청이 쉽지 않았고 예정된 인터뷰가 갑자기 취소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취재 과정에서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비뚤어진 사회적 인식을 접하기도 했다. 김제원씨는 “경계성 지능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모인 단체 ‘느린학습자시민회’를 인터뷰할 때 한 학부모가 ‘학교에서 자녀를 포기하라고 합니다’라고 해 속상해했다”며 “학교에서조차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출품한 취재물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경계성 지능인이 겪는 어려움과 이들이 사회에서 소외되는 원인 등을 객관적으로 진단·검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은 “미약하게나마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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