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원 시장 '무기단열재 대이동'…경기침체 암초만나 주춤

이재윤 기자 2023. 1. 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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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단열재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침체라는 암초를 만났다.

건축법 개정으로 화재에 강한 무기단열재 샌드위치 패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지만 주요 사용처인 창고·공장 투자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화재에 강하고 법적 문제가 없는 무기단열재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건축시장 자체가 위축된 가운데 무기단열재 주요 사용처인 물류창고를 비롯해 선박, 공장설비 투자 수요도 감소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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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진 KCC 회장이 7일 문막공장 그라스울 화입식에 참석해 용해로 넣을 불씨를 들고 있다./사진=KCC

무기단열재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침체라는 암초를 만났다. 건축법 개정으로 화재에 강한 무기단열재 샌드위치 패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지만 주요 사용처인 창고·공장 투자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주요 업체들은 법 개정에 맞춰 무기단열재 생산 규모를 확대했지만 속도조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건축자재 업계에 따르면 유기단열재 사용을 제한한 개정 건축법 1년 유예기간이 지난달 만료됐다. 탄소소재가 함유된 유기단열재는 화재에 취약하다는 단점으로 시장에서 퇴출 수준을 밝게 됐다. 단열재 시장규모는 전체가 25조원 규모이며 이 중 샌드위치 패널 시장은 1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유기단열재는 저렴한 가격과 단열성능으로 전체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단열재 화재 안전 기준은 '불연-준불연-난연-방염-일반'으로 나뉘며 법 개정으로 준불연 이상의 인증을 받은 제품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준불연은 700도(℃)에서 10분 동안 버텨야 한다. 앞서 샌드위치 패널 위험성은 과거 '의정부 아파트 화재사고'와 지난해 '쿠팡 물류센터 화재' 등으로 알려졌다. 외부는 철판으로 덮혀있지만 내부가 스티로폼·우레탄폼 등 가연성 소재로 채워져 있어서다.

화재에 강하고 법적 문제가 없는 무기단열재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기단열재는 상대적으로 단열성능이 떨어지지만 광물섬유 등을 함유해 화재에는 강하다. 무기단열재 소재인 글라스울은 유리를 함유하고 있으며 현재 시장 점유율은 17%정도다. 국내업체인 KCC와 벽산을 비롯해 프랑스 생고뱅이소바코리아 등이 시장을 나눠 점유하고 있다.

KCC는 지난달 강원도 문막공장 그라스울 생산라인 1호기 증설로 하루 100여톤, 연간 3만5000톤의 그라스울 패널 제품을 이달부터 생산하게 된다. KCC는 연간 13만톤 그라스울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벽산도 지난해 연간 13만톤 규모의 무기단열재 생산능력을 구축했고, 올해 증설을 통해 20만톤 규모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경기침체로 무기단열제 수요가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점이다. 주요 업체들가 법 개정과 시장변화에 맞춰 생산설비를 늘렸지만 정작 예상만큼 수요가 뒤따라 줄지가 관건이다. 건축시장 자체가 위축된 가운데 무기단열재 주요 사용처인 물류창고를 비롯해 선박, 공장설비 투자 수요도 감소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기단열재 중에서도 준불연 인증을 받은 일부 제품도 출시되고 있어 수요가예상보다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무기단열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업체가 기준에 맞춘 유기단열재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기능은 떨어지지만 보다 저렴한 중국산 저가 무기단열재도 경쟁상대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확장이나 설비투자를 취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요가 주춤할 수 밖에 있다"고 말했다.

벽산 홍성 그라스울 공장 신축 현장 전경./사진=벽산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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