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감기약 생산’ 특혜도 받고…얌체같이 쏙 빠진 제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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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 품귀 사태 대응을 위해 국내 18곳의 제약사가 조제용 감기약 생산과 수입 확대에 나선 가운데, 안국약품이 증산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안국약품이 늘려야 할 감기약 생산량에 부담을 느껴 협상을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안국약품이 조제용 감기약 증산에 나서지 않은 것은 '이익 극대화' 전략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안국약품이 처분 유예를 받은 감기약 품목 중에서도 조제용 감기약 대신 일반 감기약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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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 설비 비용 투자 부담 느낀 듯”
종근당 한미약품 자체생산 나서 공급 확대
“마진 높은 일반의약품 감기약 판매에 집중할 듯”
감기약 품귀 사태 대응을 위해 국내 18곳의 제약사가 조제용 감기약 생산과 수입 확대에 나선 가운데, 안국약품이 증산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생산량 확대에 필요한 설비 투자 비용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종근당, 한미약품 등이 감기약을 증산하려고 자체 공장에 라인을 신설한 것과 대비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5일 건강보험공단,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안국약품은 지난해 11월 국내외 제약사 18곳과 함께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 650㎎ 약제가격 인상 절차에 참여했으나, 마지막 단계서 발을 뺐다. 안국제약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값 인상 신청에는 참가했지만, 건강보험공단과 가격 인상 폭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자진 철회했다고 한다.
이는 심평원이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국내외 제약사 19곳이 아세트아미노펜 650㎎ 상한금액 조정신청 심의를 받아들였다고 발표했지만, 복지부가 발표한 최종 결정에서 약가 인상 대상 업체가 18곳으로 줄어든 배경이기도 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안국약품이 늘려야 할 감기약 생산량에 부담을 느껴 협상을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투자 대비 이익이 적고, 설비 투자 자체가 부담스러우면 증산을 못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안국약품의 이런 행태를 두고 업계에서는 ‘얌체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타이레놀에 쓰이는 해열제 성분 의약품이다. 정부는 코로나19와 독감(인플루엔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오면, 감기약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감기약 공급을 늘리기 위해 제약사들과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정부는 조제용 감기약 가격이 너무 저렴하다는 지적에 1정당 50~51원인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650㎎)가격을 70~90원으로 인상했다. 이는 제약업계가 요구했던 가격인 1정당 100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업계는 증산에 동참했다. 종근당과 한미약품은 외주에 맡겼던 아세트아미노펜 650㎎ 생산을 자체 생산으로 전환하는 등 정부 요청에 화답했다. 두 회사는 연 1억정 규모의 감기약을 자체 생산하겠다는 목표치도 전달했다.
감기약 생산업체 한 관계자는 “약가 인상 폭이 기대에 못 미치고, 조제용 감기약의 마진도 적은 게 맞다”라면서도 “정부의 요청도 있고, 제약사의 본분과 국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 감기약 공급을 최대한으로 끌어 올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안국약품은 ‘감기약’ 생산을 이유로 정부로부터 특혜도 받았다. 안국약품은 지난해 89억원 규모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돼 82개 품목에 대한 판매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감기약 6개 품목에 대해서는 처분 유예를 받은 상태다.
안국약품이 조제용 감기약 증산에 나서지 않은 것은 ‘이익 극대화’ 전략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안국약품이 처분 유예를 받은 감기약 품목 중에서도 조제용 감기약 대신 일반 감기약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반 의약품은 의사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구매하는 조제용 의약품과 비교하면 비싸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외 제약사가 모두 국민 건강 차원에서 감기약 생산 증대에 참여할 것을 독려했다”면서도 “자발적 참여인 만큼 생산 확대를 강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내 한 제약사 관계자는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의 경우 사실상 남는 게 없고, 이번 약가 인상도 원가를 보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 “제약사의 본분인 원활한 약 공급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아세트아미노펜 생산 증대를 위해 외주 업체와 접촉을 했지만, 여력이 없다는 답을 받아 증대에 나설 수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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