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정부 협의재개…‘제주 패싱’에 “보완서 공개해야”

박미라 기자 2023. 1. 5. 15: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일 국토부, 환경부에 재보완서 제출
제주도 “지역과 사전협의, 공유 없어”
시민단체 “추진 중단, 보완서 공개검증”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건설 예정인 제2공항 위치도(노란색 원). 제주도 제공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보완해 환경부에 제출하고 협의 재개에 나선데 대해 제주도가 유감을 표명했다. 제주도의 계속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국토부가 지역과 공유없이 협의 재개에 나섰다는 것이다. 공항반대단체도 해당 보완서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국토교통부는 2021년 7월 환경부가 반려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보완해 5일 제출했다. 앞서 국토부는 2019년 9월 평가서 본안을 제출했으나 보완이 필요하다는 통보에 따라 2019년 12월과 2021년 6월에 두 차례에 걸쳐 보완서와 재보완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2021년 7월 중요사항 누락과 보완내용의 미흡 등을 이유로 재보완서를 반려했다. 구체적으로는 조류와 그 서식지 보호방안 검토 미흡, 항공기 소음의 최악조건 고려 미흡과 모의예측 오류, 멸종위기야생생물인 맹꽁이 서식에 따른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숨골 보전가치 미제시 등이다.

국토부는 이같은 사유가 보완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는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가능성 검토 용역’을 2021년 12월부터 실시했다. 그 결과 반려사유를 보완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평가서를 보완해 제출했다.

국토부는 다만 정부 부처간 협의가 진행중인 만큼 평가서 세부 자료와 보완가능성 검토용역 결과보고서는 협의 완료 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협의 완료 후 전략환경영향평가 내용이 반영된 제2공항 기본계획안을 공개하고, 법령에 따라 제주도의 의견을 공식 수렴하겠다고 설명했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공항정책관은 “제주 제2공항은 친환경 순수민간공항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행정절차를 이행한 이후 기본계획안을 제주도와 함께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제주도는 이날 오후 별도의 자료를 내고 “제주의 미래와 국가의 운명이 걸린 제2공항 건설 사업과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제주도와 사전협의나 공유조차 없이 협의 재개를 발표한 사항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앞서 여러차례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연구용역의 결과 전체 보고서 공개를 국토부에 촉구해왔다. 오 지사는 “국토부가 제주도와 사전협의 없이 제2공항 건설을 위한 절차를 추진하는 것은 원활한 사업 추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지난해 말 국민의힘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에서 논의됐던 제주의 전략적인 핵 배치에 대해서도 국민의힘과 국토부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반대단체인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등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국토부가 환경부와 협의를 끝낼 때까지 보완서 비공개하겠다는 것은 제주도와 도민사회를 철저히 배제하는 것”이라면서 “강행추진을 중단하고 보완서를 공개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평가서에는 철새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기존 서식지에서 철새를 내쫓는 내용이 들어있고, 맹꽁이를 집단이주해도 문제 없다는 식의 내용이 있는 등 부실하고 엉성한 보완서”라고 밝혔다.

국토부가 요약해 공개한 반려사유별 보완내용을 보면 조류는 대체서식지를 조성해 공항 경계 외로 유인하고, 맹꽁이는 포획해 이주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숨골은 속성 평가표를 통해 가능한 곳은 보전하겠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