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가창신공] 잭리‧하윤주‧윤주희의 특별한 프로젝트 'Snow Falls'

조성진 기자 2023. 1. 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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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주(보컬), 잭리(기타‧베이스‧드럼‧편곡), 윤주희(작사작곡)
다채로운 스타일 녹아있는, 보는 음악 ‘시네마틱’ 1탄
슬픈 스토리를 우아‧격조있게 음악화
2탄은 더욱 대중적 멜로디 지향
잭리, 1월 도미…네이던 이스트 신작/월드투어 동행
하윤주, 3월 ‘하쿠에이 김’과 조인트 공연
윤주희, ‘그림 속으로 들어간 소녀’ 10주년 무대 예정
왼쪽부터 하윤주, 잭 리, 윤주희 [사진=조성진]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주파수란 진동전류나 전파음파 등이 반사 굴절해 주기적 파상으로 방향을 바꾸는, 1초 동안 반복되는 횟수를 말한다. 따라서 1KHz1초에 1000번의 펄스가 있다는 말이며, 1분은 60초 즉 6만 번의 펄스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6만 사이클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주파수는 하이테크놀로지 영역은 물론 소리의 세계/음악 뿐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자주 사용된다. "서로 주파수가 맞질 않는다"란 말이 있듯 음악에도 궁합이 있다. 처음 듣는 순간 "이거다" 싶은 게 있다면, 반복해서 들어도 정이 안가는 곡도 있는 것이다.

글로벌 기타리스트/음악감독 잭 리(56이우진), 정가 보컬 하윤주(38), 해금 연주자/작곡가 윤주희(38)가 협업한 싱글 'Snow Falls'가 내일(6) 소니뮤직 자회사 '오차드' 레이블에서 발매된다.

눈이 흩날리는 이미지를 그린 'Snow Falls', 떠나간 사람을 그리워하며 눈이 되어 다시 만나자는 내용을 담았다. 슬픈 스토리임에도 음악적으론 고운 결로 우아하고 격조 있게 흐른다. 처음 들었을 때 일종의 좋은 주파수를 접하듯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팝과 재즈, 국악, 월드뮤직까지 다양한 스타일이 녹아있는 'Snow Falls', 감상자에게 단지 듣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각종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게 하는 일종의 '보는 음악' 같은 '시네마틱 뮤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제작됐다.

잭 리[사진=조성진]

'Snow Falls'에서 잭 리의 기타는 따뜻하게 포용하듯 편해졌고 대중적 친화력도 높아졌다. 잭 리는 이 곡의 편곡자로서 기타-베이스-드럼 등 대부분의 악기까지 직접 소화했다. 피아노와 스트링스는 일본의 거장 음악가 노리히토 스미토모가 맡았고, 믹스/마스터링은 미국 LA에서 진행했다.

'Snow Falls'에서 하윤주는 '노래'를 한다기보단 특정 씬을 목소리로 '표현'한다는 게 정확할 만큼 보컬 파트를 색다르게 연출하고 있다. 대중음악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보컬의 비브라토/벤딩/호흡 처리완 거리가 있는 것이다.

윤주희 [사진=조성진]

윤주희는 이미 20대부터 '코바코' 광고음악 최우수상(2010), CJ문학상 동화부문 금상(2006) 등 다양한 분야의 각종 상을 타며 주목받은 재원으로, 'Snow Falls' 작사작곡자란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감성이 잘 실린 완성도 높은 곡을 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Snow Falls'는 윤주희가 2019년에 처음 스케치했다. 살아오면서 보고 느낀 온갖 슬픔을 이 곡에 담으려 했다.

곡이 완성된 후 특정 보컬에게 의뢰하는 통상적 방식과는 달리 윤주희는 작곡할 때 이미 특정 보컬을 염두에 두고 곡을 쓴다. 'Snow Falls' 또한 하윤주와 잭 리를 떠올리며 썼다. 윤주희와 하윤주는 서로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오랜 '절친' 사이다.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다 보니 곡 작업도 잘 풀렸다.

윤주희는 "평소 하윤주의 목소리를 너무 좋아해서 이 곡을 부르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윤주희 작사작곡 'Snow Falls'의 원래 타이틀은 '눈이 나린다', 잭 리가 'Snow Falls'란 영문 타이틀로 바꾸었다.

'Snow Falls'는 잭 리와 윤주희, 하윤주 셋이 긴밀하게 의견을 교환해가며 몇 차례에 걸쳐 수정을 가했다. 잭리의 손을 오가며 여러 번 편집이 이루어졌고, 잭 리는 자신의 작품 'Asianergy'에서 사용한 그루브를 이 곡에 채용했다. 이 기간에 셋은 오로지 음악에만 몰두하며 다양한 음악적 담론을 통해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고무시켰다.

"잭 리 선생님에게 이 부분을 이렇게 바꾸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피력하면 선생님은 새로 어레인지한 트랙을 보내주셨는데, 작업 속도가 너무 빨라 놀라곤 했어요." 윤주희

"윤주희는 제가 접해보지 못한 멜로디 철학을 갖고 있을 만큼 다양한 곡 아이디어와 음악적 식견이 탁월합니다." 잭 리

"'Snow Falls'를 처음 받아 들었을 땐 흔히 듣던 게 아닌 '익숙지 않은' 타입이라 좀 망설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정말 좋은 곡이란 걸 알았죠." 하윤주

"하윤주는 한번 들으면 또 듣게 만드는 중독성 있는 음색의 소유자죠. 절제미, 그러면서 길게 한음을 지속시키는, 다시 말해 (음악적) 시간을 잘 쓸 줄 아는 아티스트입니다. 매력적이며 로맨틱하기까지 하죠. 그간 제가 가졌던 국악에 대한 편견을 깨게 해주었고, 앞으로도 노래가 있는 곡들은 모두 하윤주에게 맡길 예정입니다." 잭 리

윤주희는 하윤주에 대해 "그 무언가(섬씽)가 있는 보이스의 소유자"라고 평했다.

하윤주 [사진=조성진]

고교에 들어가며 정가를 알게 된 하윤주는 현재 정가 저변 확대를 위해 가장 많이 힘쓰고 있는 대표주자 중 하나다. 하윤주는 처음부터 정가에 끌렸다. 운명적이라고 할까.

하윤주는 그간 발매한 작품 중 1집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공연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1집은 기획에서 제작까지 모든 걸 혼자 총괄했으며, 결국 1집으로 인해 현재의 소속사 '프로덕션 고금'과도 인연이 됐다. 이처럼 1집은 음악인 하윤주에게 또 다른 시작이었던 것.

"고전적 보이스로 현대적 감성을 아우르는 보컬을 지향하고 싶어요.대중음악을 할 때에도 무대에 오르기 전, 그간 해오던 국악으로 목을 풀며 워밍업을 합니다. 저만의 목을 푸는 방식이죠."

하윤주는 최근 잭리로부터 선물 받은 기타로 연습에도 매진하고 있다.

5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운 윤주희는 초교 3년 때부턴 바이올린도 익혔다. 10대 땐 친구들이 H.O.T나 젝스키스에 열광할 때 라디오헤드와 유희열 등에 심취했고 미술과 책읽기도 좋아했다. 이러한 습관이 윤주희만의 작사와 작곡 세계를 이루는 근간이 됐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헤르만 헤세 '데미안'을 셀 수 없이 읽고 또 읽고 있어요. 읽을 때마다 '데미안'은 감흥이 다르게 다가오는데, 고전이 왜 고전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해금이란 악기는 처음 본 순간부터 좋아하게 됐어요. 해금 특유의 원시성, 바이올린은 활의 한 면으로 켜는 데 반해 해금은 양면을 모두 사용할 수 있기도 하고 그 외 장점과 매력이 많은 악기입니다."

윤주희는 2011'김형석 with 프렌드' 멤버로 전주세계소리축제에도 출연했다.

"김형석 선생님과 연주하며 많은 걸 배웠습니다. 그 나이에서 쉽게 보기 힘들 만큼 개방적인 사고의 소유자라서 놀라기도 했어요."

하윤주는 오는 3월 일본의 재즈 피아니스트 '하쿠에이 김'과 조인트 공연 예정이다. 또한 4월엔 '잭 리-네이던 이스트-하윤주' 트리오 편성 공연도 진행 중이다. 네이선 이스트 절친이기도 한 잭 리가 하윤주를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윤주희는 조만간 소우주앙상블 '그림 속으로 들어간 소녀'를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그림 속으로 들어간 소녀'2022년에 10주년을 맞이했지만, 코로나 등 몇몇 이유로 공연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변함없이 한예리(안무/무용), 선우정아(보컬) 등이 출연한다. 이외에 잭 리와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뿐 아니라 창작 활동도 더 열심히 해 3집도 냈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하윤주는 미혼이며, 윤주희는 2017년 결혼했다. 남편은 모 국립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잭 리-하윤주-윤주희의 'Snow Falls'는 단발로 끝나는 싱글이 아니라 잭 리가 총괄/기획하는 프로젝트 시리즈의 1탄 격으로 이후 꾸준히 신작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잭 리는 "2탄에선 더욱 대중적인 멜로디 지향의 곡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잭 리는 'Snow Falls' 발매 후 하윤주와 MBC FM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출연한다. 이어 네이던 이스트 신작 참여 및 잭 리 솔로 앨범, 그리고 가스펠 프로젝트를 위해 25() 미국으로 출국하며 4월부턴 네이던 이스트 월드투어도 함께 한다.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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