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객 月100만명 돌파에…통신업계 로밍 매출도 ‘맑음’
유심 교체보다 로밍 서비스 편리해
요금제 다양화, 프로모션으로 이용자 늘어
최근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통신 3사의 로밍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로밍 수요가 꾸준히 있어서 통신사들의 알짜 수익원 역할을 해왔으나, 세계 각국 방역 조치로 하늘길이 막히며 로밍 매출은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해외 여행객이 다시 늘어나기 시작하자 로밍 수요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로밍으로 인한 수익 규모는 각 사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수익성이 좋아 통신사들의 실적에도 힘을 보탤 전망이다.
◇ 로밍 서비스 요금제 다양화…이용자도 증가
5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작년 11월 한 달 동안 해외로 출국한 여행객 수는 104만1431명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604.1%, 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해외로 출국한 여행객 수가 100만명대를 넘어선 것은 2020년 2월 104만6779명 이후 2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2020년 3월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돼 출국자가 14만3366명으로 급감했고 한동안 10만명대를 유지해 왔고 작년 3월까지만 해도 14만명대에 그쳤다. 그러다가 방역 조치가 완화되기 시작한 작년 하반기부터 출국자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7월 70만명 수준으로 급증하더니 11월에는 100만명을 넘긴 것이다.
여행객이 해외에서 데이터를 이용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통신사의 로밍 서비스를 신청하는 방법, 현지 유심(USIM)을 구매해 기존 유심과 교체하거나 e심(eSIM)을 다운받아 이용하는 방법, 포켓 와이파이를 대여하는 방법 등이 있다.
로밍 서비스는 다른 방법들보다 가격대가 높은 편이지만 편리함 때문에 꾸준하게 수요가 있다. 예컨대 현지 유심을 교체하면 한국에서 사용했던 기존 유심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보관하다가 입국 후 다시 교체해야 한다. 불량일 경우 현지에서 대처하기 어려운데다, 한국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와 문자메시지는 받을 수 없다.
e심의 경우 다운로드만 받으면 사용할 수 있지만 단말기가 제한돼 있다. 아이폰의 경우 3~4년 전에 나온 구형 폰에서도 e심을 이용할 수 있으나 갤럭시의 경우 작년 8월에 출시된 Z플립4·폴드4만 가능하다. 또 포켓 와이파이는 여행 내내 와이파이 단말기를 들고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로밍 서비스는 코로나 이전에 비해 가격대가 다양해진데다 통신사들이 ‘반값 로밍’같은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부담이 적어졌다.
로밍 매출은 통상 통신사 전체 매출의 2~4% 안팎을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로밍 매출은 전체 매출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산된다”라며 “업체별로 각각 로밍 매출이 500억~1000억원씩 급감했다가 지난 3분기에는 코로나 이전 대비 70% 수준으로 회복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통신사들은 로밍 매출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으나 증가 추세에 있다고 언급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2021년 로밍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5%에 그쳤다”며 “여행 규제가 순차적으로 완화되면서 3분기 로밍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했다.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외 여행객들 중 로밍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코로나 이전 대비 50% 가까이 증가했다”라며 “로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이 높아지다 보니 전체 여행객이 늘어나는 폭에 비해 로밍 매출이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비슷한 수준으로 로밍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 통신 3사, 로밍 프로모션 ‘집중’
늘어나는 해외여행객 수로만 본다면 4분기 로밍 매출은 3분기보다도 더 증가할 전망이다. 통신사들은 로밍 상품 할인 등 해외여행 수요를 겨냥한 프로모션을 확대해 로밍 매출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최근 60개월간 로밍 요금제를 이용하지 않은 고객을 대상으로 5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바로(baro) 요금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기간은 내년 2월까지다. 프로모션을 활용하면 7일간 2만9000~5만9000원의 로밍 요금제를 1만4500~2만95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KT도 자사 홈페이지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가고 싶은 여행지를 남기는 모든 KT 고객에게 ‘로밍 데이터 함께ON’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할인 쿠폰은 3300원, 5500원, 1만1000원으로 이 가운데 1매를 받게 된다. 오는 31일까지 참여할 수 있고, 제공 받은 쿠폰은 2월 28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로밍 데이터 함께ON은 15일 또는 30일간 3만3000~6만6000원으로 4~12GB를 사용할 수 있으며, 최대 3명까지 전 세계 116개국에서 데이터 공유가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부담제로 3000원 유플러스 로밍’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하루 이용금액인 3000원에 도달하면 추가 요금 없이 카카오톡 메시지가 가능한 속도(200kbps)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 로밍 1GB 요금제’를 이용하면 3일간 9900원에 데이터 1GB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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