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국내 최초 조혈모세포이식 1만례 달성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이 최근 국내 최초 조혈모세포이식 1만례를 기록했다.
5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혈액병원은 지난 4일 박금애 도서휴게실에서 조혈모세포이식 1만례 달성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혈액암 환자를 위한 치료를 지속해온 결과다.
지난해 12월 21일 1만번째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사람은 안종식(47)씨다. 안씨는 같은 해 5월 다발골수종으로 진단을 받은 뒤 관해유도 항암치료 후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실시했다. 현재 치료 반응이 매우 양호한 상태로 이식 후 완전관해를 기대하고 있다.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어 퇴원 후 유지요법을 진행하며 경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주치의 민창기 교수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은 다발골수종에서 중요한 일차 표준치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 신약들이 이식 전후에 병용되면서 치료 효과가 매우 향상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앞서나가는 혈액병원에 큰 자부심을 갖고 환우분들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혈모세포이식이란 백혈병, 악성 림프종, 다발골수종 등의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고용량 항암화학요법 혹은 전신 방사선 조사를 통해 암세포와 조혈모세포를 제거한 다음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데 하나는 조혈모세포를 가족 및 타인에게 받는 동종 이식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자기 것을 냉동 보관한 후 사용하는 자가 이식이 있다.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은 항암치료 후 환자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체외로 채집해 냉동보관했다가 고용량 항암치료 후 해동해 주입하는 것이다. 동종 이식과는 달리 이식편대 항종양효과는 없으나 항암치료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은 1983년 동종조혈모세포 이식에 이어 자가조혈모세포이식(1985년), 타인 조혈모세포이식(1995년), 제대혈이식(1996년), 비골수제거조혈모세포이식(1998년), 혈연간 조직형 불일치 조혈모세포이식(2001년) 등을 국내 최초로 성공시켰다. 2002년에는 세계 최초로 만성골수성백혈병과 간경변증을 동시에 갖고 있는 환자에게 조혈모세포와 간을 연달아 이식했다. 이후 2012년엔 신장 및 조혈모세포를 한번에 이식하는 등 고난도 치료를 실시하기도 했다.
국내외 대학병원 사이에서 ‘혈액암의 4차 병원’으로 인식되고 있는 혈액병원은 질병의 재발을 막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2010년 종양항원 특이 세포독성 T-세포(CTL 세포치료)와 림프종에서의 자연살해세포 치료법을 임상에 적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혈액병원은 우리나라 전체 조혈모세포이식의 약 20%를 담당하고 있다. 자가 이식에 비해 난도가 높은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건수가 전체 이식의 74.2%를 차지한다. 2021년 기준 국내 빅5 병원의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건수 중 서울성모병원이 42.9%(431건)를 차지해 이식 규모와 난도 등에서 선구자적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식 건수를 질환별로 살펴보면 급성골수성백혈병이 3315건으로 가장 많고 급성림프모구백혈병 1796건, 다발골수종 1286건, 재생불량빈혈 990건, 골수형성이상증후군 783건, 비호지킨 림프종 765건, 만성골수성백혈병 472건, 골수증식종양 119건, 기타 491건 등으로 나타났다.
혈액병원은 연구 분야에서도 눈부신 업적을 쌓고 있다. 고난도의 조혈모세포이식뿐 아니라 CAR-T 치료, 표적항암제 신약 등도 연구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회사인 노바티스와 세포면역항암제인 ‘킴리아’ 치료를 진행 중인 것이 대표적이다. 킴리아는 2회 이상 치료받은 후 재발 혹은 불응성을 나타낸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BLBCL)과 25세 이하의 B세포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국내 최초로 대학기관 내에 세포치료를 위한 필수시설인 세포처리시설 GMP(의약품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 제조 및 관리 기준)를 구축했고, 이를 활용해 다양한 면역세포치료제 및 줄기세포활용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김희제 혈액병원장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혈액질환의 세계적인 전문치료메카로 거듭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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