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시간은 짧았다…'어려운 공룡' 아마존, 해고 7000명 더
미국 전자상거래 공룡 아마존이 비용 절감을 위해 감원 규모를 1만7000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당초 계획보다도 70% 많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수혜를 입었던 기술업계는 방역 해제 이후 어려움을 겪으며 최근 잇따라 해고 등 비용 줄이기에 들어갔다. 다만 미국의 실업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아마존의 해고 규모가 최근 주요 기술회사 가운데 가장 크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아마존은 1만명 규모의 감원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이미 기기·서비스, 소매, 인사 부문 등에서 수천명에 대한 해고가 진행됐다. 아마존은 계속 감원을 진행할 예정인데 최종적으로 그 규모는 1만7000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아마존은 약 150만명의 직원을 고용 중이며 대부분은 창고·물류 관련 인력이다.
아마존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최고 수혜 기업 중 하나였다. 사람들이 봉쇄령 등으로 발이 묶이자 온라인 쇼핑으로 몰렸고 아마존은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아마존은 배송 네트워크를 두 배로 늘리고 수십만 명을 추가로 채용했다.
하지만 팬데믹 후 소비자들이 기존의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아마존의 불어난 몸집은 회사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팬데믹 기간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경쟁하면서 너무 많은 직원을 채용하고 물류창고 네트워크를 과도하게 키웠다"며 판단이 잘못됐다고 시인했다.
유망하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부문인 아마존웹서비스(AWS)마저 경쟁 심화와 고객 기업들의 비용 절감 등으로 실적이 둔화하고 있다. 지난 3분기 AWS 매출은 27% 증가했는데 이는 아마존이 AWS 매출을 별도로 집계한 이래 가장 낮은 성장률이었다.
여기에 최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등 거시 경제 환경이 악화하자 감원 규모를 더 늘리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WSJ은 월가 경제 전문가 중 3분의 2는 올해 미국의 경기 침체를 예상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인플레이션을 버티게 해줬던 개인 저축도 급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아마존의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년 전 170달러였던 주가는 85달러까지 떨어지며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아마존의 시가총액 역시 1년 전 1조7000억달러에서 8600억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4일 뉴욕증시에서 아마존은 0.79% 떨어진 85.14달러에 마감했다.
하지만 아마존, 메타 등 최근 IT 공룡들의 대규모 감원 바람에도 미국 고용시장은 비교적 견조한 상황으로 파악된다. 미국 노동부가 4일 발표한 11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기업들의 구인건수는 1046만건으로 시장이 예상했던 1000만건을 웃돌았다. 구직자 1명당 약 1.7개의 일자리가 있었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의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에서도 실업률은 3.7%에 그쳤고 신규 고용은 26만3000건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이번 주 발표될 12월 고용지표에선 일자리 21만개가 창출됐고 실업률은 변함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는 잇따르는 실리콘밸리나 월가의 해고 소식에도 실직자들이 스타트업 등 다른 기업에서 비교적 쉽게 일자리를 찾으면서 고용지표에 눈에 띄는 흔적을 남기지 않고 있다고 풀이했다. 구인·구직 사이트 집리크루터의 조사에선 IT기업에서 해고된 근로자의 79%는 3개월 안에 재고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 팬데믹 후 미국에선 제조, 소매, 서비스 등 경제 각 부문에서 일손 부족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언론은 팬데믹으로 촉발된 대퇴직 현상, 이민자 감소, 코로나로 인한 사망 및 질병 등을 그 배경으로 본다.
이 같은 노동시장 과열은 임금 인상을 부추겨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압력을 키울 수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해결하려면 고용시장이 진정돼야 한다"며 "현재 임금 상승세가 인플레이션을 잡기엔 높은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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