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민 봇물 속 5년여 만에 쿠바 대사관 비자업무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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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쿠바 이민자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가운데 미국이 4일(현지시간) 5년여 만에 쿠바 아바나 주재 대사관의 비자 업무를 전면 재개했다.
미국은 2017년 9월 필수 인력만 남긴 채 쿠바 주재 대사관 직원을 대거 철수시켰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과 코로나19 사태 등을 거치며 사실상 비자 발급 업무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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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에 쿠바 이민자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가운데 미국이 4일(현지시간) 5년여 만에 쿠바 아바나 주재 대사관의 비자 업무를 전면 재개했다.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017년 대사관 직원들이 '음파 공격'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후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였던 주아바나 미국 대사관이 이날 비자 업무를 전면 재개했다.
2016년부터 메스꺼움, 기억력 감퇴 등 '아바나 증후군'에 시달린 직원들은 날카로운 소음을 들었다고 증언했고 미국은 '음파 공격' 의혹을 제기했지만, 쿠바 정부는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미국은 2017년 9월 필수 인력만 남긴 채 쿠바 주재 대사관 직원을 대거 철수시켰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과 코로나19 사태 등을 거치며 사실상 비자 발급 업무가 중단됐다.
미 대사관은 지난해 5월부터 조금씩 제한적으로 업무를 재개하고 외교 인력을 증원해 왔다. 지난해 9월에는 "안전하고 합법적이며 질서 있는 이민을 보장하기 위해" 전면 재개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 대사관은 앞으로 연간 2만명 이상에게 비자를 발급할 수 있게 됐다.
전면 재개 첫날인 이날 동 틀 무렵부터 쿠바인 수십명이 대사관 밖에 몰리기 시작했으며 업무를 보는 가족을 기다리는 이들까지 수백명이 눈에 띄었다고 AP 통신과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비자를 받으면 플로리다 주에 있는 아버지와 만날 수 있게 된다는 바르바라 노다스(20) 씨는 "많은 사람의 아메리칸 드림이 실현될 것"이라며 "오래도록 기다린 순간"이라고 반겼다.
이번 비자 업무 재개는 수많은 쿠바인이 경제난을 피하거나 미국에 있는 가족과 합류하기 위해 미국행을 시도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지난해 미국을 향해 쿠바를 떠난 쿠바인은 25만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쿠바 내에서 비자를 받을 수 없었던 터라 이들은 다른 중남미 국가를 거치거나 플로리다 해협을 건너는 여정을 택하고 있다. 다른 중남미 국가에서 비자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는 더 위험하고 불법적인 경로로 미국 입국을 시도한다.
미 당국에 따르면 미국 남부 국경에서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가 수용소에 머무는 외국인 가운데 쿠바인은 멕시코인 다음으로 많다.
최근 수 개월간 쿠바와 미국은 이민 관련 협의를 여러 차례 하는 등 접촉하고 있지만, 쿠바에 대한 수십년에 걸친 제재를 완화하고 미국 대통령이 쿠바 땅을 밟기까지 했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는 양국 관계가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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